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자이푸르

프란시스 베이컨은 그의 수필에서

“여행이란, 젊은이에게는 교육이고 어른들에게는 경험”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어른이지만 컨퍼런스에 참석하러 가니까

이번 여행이 교육이 되기도 하고 경험이 되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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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 일주일,

이것 저것 빼고 나면 관광 할 시간은 48시간 뿐.

컨퍼런스 땡땡이 치지 않고서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델리 구경이나 겨우 할 수 있을까?

남편은 그렇게 빡빡하게 스케쥴을 짰다.

키르기즈에서 우리더러 빨리 돌아와야 한다고 재촉하는 사람도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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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안에서만 이틀을 보내고 나서, 나는 물었다.

“그 유명한 타지마할은 못 보는가요?”

“거기 갈 새가 없지.”

“그러면 어디어디 보는 건가요?”

“수요일 오후에 자유시간이 있다니까, 그때 자이푸르 시내나 나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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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팰리스 게이트

속상했지만 누구를 탓하랴?

인도 여행은 남편에게 다 일임?해 놓고 (이 여행은 남편의 공무이니까)

 인도에 관한 스터디도 전혀 안 해놓은 것이 내 실수다.

가장 큰 실수는,

인도란 나라가 얼마나 큰지, 얼마나 복잡한지를 모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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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자이푸르, 아그라를 잇는 골든 트라이엥글

경제 뿐만아니라 관광의 특구이기도 하다. (구글에서)

어쨋거나, 나는 당연히 ‘타지마할’은 보려니 생각 했었는데,

남편은 ‘타지마할? 그거 뭔데?’ 했다.

타지마할은 자동차로 네시간 이상 달려야 하는 아그라 라는 곳에 있었고

거기까지 다녀오려면 목요일에 떠나는 비행기 스케줄을 취소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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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답답해졌다. 안 그런가?

남편이야 아침 밥 먹고 학회장에 가면 되지만,

나는 호텔 방구석에서 하루종일 조선닷컴을 끼고 있어야 하는데

하루 세끼 식사 준비, 청소 안 하는 것 빼 놓고 나면

내가 왜 인도에 간다고 좋아했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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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에 배탈이 났다.

호텔 밥만 먹고 그렇게 조심했건만, 뭣땜에 속이 뒤집혔는지 밤중에 토했다.

내가 토한 것도 모르고 잘 자고 난 남편은 다음날 이렇게 말했다.

“우리 오전 프로그램  땡땡이 치고 자이푸르 관광하고 오자.”

“그래도 돼? 수요일 오후나 되야 자유시간이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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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부탁해서 오전 4시간 짜리 관광 택시를 대절했다.

택시 운전사가 어디를 보고 싶냐고 물어, 에미르 포트로 가자고 했다.

에미르 포트는 자이푸르 성내(시내)를 지나서 북쪽으로 가는데

거기 부터 보고 훝어 내려올 심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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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운전사는 영어를 했다. 잘 한다고 까지 말 할수 없는 것은,

내가 그의 발음을 잘 알아 들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외국인에게 들리는 한국의 택시 기사 발음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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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팰리스. 저기에는 아직도 왕족이 살고있어 관광객 출입 금지다.

자이푸르는

에미르 성에 살던 자이 싱 2세가 도읍을 자이푸르로 옮긴 것.

늘어나는 인구와 물 부족으로 도읍을 옮겨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

1729년 당시의 계획도시라고.

‘핑크시티’라는 별명이 있는데

영국의 에드워드 7세가 자이푸르 왕 대관식에 참석하기 위하여 이곳을 방문 했을 때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해 핑크로 온 성내를 칠해서 생긴 별명.

그 ‘핑크’ 색도 지금은 바래서 지저분한 시가지를 감추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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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푸르.

현재 라지스탄 주의 주도.

인구 660만 (2011년 기준)

2008년 무자헤딘에 의한 폭탄테러로 63명이 죽고 216명 부상 당했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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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질서한 길거리 상점과 장사꾼들과 수많은 사람들,

길거리를 가득 메운 각종 운송수단, 심지어 소, 말, 낙타까지 그 대열에…

여인네들의 스쿠터도 한 몫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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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에서 준 가방에 새겨진 하와 마할 사진.

