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며

요즘은뜸하지만얼마전까지만해도잠자리에서눈을뜨면기계적으로하는버릇이있었다.

침대머리맡에둔라디오를켜는일이다.

대개오전7시이후일어나니’출발FM과함께’를듣게되지만,아침잠자리에서듣는음악은그나름의맛과멋이있었다.

KBS1FM을듣다보면매시간모차르트의두가지음악을듣게된다.하나는시각을알려주는’터키행진곡’과두시간짜리프로일때중간쯤풀륫으로들려주는’봄의동경(憧景)’이다.

그토록돈이궁해몸부림쳐야했던(수명을단축시킬정도로)모차르트가환생한다면아마KBS는엄청난저작권료를지불해야만할것이다.^^

오늘은포근하지만연초부터동장군의서슬이시퍼랬었다.

외투깃을머리까지올리고종종걸음치는행인들을창밖너머로보면서듣는’봄의동경’은색달랐다.

그음악을들으면마치따뜻한봄이곁에살프시와있기라도하듯이-.

그렇지만’봄의동경(SehnuchtnachdemFruehlings,K.596)’은참으로모차르가어려웠을때고통속에서탄생한노래이다.물론그의음악이대개그랬지만-.

그가죽던해인1791년1월병든몸과(어떤기록에는부인이병들었다고했지만)생활고의고통속에서어린이잡지사의청탁을받고작곡한세곡중하나가이’봄의동경’이었다.

생활고얘길하니’보리밭’의윤용하선생과화가이중섭선생이생각난다.어쩌면이들두분의삶이모차르와좀닮은듯해서-.

이노래’봄의동경’의어디에도어둠과고통은없다.세상의노래가아닌천상(天上)의그아름답고청아한선율뿐-.

그래서모차르트는신동(神童)이었지.

같은시기,이노래보다앞서작곡된피아노협주곡27번(K.595)의3악장주제가바로이멜로디였다.

노래는다섯절의유절(有節)형식인데,봄을기다리는어린이의마음이담겨있다.

1절은봄을그리는기대,2절은겨울날의추억,3절은봄놀이의즐거움,4절은병든친구로테에대한걱정,5절은종달새와뻐꾸기생각으로구성되어있다.

인터넷에선소프라노바바라보니의노래가많이나오고있다.

1절만소개한다.

"아름다운5월아,다시돌아와수풀을푸르게해다오.

시냇가에나가서작은제비꽃피는걸보게해다오.

얼마나제비꽃이다시보고싶었는지.

아름다운5월아,얼마나다시산책을나가고싶었는지모른단다."

‘봄이야기’를하다보니홍난파선생의’봄처녀’가생각난다.

58년4월(그땐학년초가4월에시작되었던걸로기억난다)중1이되어처음맞은음악시간에안정기선생님(후에부산경남여고로전근하셨다는얘길들었다)이가르쳐준노래가’봄처녀’였다.

그노래를배우며중학생이된걸실감할수있었다.

그토록’친일파’를챙기며수원의’난파음악제’까지폐지시켰던인간들도그입으로’봄처녀’는불렀겠지.

하기야애국가도부르지않고입다물고있는인간도있으니그들도’친일파가만든노래’라고입닥치고있었을것이다.

아직입춘도멀었지만봄을기다리며’봄의동경’을콧노래로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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