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진주남강 2

진주남강은시민들의휴식처였고만남의광장이기도했다.

남자들은뒤벼리쪽낚시터에서만나피래미를낚은후흔들바위아래정자나무에서술잔을나누기도했다.

여인들은이웃집아낙네들과빨래감을들고강가빨래터에서만나수다를떨며빨래방망이를한껏두들겼다.

빨래터는남성동진주성지밑강변,진주교아래,뒤벼리등여러곳에있었고방망이두드리는소리는꽤요란했던걸로기억된다.

아이들은백사장에서모래집을파고놀거나더우면멱을감기도했다.

무더운여름철에멱을감는것보다더좋은피서는없었다.

평상시남강물은맑았지만장마철이면붉은흙탕물이무섭게흘러내렸다.

진양호가건설되기이전에는지리산의물줄기가경호강을거쳐나불천을지나남강으로흘러들었기에수심도꽤깊었다.특히진주교(남강다리)밑은수심이깊어여름철이면가끔익사사고가나기도했다.

남강에는물고기들이많았다.

여름철이면수박냄새나는은어가몰려왔고피리,모래무치가주로잡혔다.

간혹잉어나가물치가잡혔다는소리가들리기도했다.

아이들은멱을감을때면’버섯’이라고하여큰양푼에구멍을낸삼베를고무줄로씌우고된장을바른후물속에놓는다.

30여분지나면꽤많은피리,모래무치가잡혀환호성이터지기도했다.

잡은고기는끓여먹기도했지만집에서기르는닭모이로주었다.

남자아이들이야대낮에발가벗고멱을감았지만여자아이나여인네들은그럴수가없었다.

여인네들은저녁식사후캄캄해지면이웃들과함께삼삼오오남강으로모여들었다.물론여자아이들도함께-.

여인네들이목욕을할때종종짓꿎은남자아이들이옷을감추곤애를먹이기도했다.

요즘같으면난리가났겠지만그땐그냥웃고넘겼다.

남강은여름철이면서민들의공중목욕탕역할을했다고나할까.

무더위가기승을부릴때면남강백사장엔모래찜질하는할머니들이등장했다.

모래밭에파라솔이나양산을펼쳐놓고옷을겹겹이입어중무장을한할머니들은얼굴만내놓은채뜨거운모래속에온몸을파묻는다.

같이나온가족이주전자에담아온물을주기도하고옥수수나고구마,감자를건넸다.

있는집에선더러수박이나참외등과일을푸짐하게가져와주위의부러운시선을끌기도했다.

모래찜질은신경통이나관절염에효과가있어여름이면남강백사장은꽤많은양산들이펼처졌다.

그렇지만지나친찜질로비명횡사하는할머니를본적이있었다.가족들이울고불고백사장에서소동이일어나기도했다.

오늘도진주남강은유유히평화롭게흘러내린다.

아마진주사람들의세세한애환까지도모두품고흘러가겠지.

아픈상처는푸른강물에씻고다가오는기쁨을맛보라는듯이-.

일주일후면(음력6월29일)419년전(1593년)왜장게야무라로쿠스케[毛谷村六助]를안고남강에몸을던진논개부인의’순국의날’이온다.

남강이여,고향진주에복을하해(河海)와같이전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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