자이푸르 성 안에는 하와 마할 (일명 바람의 궁전, 위의 사진)

진타르만타르 천문대, 시티 팰리스 등등 볼 것이 많이 있는데,

우리는 오직 시티팰리스만 보았다.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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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가 자꾸 물건을 파는데로 데려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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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는 우리를 카펫이나 쇼올, 장신구 등을 파는 곳으로 데려갔는데

거기서 아무것도 안 사고 나왔더니

시티 팰리스를 보고 나오면서 또 다른 공장(상점)으로 가자고 했다.

예약한 4시간이 다 흘러가는데, 무슨 공장엘 또?

그래서 내가 그냥 호텔로 돌아가자고 했더니 운전사가 쌩~하고 호텔로 데려다 준 것이다.

그래서 그 근처에 있다는 천문대와 바람의 궁전은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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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으로 만든 거대한 물통.

왕이 영국에 갈 때 갠지스 강 물을 담아간 것.  그 속에

내 그림자가 조그맣게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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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미르 성’

다음 편으로…

8 Comments

  1. 데레사

    2016년 3월 12일 at 8:49 오전

    기어히 배탈이 나셨군요.
    그래서 싱가폴의 사위가 인도출장을 자주 가는데 거기 가면 날것은
    과일도 안 먹고 온다고 하더라구요.
    호텔에서 끓인 물만 먹고 되도록 음식을 안 먹는다고요.

    인도 다녀온 분들의 여행기가 대부분, 불편하다 더럽다라는 걸
    많이 올리더군요.
    그러나 인류 4대문명의 발상지라 볼거리도 많을텐데 저는
    인도를 안 가봐서 늘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요.
    젊을때 가볼걸 이제는 불편한 나라는 못 갈것 같아요. 힘들어서.

    그래서 벤조님 여행기로 인도시장기를 달랠려고요.

  2. cheonhabubu

    2016년 3월 12일 at 1:17 오후

    드디여 입성하셨네 재미있군요. 타지마할 안본 사람에게는 중요하고 본사람에게는 전설만 중요하지요 그런 것 다시 못짓게 하려고 눈을 뺏다든가 손을 잘랐다든가 하는… 벽면 가득 부석 부조가 너무나 정교해서 ..
    하여튼지간에 열심히 추억 많이 쌓고 오시길,

  3. 벤조

    2016년 3월 12일 at 6:49 오후

    데레사님, 소리님,
    댓글 달아주셨는데 공개가 되지 않네요.
    좀 더 기다려 볼까요?

  4. 참나무.

    2016년 3월 13일 at 1:14 오전

    답글 승인 잊으신 거 아니세요?
    다음 편 손꼽아기다릴게요~~
    은 물통 속 벤조님 한참보다갑니다…^^

  5. 벤조

    2016년 3월 13일 at 10:13 오후

    ‘승인’마크를 이제야 찾아냈습니다.

  6. 산고수장

    2016년 3월 14일 at 5:50 오전

    아무런 준비도 공부도 하지않은 사람이
    너무 많고 상세히 보고 쓰신이야기 즐겁게 읽고 있었습니다.
    항상 신비롭게 여기는 인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더즐거운 여행되세요.

  7. kaychang1

    2016년 3월 15일 at 8:49 오후

    사진을 무척 잘 찍으셨네요. 다양한 라자스탄 모습이 실감나게 와 닿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암베르 산성이라고 해요.^^
    배탈이 나셨다는데 곧 괜찮아지셨는지요? 항상 건강에 유의하시고 좋은 글 부탁합니다.

    • 벤조

      2016년 3월 19일 at 7:56 오후

      .배탈은 하루 굶고 났더니 괜찮아졌어요.
      그런데, 집에 오는 뱅기에서 남편이 설사가 나서 고생했지요.
      남편도 굶어서 치료했어요.ㅎㅎ
      뭐땜에 그랬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거기에 사시는 케이님이 계시니 좀 부끄럽습니다. 슬쩍 보고 아는 척 해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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