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강북에서 사세요?

며칠전친구A에게서전화가왔다.

퇴근시간에만나소주나한잔하자고했다.

둘다생선회를좋아하다보니횟집에서만났다.

A는고교동창으로오랜기간공직에있다몇년전정년퇴직했다.

상당한연금이나와생계걱정은없지만놀면뭐허냐면서나름대로용돈은벌어써는일을하고있다.

친구들이걸맞지않게무슨일을하냐고핀찬도주지만전에어떤일을한게무슨관계냐며열심히생활하고있다.

그런친구가만나자마자소주를시키더니단숨에석잔을들이킨다.

평소에친구들이급하게술을마시면천천히마시라며말리던친구여서의외였다.

은근히걱정이되어무슨일이있느냐며물었다.

석잔을마신후에야A는입을연다.

"야,더러워서딸네미시집못보내겠다""왜?"

"친구야,내말좀들어봐라.내딸있잖냐."

"그래.딸이어쨌는데-"

"내딸네미가혼기가찼잖냐.몇번선을봐도잘안되고해서걱정했는데,아는친지가연락을해서며칠전선을봤거든-."

"그래서?"

"참,성질나서말을못하겠네."

친구는소주한잔을더마시더니말을잇는다.

"둘이서만나이야기를했다는데,학벌도별로꿀릴게없고집안재산도등대등대(비슷비슷)한거라.그런데그머스마자슥이뭘카는줄아나"

"머라캤는데?"

그때부터내입에서도사투리가나왔다.

"그자슥이하는말이너거아부지는공직에오래도록있었다는데아직도강북에서사나카고물었다는기라"

"와?강북이우쨌는데?"

"평생강북에산사람은별볼일없는사람이라카는거아이겄나"

"강북에산사람은별볼일없는사람이라꼬?"

그때부턴나도목소리가커졌다.

나도서울생활40년동안강북에서만살았기때문이다.

그래서결국그맞선은깨졌단다.

이유라면단지신부될사람의아버지가평생서울강북에서만살았기때문이었다.

이것이대한민국의현실이다.

A와나는서로가평생강북에서만산것을한탄하며술을마셨다.

그리고그런못된자식에게딸을주지않은것을감사하며건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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