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밍코러스’와 가관식

주피터음악회활동을했던1964년도당시진주도립병원에간호고등학교가있었다.

학생들은6,70명정도였던걸로기억한다.

선생님중에변,백선생님이있었는데음악회회원으로가입하여여러모로도움을주었다.

그런연고로’금남의집’이었던병원뒷편기숙사에나는가끔씩출입할수있었고,선생님의요청으로학생들을위해간단한음악감상회를열기도했다.

그해가을로기억한다.

학교에가관식이있는데나더러좀도와달라는것이다.

가관식은간호사들이’캡(머리에쓰는모자)’을수여받는성스러운의식이다.

내가도울일은가관식이진행되는동안분위기에걸맞는배경음악을틀어주는것이었다.

부탁을받은나는무슨음악으로엄숙한의식을돋보이게할까고심하다가푸치니의오페라’나비부인’중유명한’허밍코러스’를준비하기로했다.

마침로저와그너합창단의음반이있었다.

가관식은가을밤도립병원강당에서교사,학생,학부모등이참석한가운데열렸다.

식은캡수여와나이팅게일선서등으로진행되었다.

그런데캡수여를하는동안’허밍코러스’를틀어주는일이예상보다어려웠다.

캡수여는학생한사람씩나와머리에모자를얹어주는시간이도합30분이상걸렸는데,곡은3분도채안걸려곡이끝나면바늘을곡의첫머리에몇번씩놓는일이생각보다힘들었다.

요행히엄숙한분위기에음악이잘어울려가관식은성공적으로끝났다.

인상적이었던것은캡을수여받는학생들의눈가에눈물이고여두손에든촛불에반짝이는것을보았을때내가슴이먹먹했던일이다.

그때가관식을했던학생들도이젠육십을훨씬넘겼을터이니아마일선에서은퇴했을것이다.

그들의보살핌으로많은사람들이고귀한생명을연장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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