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어머니와 맨드라미꽃

낼모레가추석이다.

부모님이살아계셨던십수년전만해도여남은시간씩걸리는고향엘간다고부산을떨었지만요즘은명절이라도통실감이나질않는다.

2천년대들어대전-통영고속도로개통으로고향가는길이휑~하니뚫렸다는뉴스를들으면괜히용심(?)이생긴다.

나는예전에죽을고생하며고향다녀왔는데,고향갈일없는요즘차잘빠진다는소식에-^^

내가이젠집안에서맏이다보니명절엔동생들과자식들까지우리집에다모인다.

아내가며느리와지지고볶지만제사는없고그냥부모님과조상님들을기리는추모예배로갈음한다.

처음엔동생들도좀서운한기색이었지만,십수년하다보니이젠당연시되었다.

그래서관습이란시간과세월따라변하는것이리라.

해마다추석이되면가장생각나는사람이어머님이다.

새옷을사놓고밤을꼴딱샌다거나새운동화의추억은뒷전이다.

어머님은추석때좀특별한음식을해주셨다.

찹쌀을곱게빻아반죽한후철판에직경5센티정도크기로얇은떡을굽는다.

이걸’부꾸미’라고도하고,고향진주에선’우쭈지'(어릴때용어)라고도했다.

기름을넉넉하게둘러구워낸지짐에설탕을설설뿌려두고두고먹기도했다.

갓구운뜨거운지짐도맛있지만꾸덕꾸덕굳은지짐도별미였다.

어머님은지짐을구울때떡위에빨간맨드라미잎을잘게썰어얹었다.

흰지짐위의빨간맨드라미잎은참보기에좋았다.

지금도아내는추석이면’부꾸미’를만든다.

그러나흰지짐위에빨간맨드라미잎은없다.

어떤땐맨드라미잎을구할요량으로이곳저곳다녀보지만헛수고만할뿐이다.

해마다추석이오고’부꾸미’는굽지만,빨간맨드라미잎없는’부꾸미’를볼라치면왠지서운한생각이든다.

꼭어머님없이추석을치르는것처럼-.

한가위명절입니다.

이웃님들추석명절즐겁고건강하게잘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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