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좋은 날

화려한가을낮이면사람들은무슨생각을할까?

나는

베란다에빨래생각부터한다

찬란한햇살을그냥보내기가아까워서

그래서아침부터빨랫감을찾아분주히집안을돌아다니다가

문득

밖의단풍정신이팔려빨래를놔둔채로깜빡짓을한다.

사진찍기.

정오가지나서야퍼뜩빨래생각이다시나서

빨랫감을주어모아세탁기에넣으며햇살의길이를재어보는데

가을의오후는너무짧다.자꾸줄어든다.

마치기억의길이처럼

일요일낮에남편이나를그린마운틴에데리고갔다.

동네뒷산인데,

올해는마누라가단풍구경도못하고

그냥집구석에쳐박혀있는것이안되어보였는지

그러나단풍이들어서그냥

넘어동네에가서치킨샌드위치를사먹고왔다.

,그러면우리주변의단풍자랑이나해볼까?

우리마당은남향인데,단풍이지금한창.

부엌옆에는treehouse같은베란다가있는데

사람들은거기를꾸며서티룸이나온실로쓰라고하지만

손대기가귀찮아서그냥내버려두고있다.

전에바람소리에화답하려고풍경을하나사다걸은것뿐.

그러나창은

매년가을마다어김없이단풍을품고

한폭의그림을담는액자가되곤한다.

부엌의.

우리집을방문하는여인들이한결같이사랑하는장소.

저녁준비하다내다보면가끔씩남편의픽업트럭이달려오는것이보인다.

하루의일과를마치고집을향해서…

가슴이따스해진다.

우리부부가알콩달콩재미있게살았다고는없지만

일끝나면달려와주는남편,

그를위해저녁밥을준비하일이,온그일이

새삼귀하게생각되는순간이다.

요즘은무거운들지말라고해서

베란다에빨래대를내어놓지못하고남향현관에놓는다.

현관으로는가끔씩우편배달부와낯선사람만노크하고

친한사람들은차고로들어오기에마음놓고

현관에다빨랫대를놓았는데

사진을찍어놓고보니완전할머니집같다.

집에젊은이들이살면멋질텐데…

이빨간잎사귀는무슨나무일까?

집앞에서있는남자에게물어보니자기도모른다나?

가을햇살은아무래도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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