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이 사라지고 있다

집안에일이있어경북상주를다녀왔다.

충북괴산군과맞닿아있고,속리산정상인문장대가지척이어선지공기는더없이맑았고산천은푸르름그것이었다.눈을들면보이는것은푸른산이요푸른들판이었다.

장마철이라간간이비가내려선지길도깨끗했고계곡으로흘러내리는물도푸르다못해투명하기까지했다.

집들도몇년전과달리서구식주택으로바뀌어우리나라산골이아니라유럽의시골풍경을연상케했다.

그렇지만평화로운시골에서사람구경하기가어려웠다.

간간히트럭이나승용차들만오갈뿐사람들의왕래는뜸했다.

간혹보이는사람들은거개가70세이상먹음직한노인들이었다.

젊은이들을보기힘든농촌에서노인들의위상이어떠할지궁금했다.

며칠전명동인근병원에입원한친구를찾아보고차를타기위해건널목에서있었다.

서울시내는버스가중앙차로를달려버스차로로가는건널목을건너기위해서였다.

신호가길어서있는데맞은편버스정류장옆에서20대초반의남녀가서로부둥켜안고서있었다.

그때시간이오후3시쯤이라’벌건대낮’이었고,많은사람들이길을건너기위해서있는시내중심지였다.

내가괜히낯이뜨거워고개를돌릴수밖에없었다.

몇년전만해도내성격이면단숨에건너가"이놈들아,이게뭔짓이냐"고소리를꽥질렀을것이다.

내성격이급한편이라도리에어긋난꼴을보고는절대로그냥지나치지못하기때문이다.

지하철을타고가다가고까운꼴을보고"야이놈들아,여기가너집안방이냐"고호통을쳤던것도한두번이아니었다.

하지만요즘은웬만해선고개를돌리고못본척한다.

시집간딸아이가"아빠,이젠좀못본척하세요.요즘아이들은어른도몰라요"하고하도노래를부르기때문이다.간혹젊은이들이꾸지람하는노인을폭행했다는뉴스도나를위축시켰다.

옛날이야기지만내어릴적엔동네어른들이모두할아버지고할머니였다.

간혹아이들이싸우거나못된행실을보이면이를본동네어른들은무조건호통을치거나따끔하게나무랐고,심지어는꿀밤을먹이기도했다.

그래도아이들은그것을당연한것으로받아들였고,설령부모님께일러바쳐도"네가잘못했으니그랬지"하고오히려자식을나무랐다.

이러다보니아이들은동네어른들을부모보다더무서워했다.

이런어른들의엄한가르침속에서아이들은올바르게자랄수있었다.

그렇지만요즘의세상살이는어떠한가.

음식점에서시끄럽게뛰어다니는아이를좀나무랐다고젊은엄마가부모뻘되는사람에게따지고대드는세상이다.그래서차라리못본채고개를돌린다.

이래서우리아이들이올바르게자랄수있을까.

아무리세상이개방되고소위’인격’운운하지만,대로에서남녀가부둥켜안고,지하철속에서남녀가입맞춤을해도못본채고개를돌려야하나.

초,중학생이상스러운말을예사로해도못들은척해야하나.

중,고교학생들이담배를물고다녀도못본채해야하나.

아직도시골엔노인들이많지만내어릴적야단치던노인들은보이지않는다.

어른들이사라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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