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의 탕국

사람들은입을모아가장맛있는음식은’어머님이해주신음식’이라고말한다.

아무래도어머님의손맛을최소한20년이상은맛봤을터이니맞는말이다.

간혹티비를봐도음식을맛본리포터들은한결같이’엄마가해주신맛’이라고주접을떤다.

물론그얘길믿질않지만그걸그대로믿는사람들도많이보았다.^^

이미저세상으로가신어머님의손맛을얘기해봐야별볼일없겠지만,잊지못할음식들이있다.

먼저생각나는건추석에담가주셨던깍두기다.

어머님은추석전날깍두기를담그셨다.물론무가채맛이들지않았지만호래기(꼴뚜기)를넣은깍두기는참으로맛이있었다.그얘길엊그제아내에게했더니코웃음을친다.혹시설날먹은걸착각하는게아니냐고..

맹세코어머님은추석에해물깍두기를담그셨다.

다음으로김치나된장관련음식은말할필요가없겠다.

특히우거지를삶아된장에버무린그음식은지금도그맛을기억하고있을정도다.

기억하건대,68년10월광주포병학교에서첫정기휴가를받아그때만해도길이나빠여섯시간에걸쳐집에갔을때한밤중에온아들에게내어준어머님의국물김치(배추와갓을넣은듯)는지금도그맛을잊지못하고있다.

그가운데가장생각나는건어머님이명절에끓여주셨던탕국이다.

대개의탕국이비슷하겠지만어머님이끓인탕국은참으로시원하고담백했다.

재료를보면,열합(홍합)과바지락,아주작고얇게썬사각의무,두부그리고문어였다.

물론쇠고기도들어가고그외여러가지가있었지만나머지는기억에없다.

지금생각하면참으로나는비굴했었다.

장손이자장남인나는차례상에절을하지못했었다.

종교를떠나서조상을숭배하는마음으로절을할라치면어머님이막았다.

예수쟁이가절을하면귀신들이달아난다나…ㅎㅎ

그래서나는옆에앉아동생들이차례를마칠때까지기다려야만했다.

차례가끝나면음복이라고했던가.

우리고향진주는절대로제사음식을상위에올리고먹질않았다.

방바닥에밥과나물,그리고탕국을넣어비빈고추장없는비빔밥을안주삼아퇴주술을한잔씩했다.

그때제사술은정종(백화수복)이었는데절을못한장남의자격지심으로엄청마셨다.동생들은형을위로한답시고계속따라주고…그래서명절날아침부터’인사불성’이되기도했었다.

그상황에서도나를편하게한건어머님이끓여주신탕국이었다.

그시원함이란요즘세상에찾기어려운맛이었다.

이밤에한잔하고보니어머님의탕국이생각난다.

아마,그맛을생전에찾긴어려울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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