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쓸쓸함과고독의계절이다.
누군가는이계절을’수확의계절’이니’오곡백과가무르익는…’또는’황금물결을이룬들판’이라고격찬을하지만결국은그황금들판이나오곡백과도사라진황량한땅으로탈바꿈할것임엔틀림없다.
차라리브람스의교향곡4번(속칭’가을교향곡’이라고하지만)이나드보르작의’현악을위한세레나데’라도들으면서쓸쓸한가을을즐기는게나을지도모른다.
그녀A를처음만난건군대에서제대한직후였다.그때가70년봄쯤으로기억된다.
당시한창친하게지내던지역선배K씨로부터그녀를소개받았다.
K선배는이렇게말했다."어이,잘해라이,갸는국민학교선생이라좀까다롭거든.우짜는지함보자."
그녀를처음본순간받은인상은좀쌀쌀했다.쌀쌀함뒤에는알지못할쓸쓸함도보였고….
그래서가을을닮은여자라는생각이났는지도모른다.
A는노래를잘불렀다.알아주는소프라노였다.
직접들은적은없었지만A의가창력은대단하다고들말했다.그래서나도그려러니했다.
한번은A가초대를해서근무하는국민학교엘간적도있었다.그날이’스승의날’이었던걸로기억된다.
A는학생들로부터선물받은과자를내게건내며말했다.
"학생들합창지도를하는데예.애들이처음에는멀뚱멀뚱하다가화음이어우러지니까’옴마야’하고감탄을지르는거라예.그래서참재미있어예."
A를생각하면한곡의노래가떠오른다.
베르디의오페라’춘희(椿姬,LaTraviata)’중1막5장에나오는아리아’아,그대였던가!’다.
어제밤이곡을다시들었다.마리아칼라스의음성으로…
그렇지만그때내가즐겨들었던디바는칼라스가아니라레나타테발디였다.
그노래를들으면A가생각난다.
한동안자주만나며관계를돈독히했다.가끔은미래까지도설계하면서…^^
그런데결별의날이왔다.
그때가71년여름이었던가.
A가사는S동을자주갔었는데,그해여름며칠동안A가보이질않았다.
약간조바심이난나는매일같이A의집을찾아갔었다.물론그집은A가혼자사는집이아니라아랫방하나를세들어사는집이었다.
며칠만에A를만났다.그녀는굉장히불쾌한얼굴로나를째려보면서한마디했다.
"혼자사는여자집에남자가자주들락거리모나는뭐가되는데예."
그날이후로발길을끊었다.물론A도만나지않았다.
우스운건두해뒤의일이었다.그때나는결혼해서아들도낳고직장에서착실히근무하고있었다.
그날이토요일로기억된다.당시만해도대개토요일에목욕을했으니까.
동네목욕탕에서친구C를만났다.C는초,중,고를같이나온친구였다.
C가내게말했다."너,A를알지?""그런데?""나,A와결혼했어."
그걸로끝이었다.쓸쓸함때문에가을을닮은여자.
이맘때면간혹생각나곤한다.
바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