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서 만났던 ‘디셈버(December)’

서울올림픽이열렸던1988년은내게새로운경험들을안겨준해이기도하다.

그해나는어떤일을맡아3년여동안강원도일대를돌아다니는좀별난생활을했었다.

덕분에강원도구석구석을구경할기회가있었고,이지역의풍광과산물,인심에흠뻑반하기도했다.

단언컨대굳이돈쓰고고생하면서해외여행할게아니라우리땅강원도의여러지역들을여행한다면틀림없이몇배의감동과재미를느낄수있을것이다.

강원도를돌아다니다보니아무래도거점은중심부에위치한원주가될수밖에없었다.

원주는신협중앙회에근무할때부터자주출장을왔던곳이라지인들도많았다.

또크지않은도시라웬만한동네는혼자찾아다닐만큼지리에도밝았다.

원주라면생각나는음식한가지.춘천이막국수로유명하다지만다녀보니원주막국수가내입에는훨씬담백하고감칠맛이있었다.

그곳분들의추천으로여러곳을가봤는데,아무래도’남경막국수’가최고였다.

수년전원주역부근으로이전한곳을가본이후가질못했다.지금도영업하고있는지궁금하다.

이야기가옆으로빠졌다.

본래음악을좋아했던터라출장을다닐때면테잎(당시만해도CD는드물었다)을가방속에넣고다니며카페같은곳에서잘듣곤했다.

처음엔고전음악테잎을갖고다녔지만카페손님들이별로좋아하지않는것같아듣기편한걸로바꾸었다.

주로키타로[喜多郞]의’실크로드’나쿠스코(Cusco)의음악들이었다.

1989년6월쯤으로기억한다.

원주에사는친구와약속이있어저녁무렵한카페를찾았다.문을열고들어서는데초저녁이라손님은없고홀안엔음악소리만잔잔하게흘러나왔다.

자리에앉아들어보니피아노곡인데난생처음들어보는곡이었다.

그런데이상하게그곡이귀에익은것처럼가슴속에팍안기는거였다.

주인을불러곡이름을물었더니조지윈스턴(GeorgeWinston)의’디셈버(December)’라고했다.

그러면서작곡자와곡에대해장황한설명을해주었다.

마침들어온친구를잠시기다리게하고그길로레코드점에들러조지윈스턴의테잎들을샀다.

‘디셈버’는물론’가을(Autumn)’과’겨울에서봄으로(WinterintoSpring)’도챙겼다.

그날부터한동안나는조지윈스턴의매니아가되었고,아는사람들에게테잎을사서나누어주곤했다.

간혹머리가복잡할때’디셈버’의첫곡’Thanksgiving’을들으면마음이차분해졌다.

알다시피조지윈스턴은1949년생으로미국몬타나주에서출생했다.

1972년첫앨범’BalladandBlues’를낸이후많은앨범을발표했고우리나라에도몇차례다녀갔다.

언젠가TV에서연주하는걸보았다.대머리에수염은터부룩하고청바지차림으로연주하는모습은꼭도인(道人)처럼경건해보이기까지했다.

그러고보니’디셈버’가발매된지올해로30년이다.

그의음악들가운데’디셈버’도좋아하지만’가을(Autumn)’중’달(Moon)’도인상적인곡이었다.

특히중간부분에만돌린을켜는것같은멜로디는가을밤하늘에걸린흰달을연상시켜잠시고향생각에젖곤했다.

그의요즘앨범을보니’스노우맨(Snowman)’에나오는’WalkingintheAir’를편곡하여연주하고있어상큼한느낌을받았다.

원주에서만난조지윈스턴은지금까지내음악의동반자로함께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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