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푸르의 아메르 성 (2)

왕은 왜 성을 쌓고 궁전을 세울까?

건물 전체가 보석 덩어리와도 같은 왕궁을 돌아보며 던지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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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을 박았다는, 조각을 했다는 으리으리한 대리석 궁전을 보며

그것에 비하면 별 대단한 크기도 아니고,

보석도 안 박힌 한국 궁궐은 마치 욕심이 없는 왕과 백성을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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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보석이 박힌 방은 출입금지.

인도 전역의 많은 유적중에 금이나 보석으로 만들은 것들은

이미 다 파가고, 벗겨가고(지붕 돔) 했다는데

그 도적들 중에는 외국 침략자나 승전한 군대들

그리고 성내의 주민들도 있었다고…

경복궁은 왜 불탔는가?

왜군의 방화설과 선조의 도망감에 화가 난 백성이

불을 질렀다는 설 등이 있는데,

거기에 금은 좀 있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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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왕비의 ‘굿나잇’을 위하여 지어졌다는 보석과 유리가 박힌 거울방.

무엇이 그녀를 잠 못이루게 하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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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의 정원은 한때 수백 종의 꽃과 풀들이 심겨졌었다는데

지금은 ‘못된 기후’ 때문에 못생긴 것들만 겨우겨우 남아있다, 고

가이드가 변명했다. 글로벌워밍 때문에. 그러니까

아메르 성의 꽃이 죽는데는 내 책임도 있다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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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링 시스템의 일 부분.

저 물을 돌려 궁을 시원하게 할 수 있었다.

전기 파워가 없어도 권력자의 파워만 있으면 되었다.

바람을 잘 통하게 하고,

가느다란 송수관을 만들어 벽으로 물을 돌게 하고,

창에는 스프링클러 비슷한 것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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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은 지금 내가 사는 곳의 시골 화장실과 다름없다.

물을 데우는 커다란 솥 같은 항아리와 그 옆에 세면대 같은 것이 있는데,

세면대는 왜 고운 타일로 안 발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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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왕이나 왕비, 공주들은 예쁜 바가지에 물을 담아

방에서 목욕을 했을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공부 잘하는 귀한 딸’이었다.

그녀의 집은 아주 가난했는데, 겨울이면 세숫물을 방으로 떠다 바쳤다.

그래서 공주처럼 살았다. 갑자기 그 사람이 왜 떠오르는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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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청회 장 (다완 이 암, 왕의 공식 접견소, 개인 접견소도 따로 있다)

왕이 백성과 신하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곳.

아메르 왕국은 말하자면 군주국(프린스 스테이트)인데

옆의 강대한 무굴 제국을 상대로 살아 남아야 하기에 왕은

정치, 외교, 군사, 종교문제까지 능통, 현명해야 했을 것이다.

백성의 말을 들어주기만 해도 현명한 군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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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굴 제국은 무슬렘이지만,

아메르 왕국은 힌두와 무슬렘 문화가 잘 공존하고 있었다.

이 성이 그 증거라고 한다.

성 안에 갇혀 저 창으로 들어오는 바람과 달을 맞이해야 했던 여인들,

그들을 위하여서라도 이 성은 아름답게 존재해야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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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에 있는 거대한 솥.

300인 분 식사를 준비할 수 있는 곳이라고.

뭘 먹었을까?

나의 궁금증은 항상 ‘먹는 것’에 있다.

그래서

으리으리한 궁전보다 거대한 밥솥에 더 눈길이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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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의 뒷길은 항상 여운을 남긴다.

7 Comments

  1. cheonhabubu

    2016년 3월 19일 at 7:42 오후

    차도르를 걸치고 얼굴만 조금 내 놓고 사는 무슬림의 사회에서 시장에 가니 화려한 속옷들이 너무나 반짝이는 천으로 만들어져 많이도 팔고 있었어요.ㅋㅋ
    그들의 음악 시설들 정말 지금은 상상도 못할 것 같아요

    • 벤조

      2016년 3월 20일 at 9:50 오후

      인도 음악시설요? 영화를 보니 노래가 많긴 하던데…
      인도 여인들의 옷은 원색. 물감이 대부분 천연 재료래요.
      한벌 사고 싶었는데 나갈 수가 없어서요.

  2. 데레사

    2016년 3월 19일 at 9:59 오후

    나도 그솥에 무슨음식을 누구를 위하여
    지었을까가 궁금해요. ㅋ

    두분 아주 보기 좋아요.

    • 벤조

      2016년 3월 20일 at 9:53 오후

      지금 생각해보니 ‘이것저것’이라고 가이드가 말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속으로 ‘아마도 이것저것 다 넣고 슾을 끓였나보다’ 생각했었죠.
      그러다가 사진 찍느라고 그만…ㅎㅎ

  3. 김진우

    2016년 3월 20일 at 6:40 오전

    여행중 알짜를 보고 오셨습니다.
    쿨링 시스템 말입니다.
    대부분 여자분들은 그런 분야에 관심을 두지 않는데
    대단하십니다.

    내외분 늘 건강 하세요.

  4. 벤조

    2016년 3월 20일 at 10:06 오후

    자이싱1세인가 하는 왕이 건축, 천문등에 조예가 있어 성을 많이 넓히고 개조했다고 합니다. 물을 어떻게 끌어 올렸는지는 가이드가 얘기 안 해주더군요.ㅎㅎ
    감사합니다.

  5. 睿元예원

    2016년 3월 21일 at 2:51 오후

    물을 돌게하여 쿨링시스템화 한걸 보면 지혜로웠네요.
    거대한 솥은 많은 일꾼들을 위한 용도였을까요?
    영화의 한장면이 떠 오르네요.
    주렁주렁 뭔가 걸치고 수많은 종이나 군사들이 움직이는 광경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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