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빌 농장 (2)

우드빌농장의배가나오기시작했습니다.
주인은한국의신고배라하는데어떤사람은먹골배라고도하고,
어떤것은옛날태릉에갔을때먹었던배같기도합니다.
여러종류의배나무를심었나봐요.

배는주인이직접땃다고합니다.

농장에가서뜯었던고구마순을주인자동차에놔두고내려서
다음날그걸찾으러갔다가배를사게되었습니다.
어른주먹만한배12-13개들은한봉지가15불이었습니다.
농장에서직접따온유기농싱싱한배치고는싸다고생각했습니다.

이배를가게에다내다파는것이아니라
아는사람찾아다니며주인이직접팔고있었습니다.
그래서저만산것이아니라다른사람에게도소개를해줬습니다.
한국분들이많이일하는공장과연결되어몇봉지를팔았습니다.
시작이순조롭자주인이힘이나는모양입니다.

제법큰비지네스하는사람들은모두안샀습니다.
‘배안먹는다’고일언지하에거절하는사람도있었습니다.
그래서배주인과동행했던다른친구는무안해서뛰쳐나오기도합니다.

점심시간이되어
마침한인이하는’치킨윙’집을지나가다들어가서

‘치킨윙’을시켜먹었습니다.30불어치요.
그리고나서주인과한참얘기를하다가
배좀사라고했더니딱거절을하는거예요.
얼른나와버렸습니다.
"어떻게저리딱거절을한다야?자기네음식도사먹어줬는데…"

미장원에서는잘사주기도하고안사기도했습니다.
영업집인데현금이없다고거절하는곳도있었습니다.
그래도그럭저럭그날싫고나온배는다팔았습니다만,
한나절따라다녀본소감은
배를기르기보다팔기가더어렵겠구나…였습니다.

사실은
무턱대고남의가게에가서’배사세요!’했으니
싫다고한들할말은없지요.
그리고값도덤핑이아니니까생각하기에따라서는비쌀수도있고…
같은한인이농장에서수확한것이라고하면좀싸게주길기대하는데
농장주인은월마트나다른그로서리에있는물건과는비교가안되게좋다고생각하니

서로간에배를보는계산이다른거죠.
그러나단언컨데,
월마트나코스트코에서는절대로이가격에이런배를못사먹습니다.
한꺼번에12개씩사는것이부담이된다면그건문제가좀다르지만요.

그래서
저녁에집에돌아와남편에게그얘기를했더니
"앞으로는그런일에상관말라"고합니다.
맞는말이라고생각하면서도한편으로는남편이매정해보입니다.
낮에보았던그’배안먹는사람들’처럼요.

제가커미션을먹는것도아니고,이좁은바닥에서
얼굴팔려가며따라다니는이유를저도잘모르겠습니다마는,
아마도농장에갔을때주인이
‘아무거나다따가세요,뜯어가세요’하니까
그넉넉함에감동했을수도있고
같이다니던아줌마들이서로퍼주고싸주고하니까
그인정에빠져서이러는모양입니다.

정신을차려보니
내주머니에서도돈이제법많이나갔더라구요.
남편과나,두식구가과일과채소를먹으면얼마나먹겠다고그렇게많이
잔뜩욕심을부려샀는지…사고나니이번엔
싱싱할때빨리처분해야겠다는부담감이덮쳐오더라구요.
그래서나눠먹어야겠다고생각했습니다.

나도먹고남도주고…
그게사람사는맛아니겠어요?

나와내식구만먹자,생각하면아무리돈이많아도그배,반봉지도못삽니다.

그러나
한봉지사서철수도주고동욱이와도나눠먹자,하면
한봉지가아니라열봉지도살수있지요.

앞으로고구마를캐고,감도딴답니다.
"올해는가만히앉아서온갖싱싱한가을먹거리를맛보네…"
말은그렇게했지만,은근히걱정도됩니다.
모른척할수가없을것같아서요.
이번엔누구랑나눠먹을까…모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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