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야, 손자야

어제는며늘애의생일잔치를해주기로약속한날이었다.

부활주일이어서오후예배까지드리고온가족이모이기로했다.나는서울에서했으면했지만손자녀석이시험준비한다고미리집으로가는바람에김포에서갖기로했다.

생일을맞은당사자에겐금일봉을주기로한전례로식사비용은당사자가냈지만,올해부터며늘애와사위는내가내겠다고미리선포했다.물론아내의눈총을받긴했지만.^^

오후5시에김포모처에서딸네가족들과만나기로해서오후4시쯤집에서아들승용차로출발했다.돌아올땐M버스를타면합정동에서내려우리동네로오는버스를탈수가있다.

시간여유가있어김포초입에서기름도넣고세차까지했다.

아들네집가까이와서며늘애가폰으로손자를어느지점까지나오라고했다.

손자는중3이다.내년에는좋은고등학교로간다며나름열심히공부하고있다.

키도1미터75센티정도되었고,얼굴도밉상은아니다.야구를좋아해서두산을열렬히응원한다.

나는아직도롯데팬인데,마침어제롯데와두산이마지막3연전을벌였다.집에서출발할땐롯데가2:1로져서오늘도틀렸구나했다.그런데차에탄손자녀석의얼굴이별로좋지않았다.

내가왜그래하고물었더니할아버지,롯데가엎었어요했다.뭘엎어?롯데가3:2로역전시켰어요하며씩씩댔다.

그러다가뜻밖의말을꺼냈다.

엄마,오늘서울서집으로오다가김포서다른차로갈아탔거든요.그런데기사아저씨가할아버지연세쯤되는분이었어요.마침내릴장소가되어서벨을눌렀는데안세우고그냥가는거예요.차에는내혼자타고있었는데아저씨는그냥지나갔어요.

그러자제에미(며늘애)가한마디했다.그런데도아뭇소리안했어?

제얘기들어보세요.다음정류장에서다시벨을눌렀는데또지나가는거예요.

이번에는할머니(아내)가버럭소리를질렀다.그냥있었어?

할머니,어떻게해요.그기사아저씨가할아버지만큼연세가많은데어떻게소릴질러요.

그래서어떻게했는데.내가한마디했다.

다음정류장에선큰소리로말해서내렸어요.한참걸어서집으로갔어요.

내가젊잖게한마디했다.

그럴때는큰소릴쳐야지.무조건어른이라고자기가불편한데도참으면안돼.알았지?요즘세상은무조건참는다고되는게아니야.정당한자기권리는주장할줄알아야지.

제에미(며늘애)도한마디했다.무조건양보하거나참지말고정당한권리는지켜야돼.

손자를보면서그맘때의나를보는것같아낯이뜨거웠다.

나도꼭저랬으니까.손자야,손자야.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