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가기 전날 밤
가만히생각해보니

지난28동안한번도겨울에한국엘나가지않았습니다.

한국의매운겨울맛을잊어버렸지.

그래서겨울에가려니겁이납니다.

이때면어김없이피는선인장꽃,저보다먼저성탄절을챙깁니다.

전에는한국행비행기표를놓으면설레기도하고준비에바쁘기도했는데

이번에는그저막연하기만합니다.

미국날씨변덕이심해경유하는달라스공항도얼음이얼었다고난리치고

우리동네도엊그제는기왓장만한우박(얼음덩어리)쿵쿵떨어졌습니다.

하늘에서얼음이툭툭떨어지니까정말겁나더라구요.

지붕이깨졌을같은데한국다녀와서봐야지요.

지금은비가쭈룩쭈룩내립니다.

초등학교교정나무에알록달록풍선을매달아놨습니다.

여기는영하로내려가는날이그리많지않아

겨울옷이별로필요하지않았는데새로사려니망서려지네요.

동생말은그냥나와서거기서해결하라네요.

매일놀고먹는같았는데

막상떠나려니이것저것마무리짓고,다른사람에게맡기고일도있네요.

강아지는없지만화분이있고,

별거아닌것같은자원봉사인데도다른사람에게부탁해야합니다.

매년하던교회칸타타도이번엔빠졌습니다.

조용하게보내던크리스마스를이번에는시끄럽게보낼있을지요?

젊었을밀려다니던명동거리,한번구경있으려나?

모자쓰고머플러칭칭감으면노인인지모르지않을까요?

명동생각을하니이제야약간흥분이되네요.

그러나뭐니뭐니해도

그리운사람들만나한국말로실컷수다떠는것,

그것이고향에가서제일하고싶은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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