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 월남쌈 파티

스프링롤이라고부르는’월남쌈’파티를열었다.

이메일로초대장을보냈는데,
"월남쌈파티에초대합니다.

날자와시간:8월*일6시
가져올것:
김씨-게맛살1팩(일제)
이씨-게맛살1팩(일제)
박씨-통닭두마리
최씨-수박한덩이"

그러니까
각집에서재료하나씩들고와즉석에서펼쳐놓고싸먹는것이다.
나는채소와과일,월남쌈피(皮)와소스만준비.
좀서운해서냉면과약간의부침개도준비했다.

하루전에전화했는데,
모두내전화를기다렸다는듯이다오겠다고했다.
평소에는전화가잘안되고(직장이니까),
연락이되어도주말에예약들이있어서쉽게모이기가어려웠는데,
모두기꺼이오겠다고했다.여름의끝이라서그런가?

월남쌈은,
한국의구절판처럼전병에각종재료를싸서먹는것이다.

밀가루대신쌀로만든皮에(요즘은녹말가루?)

각종채소와고기,생선을넣어말아먹는데

자기가좋아하는재료만넣어직접만들어먹으면더욱좋다.
내가미국교회에해가지고갈땐매운소스나실란트로를안넣는다.
대신땅콩소스를만들어간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들어가는상추,새우나닭고기,기타채소들은
대부분거부감없이좋아하는것들이기때문에다넣는다.

이번에는한국사람입맛에맞게퓨전월남쌈을했다.

코스트코에가서양상추(로메인레터스)를샀는데
작고예쁜사이즈가있었다.이번에야그런게있는걸알았으니
좌우지간자꾸다니며음식을먹어봐야솜씨도는다.

오이와빨강,노랑피망(한국말로는파프리카?ㅎㅎ),
아보카도,사과를사서굵은채썰기로썰어놓고.
깻잎과실란트로는친구밭에서나온것.
사과와깻잎,아보카도는처음넣어본다.
게맛살과닭살은손님이가져온것이고…

전기냄비에물을덥혀식탁가운데놓고
껍데기를담갔다꺼내각자입맛대로싸서먹으라고했다.
진짜편하다.
먹는사람들도자기들입맛대로속을넣으면되고,
나도미리싸놓는수고가줄어든다.
손님들도자기들이직접쌌으니까초대해준나에게’쪼깨’덜미안하다고…

그리고

초대한나도평소식구들먹을때처럼간편하게상차림을했다.
코닝그릇에나무젓갈,일회용접시,커피컵…

깻잎때문에색갈이시퍼렇다

이친구들은뭐든지맛있게잘먹는데
그래서별식을할때마다생각이난다.
나이는여러층이지만,입맛은비슷.
원래남편들끼리아는사이인지라항상부부동반이다.
자주모이다보니대충누구네살림살이가어떤지도다안다.

아이구,이아저씨솜씨좀봐!옆구리터진월남쌈.ㅎㅎ

가끔가다
미국남편과사는아줌마들을초대하려면좀신경이쓰인다.
양식도싫다,중식도싫다,한식도싫다,
한식은오직자기들이어렸을때먹었던것만알고,
세상에서제일맛있는건자기가직접한요리다.
난남이해주는건뭐든지다맛있던데…
그심리를알수가없다.

이야기가엉뚱한데로흘렀는데,
먹느라고바빠깜박하고냉면사진은찍지도못했다.
냉면국물은
소고기한덩어리삶은육수와열무동치미를섞어서만들었는데
그것도델리시어스!
부침개도버섯,부추,스팸넣은깻잎,군만두이렇게했는데
거의다없어졌다.

모두맛있게잘먹었다는표시로각자의배를툭툭두들긴다.
채소와흰살코기라마음놓고배를채운듯.
요즘세상에배부르게먹은게무슨자랑이라고…ㅎㅎ
잘난박사들이할매음식앞에선꼼짝못한다?

몇개씩더싸서가져가라고했다.다음날점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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