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컴퓨터에 순종

"피니에서무지무지세일많이해요."
"피니?피니가어디인데?"
"피니,팍스몰의피니,"
"아…JCPenny?"
노동절연휴세일을많이한다고했다.
나도필요한것이있어서’피니’가있는팍스몰에갔다.
그런데’제시페니’에서는아무것도안사고몰안의내단골옷가게로갔다.

단골옷가게에서도신상품을30%세일했다.
구상품은이미세일한가격에덧붙여40%까지했다.
옷세가지를사가지고의기양양하게집으로와서영수증을보니,
잘못되었다.
나는그가게의충실한멤버라서총액에서5%를더깎아줘야하는데
그걸안깎아주고얼렁뚱땅한것이다.
무슨말이냐하면,
30퍼센트는25%로,
40퍼센트는35%로슬쩍퍼센티지를낮춰찍은다음
거기서5%를더깎아준것이다.
즉,멤버나일반이나똑같이된것이다.
어떻게할까?

그날저녁나는
물건을가지고가서따질것이냐,말것이냐로한참고민을했다.
미국은다알다시피물건을돌려주고돈을되찾는것은전혀문제가없다.
그러나
왜그런가격이나왔는지따지는것은참힘이들다.
그들이내영어를못알아듣는척할수도있고
컴퓨터가그렇게했으니자기네는어찌할수없다고발뺌을할수도있기때문이다.
특히세일품목에대해서는그렇다.

그래도
그들이교묘하게소비자를속이는행위는괘씸해서참을수가없었다.

요즘은모든가게가영수증을아주복잡하게찍어잘알아볼수없게만든다.
특히세일하는품목은이것저것찍어대서
진짜내가낼가격이얼마인지얼른알아보기가쉽지않다.

지난번크로거에가서복숭아를샀을때는
1파운드에1불이라고해서다섯개를샀는데
(그사이즈의복숭아는보통1파운드에2,3개올라가니까총2불정도?)
그런데무려7불가량이나와서항의한적이있었다.
그때
매니져도,캐쉬어도복숭아다섯개를저울에올렸다놨다난리를피웠는데,
아무리그래봐도2불어치밖에안되니까설명을못하고는

그복숭아다섯개를그냥주면서7불은돌려주겠다고했다.

그때그냥돈되돌려받고복숭아다섯개공짜로받아왔으면간단히끝날것을,
한직원이나를의심스럽게보는눈초리에뺑하니열받아서
계속이유를대라고따졌더니…매니저왈,
자기네는어쩔수없다,컴퓨터가그래서…

작금,미국의소비자들은무조건컴퓨터에순종을해야하는시대가되었다.
누군가저높은곳에서컴퓨터에프로그램을해놓으면
물건의가격이왜틀리게나오는지아무도그걸설명하지못한다.

서민들의수퍼마켓이나나의옷가게의주인도
"컴퓨터가그랬어요."하면그만이다.

그저컴퓨터에그렇게나와있으니사기싫으면말고!다.
손님인나도그들과똑같이’할수없네…’하고돈을되돌려받으면되는데
이놈의내성질머리가그걸못본다.

과연앞으로미국은어찌될것인가?
몇몇의수퍼인간이컴퓨터를잘조정하면
나머지대중은그냥순종하고살아야하나?
컴퓨터가틀리면?
컴퓨터는절대틀릴리없다,우리보다훨씬똑똑하다고,대중은믿는다.

얘기가길어졌지만그래서

옷을그냥입기로했는데(총액에서5퍼센트더깎아봐야8불쯤되었다)
마침그쪽으로갈일이생겨들고나갔다.
남편이불안한눈초리로바라보았다.
"걱정마세요,간단히해결하고올게!"
"그래,제일간단한방법은그냥안산다고하는거다,알았지?"

가게에들어가웃으며봉지를내놓았다.그러면서,
"그런데,궁금한게있는데요,
이영수증다시한번봐주시겠어요?몇퍼센트세일한건지?"
"일주일이지나서잘생각이안나요."
매니져로보이는여자가대답했다.
"그럼한번계산을해보세요.79.99의40%가얼마인지…"
아!….

나는또쓸데없는말을시작하고있었다.
그녀는얼굴이발그레해지더니예상했던대로
"본사에서해놓는프로그램이기때문에우리는어쩔수없어요.
궁금하면여기전화해보시죠."하며톨프리800넘버를주었다.

나는웃으며,
"아,이해해요.당신이모르는거…요즘은수퍼마켙까지도그러니까…"

돌아서서나오는데
그녀가얼른20불짜리쿠폰을주었다.

남편의말이생각났다.

"걔네들은너같은손님이오면그저빨리쫓아버리는게상책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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