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땅콩

진주의명물가운데하나가삶은땅콩이다.

지금은도동지역이주택단지나상가,공장등으로변했지만5,60년대만해도과수원이나밭,모래사장이전부였다.

초등학교때는거의도동으로소풍을갔다.그때그곳에할아버지의과수원이있어서동네친구들과놀러가곤했는데,도동일대에수박,참외밭과복숭아,자두(진주말로’풍개’)나무가많았다.

특히그곳은모래가많아우엉이나고구마,땅콩같은작물들을많이경작했다.

가을이면땅콩이수확되어먹거리가귀했던당시우리들의가장사랑받는기호품이되었다.가을운동회나소풍을가면어김없이간식으로땅콩을가져왔고,모두가삶은땅콩이었다.

간혹볶은땅콩이있긴했지만내가아는땅콩은삶은땅콩이었다.

40여년전고향을떠나고부터내가먹을수있는땅콩은볶은땅콩이었다.

서울시내를눈씻고다녀도삶은땅콩은찾을수가없었고,전국곳곳을다녔지만땅콩은무조건볶은땅콩이었다.

어쩌다가부산이나마산에서삶은땅콩을만났을때는마치고향친구를만난듯반갑기그지없었다.

몇년전우연히이화여대입구에서노점상이삶은땅콩파는걸보고세봉지나샀던기억이난다.

고향에가끔들릴때면중앙시장에들러삶은땅콩을사는것이하나의즐거움이되었다.

국민은행앞에가면할머니들이함지에삶은땅콩을수북히쌓아놓고파는데,쉽게상하는음식이라서울가는차를타기직전에들러사곤한다.한번은오후에시간이없을것같아대낮에샀다가집에와서풀어보니끈적끈적한줄이생겨절반넘어버려야만했었다.

요즘도진주시내어지간한식당에서는서비스로삶은땅콩을내고있다.

볶은땅콩은고소한맛이강한반면여운이짧고쉽게물리는경향이있다.

그러나삶은땅콩은고소한맛이덜한반면깊은맛이있고먹을수록고소함이더해지는특성이있다.

그래서나는삶은땅콩을좋아하고볶은땅콩을볼때마다삶은땅콩이있는고향생각이더나는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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