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의 추억 – ‘신세계로부터’

서늘한가을바람이불면생각나는음악이있다.

너무유명하고자주들어서요즘은고전음악방송에서도듣기힘든곡,

드보르작의교향곡’신세계로부터’이다.

드보르작을사진으로처음봤을땐그가저토록아름답고가슴저미게하는선율의작곡가란사실이

전혀믿기지않을만큼’인상파’였다.

그렇지만흘러나오는그의명곡들을듣고있노라면약간’험상궂은’그얼굴에도호감을느끼게된다.

특히첼로협주곡2악장에서폭발할것같은관현악의함성후에나오는간드러진첼로의멜로디-.

현악4중주’아메리카’2악장의정감어린선율은가슴을짜릿하게만든다.

내가’신세계’를처음들었던건고2가을이었다.

1962년도였으니꼭50년전이다.

그때내가다닌고교운동장서쪽켠엔조그만건물이있었다.

도서관이었다.

음악수업도없이오로지대학입시만목표로공부하는인문계였다보니

정서적으로메말랐던시절이었다.

그당시도서관에서가끔음악감상회를열었으니무척획기적인일이었다.

10월하순경의가을밤에’신세계’를감상곡으로모임이있었다.

내기억으로50여명의학생들이모였다.

음향기기는큰릴이돌아가는대형녹음기였다.

그녹음기도학교인근의호주선교사에게서빌렸다는얘길들었다.

해설자는도서관장을겸하고있던역사선생님이신P선생님.

P선생님은최영환저’명곡을찾아서’를들고감상곡을읽어내려갔다.

지금도기억에남는건2악장의주제곡이나올때연주회에참석했던귀부인들이

손수건을꺼내눈물을닦았다는부분이었다.

감상회가끝나고찬공기를맞으며집으로돌아가는데,

하늘에걸린보름달은내마음을더욱여리고설레게만들었다.

나도모르게휘파람으로2악장의선율이흘러나왔다.

40년전가을밤의감흥이지금도가슴에새록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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