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야 하나, 가르쳐야 하나

내겐두명의친손주와두명의외손주가있다.

외손주둘은네살,두살의손녀들이고친손주는중2손자와초3손녀이다.

아들이비교적일찍장가를가서손주들을일찍얻은셈이다.

동창회에나가보면친구들의친,외손주들이빨라야초등학생들이라이만하면손주복이있는셈이다.^^

어느할애비가손주들을예쁘게보질않겠는가.

설령혼날짓을하더라도대개는허허웃고곱게넘어갈게다.

물론나도마찬가지다.손주들이간혹비위에거슬리는짓을해도지금까지는빙긋웃고넘어갔다.

하지만젊었을때는달랐다.아들녀석이초등학교때억지를부리다가호되게종아리를맞았다.

딸애도처녀시절늦게들어왔다고회초리를들기도했었다.그걸두고아내는두고두고다큰처녀애를때렸다고지금까지도걸핏하면핀잔을준다.

내잣대로판단해서틀리면곱게넘어가지못하는성깔을아직도갖고있다.

내가다혈질이고성질이급한탓도있지만안좋은걸그대로넘기질못하는성격탓이기도하다.

그래도아직은손주들에겐’관대한’할애비로불리고있다.

집에온손주들이아무리어질러도,뒤죽박죽을만들어도그냥허허웃고만다.

이상하게도손주들에겐한없이너그럽고인자한할애비가되고싶은마음탓이리라.

그런데요즘고민꺼리가생겼다.

외손주들이야아직어리니까괜찮은데,문제는친손주둘때문이다.

중학생,초등학생인둘은다른건다좋지만몇가지행동거지가영~내맘에들질않는다.

집에오면신발을간지런히벗어야할터인데두쪽이제각각팽개쳐져있다.

밥이나음식을먹곤싱크대까지는갖다놓아야하는데도식탁에그대로다.

밥그릇의밥을제대로긁어먹질않고흘린밥풀이나음식도제멋대로놓아둔다.

책을보거나티비를보고는제자리에놓질않고본그자리에두고간다.

초등학생때까지만해도그려러니했지만중학생이되어서도그러니이젠걱정이앞선다.

만일학교에서,친구네집엘가서이렇게행동한다면이를어쩔것인가.

가정교육이잘못되었다고손가락질이라도받을까봐걱정이된다.

가끔티비’인간극장’이나’동행’에나오는아이들을보면초등학교저학년인데도직접설겆이를하고집청소를잘하고있었다.심지어열살짜리애가대여섯살먹은동생들식사까지거드는걸보면내손주들은심각한수준의문제아동들일수밖에없다.

얼마전이문제를아내에게얘기했더니피식웃으며자기도어릴때그랬다며그냥두라고한다.

아직은부모슬하에있으니철이덜들어서그렇지만차츰나이가들면저절로터득하게될거란다.

내가아들녀석에게얘기해야겠다고하니펄쩍뛰며반대다.그렇다고애들에게직접얘기해서도안된다고한다.

괜히할애비와손주사이만멀어지니못본듯이기다리라고한다.

며칠전딸네집에갔다가정반대의모습을보았다.

그날네살배기큰외손녀가뭔가마음에안들어울길래내가안아줬다.

애가울음을그치길래기특해서빙긋미소를보냈더니저도좋다는뜻으로내뺨을손으로살짝쳤다.

이걸본사위가부리나케오더니"야,너내려"하며애를향해무서운얼굴을지었다.

내가"왜그래?’했더니"아버님,쟤를그냥두면버릇돼요.혼을내야해요"하며애를빼앗으려했다.

안스런생각이들어그냥두라고하니까"그럼할아버지께잘못했다고사과드려"했다.

애가"할아버지,잘못했어요"하니사위는"너한번만더그렇게하면혼날줄알아"하고다짐을받았다.

손주들이귀엽지않은할애비는이세상에없을것이다.

그애들을위해잘못된걸보면서기다려야하나,아니면가르쳐야하나.

실로이것이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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