초여름 저녁의 와이너리

저녁이되니롱아일랜드그린포트의그아름다운집에도
나른한정적이감돌기시작했다.
식구도많고,먹을것도많고,젊은연인들도있는데
파티의끝이라서그런가…

"와이너리로갑시다."
포도농장은이미문을닫았지만와인바는연다고했다.
어두움이내리는포도농장.
우루루들어갔다.여럿이니까…

키큰남자’카수’가있었다.

손님이별로없는자그마한와인바의무드가
우리로인해서갑자기수선스러워졌다.
이럴때음악이좋구나…
숨막히는정적도,어수선함도노래가감싸주는…

우리는여기저기서의자를끌어다놓고가수에게초점을맞춰앉았다.
어른넷,젊은이셋.
포도주를마시기전인데도취하는것같다.분위기때문인가…

내가와인을안것은미국식당을하면서였다.
그식당에는제법큰바가달려있었는데
거기서칵테일이랑,여러가지와인,위스키종류를맛보게되었다.
그러다가

어느날부터연어한조각과포도주한잔을저녁식사로먹게되었는데
그것은식당주인의특권이었다.

무슨와인이좋을까?
"우선한가지를정해서시작해보세요."바텐더가일러주었다.
그래서멀로(Merlot)로시작했다.
나중에다른것과비교하면된다고했다.
연어를먹으니화이트와인이어야구색이맞겠지만
그런건무시했다.난그저나좋은것마신다!주인이니까…ㅎㅎ

가끔가다달콤하거나가벼운맛이필요할땐진판데일을마시기도하고
달콤한와인을골라마시기도했다.

그러나아직까지멀로를마신다.

며느리가시집오면서프랑스와인이라고가져다준것은
이웃에게자랑하느라고나눠마시다딱한잔맛봤는데,
맛있었다.뭐가좀달랐지만그건잘모르고,

그냥맑고깊다고할까…

와이너리에가면그들이추천한것으로마신다.
포도농사짓느라수고했으니까…그리고신토불이.

밤의와이너리

가수는노래를잘했다.
내가아는노래는물론한곡도없었지만
그는자기시디도내고,그걸팔면서노래를했다.

전에내가하던식당에서도

일주일에한번씩여자카수를초청해서생음악을선사했었다.
금발의미녀.재미있는것은,
그녀가노래하는목요일저녁이면부츠신고카우보이차림의레드넥아저씨들이
우르르나타나서다이닝홀을점령하고맥주를마셨다.
그러면
교회잘나가게생긴할머니할아버지들은슬금슬금나가버렸다.
그래서
식당분위기를어떻게잡아야할지몰라한동안우왕좌왕했었다.

어떤식당주인은술을팔아야이익이남는다고하던데,
나는거꾸로술땜에골치를썪었다.
술꾼과바텐더가수작이맞으면주인은골탕을먹을수밖에없기때문이다.

와이너리에아이를데리고온젊은부부가있었다.
가벼운저녁산책이겠지?
아이가아장아장나오기에손잡고같이춤을추려고했더니
나를보고울려고했다.
아….

와인바.
정적과소음을적당히버무려주는가수가있고,
그틈새에서소곤소곤역사를쌓아가는곳.
비록남편과나는멀뚱멀뚱앉아있다가
노래끝나면박수만쳤지만…내가슴속의와인바가있었으면…

블로그사진찍는다고이것저것찍다가
전날약혼한조카커플에게도플래쉬를터트렸다.
이런!눈치없는이모.
참아줘서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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