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를 추억하며 2 – 죽음의 그림자

지금오디오에서’죽음과소녀(Death&Maiden)’2악장안단테콘모토가흘러나오고있습니다.

항상들어도애잔한이곡은병약한소녀에게다가오는죽음의발자국을연상케하는느낌이지요.

슈베르트선생,일주일넘게격조했습니다.

선생을상대로넋두리를늘어놓겠다고큰소리는쳤는데,’용두사미’가되진않을지걱정이앞서네요.

슈베르트선생만생각하면떨쳐버릴수없는게’죽음’이란그림잡니다.

그건아마선생이1797년에출생해서1828년31세의젊디젊은나이로이승을떠났다보니갖게되는선입견이기도하겠지요.

아니면,초등학교교과서에나오는이야기-.

눈이펑펑내리는날불도없는냉방에서이면지에샘솟듯흘러넘치는악상을다듬고있는선생의고단한모습.

그때누군가노크를하고방문을여는데함박눈을뒤집어쓰고들어온사람은선생의큰형이었지요.

큰형을쳐다보는선생에게형이던진한마디-."어머니가돌아가셨어."

이상하게도그이야기는선생에게늘꼬리표처럼따라다녔습니다.

아,지금나오는이노래-‘바위위의목동(ShepherdontheRock,D.965)’.

소프라노와피아노,클라리넷의앙상블은너무맑고,밝고,우아해서꿈꾸듯행복을노래하네요.

이런흐름의노래들,’숭어5중주(TheTrout,D.667)’나너무도유명한’4개의즉흥곡(Impromptus,D.899)’중3곡안단테를들을때는더없이행복에들떠있는듯한선생의모습을상상할수있지요.

그렇지만많은곡들은채꽃잎도열기전에’북풍한설’과싸우는겨울나무처럼죽음의그림자와맞서싸우는선생의고통스런삶을엿보게하네요.

선생이1823년빌헬름뮐러의시에곡을붙인첫연가곡’아름다운물방앗간의처녀(Diesch"oneM"ullerin,D.795)’가운데14곡’사냥꾼(DerJ"ager)은짝사랑하는처녀가있는방앗간에나타난사냥꾼에게젊은이가소리칩니다.

"사냥꾼은몰래여기서무얼하고있나?사냥꾼은사냥터에머물일이지.여기는사냥터도아니고,나의귀여운사슴이보고싶거든총을숲속에두고오라.사냥개도집에두고,사냥나팔도불지말고뽐내는수염도깎고오라.사랑스런우리사슴놀라지않도록…"

절규에가까운이곡은어찌보면방앗간에나타난사냥꾼에게보내는소리가아니라선생의삶에끼어든죽음의그림자를향해부르짖은게아닌가요.

"죽음의그림자여,내삶에끼어들지말고썩물러가시오"하는뜻의-.

죽음과의투쟁은이승을떠나기1년전인1827년역시뮐러의시에곡을붙인두번째연가곡’겨울나그네(Winterreise,D.911)’중15곡’까마귀(DieKr"ahe)’에서도잘나타납니다.

"마을에서부터나를뒤따르던까마귀한마리,오늘도내머리위를이리저리휘돌고있네.오,까마귀여,이상한짐승이여,나를결코떠나지않으려나?내가곧죽어쓰러지면,나를먹이로삼으려는가?…"

이곡의까마귀는바로선생의머리위를휘돌고있던죽음의그림자였지요?

월요일아침,그것도장마철의을씨년스런아침에결코즐겁지않은주제로넋두리를읊어죄송합니다.

하지만선생과의넋두리에서먼저짚고가지않으면안될’이바구’이기에꺼냈습니다.

한주간도편안히-.

선생의아름다운노래’물위에서노래함(AufDemWasserzuSingen,D.774)’이생각나는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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