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의 해운대

사무실출근을오후로미루고노트북앞에앉았다.

올린씨디에서귀에익은멜로디가흘러나온다.로빈스펠버그가피아노로연주하는’툼발라이카(Tumbalalaika)’다.

해설서를보니이곡은이스라엘민요다.유대교의축일중하나인’차누카(Chanukah)’의밤에어린이들에게들려주는일종의자장가라고한다.이노래를나나무스쿠리가’Overandover’로부르기도했다.

피아노를연주한스펠버그는딸을조산早産하며겪은체험을바탕으로’음악이갖는치료효과’를위해활동중이라고한다.그래서그녀를’무지개같은피아니스트’라고자료는말하고있다.

이음악을듣다보니42년전의부산해운대가떠오른다.

그해3월초였던가.아내와함께걸었던해운대의동백섬.그때만해도해운대는인적도드물었고철썩거리는파도소리만귓가를때렸던한산한동네였다.그바닷가를아내와거닐며무지갯빛앞날을꿈꾸었었다.

그로부터40여년이지난2년전동백섬을찾아갔더니우람한호텔이들어서있었다.

그호텔커피숍에서창너머바다를보며아내와커피한잔을나누었다.

42년전인1972년4월,아내와의결혼은전광석화처럼이루어졌었다.

그해2월하순,내가다녔던교회목사님이하루는밤에사택으로오라고했다.웬일인가하고갔더니낯선여자분이기다리고있었다.진주모대학교수로지금의처형이었다.

처형과의1차면접에서합격하고며칠후인3월초,손윗동서와함께기차를타고부산으로갔다.동서는당시부산에서근무하고있었다.

그날밤아내와의첫만남이있었다.부산역부근어떤다방에서둘이서맞선을보았다.

서로에게호감을느낀우리는다음날아내의제의로해운대산책길에나섰다.이런저런이야기도나누고점심도함께먹었다.메뉴가무엇이었는지는기억에없다.^^

진주로돌아가기위해터미널에갔다가시간이남아인근다방에서차를마시다가웃기는일이벌어졌다.

차를날라온레지가아내를잘알았다.아내가다녔던회사인근다방에서근무했었다고했다.

차를가져온레지가아내를보고한마디했다.미스장,오늘은안경을안썼네.

아내는안경대신콘텍렌즈를끼었다고했다.눈나쁜걸감추려다들통났던것이다.ㅎㅎ

결혼은화살처럼빠르게진행되었다.

3월초순에첫선보고4월하순에결혼했으니순식간에진행된셈이었다.

결혼식은진주내가다녔던교회에서했고신혼여행은해운대로갔었다.

결혼식을마치고친지가제공해준승용차로부산까지갔다.지금도기억에남는건당시진주에서마산까지의국도는비포장이었다.먼지를풀풀날리며자갈길로갔다가마산에서부산까지는포장도로여서신나게달렸었다.

낼모레4월27일이결혼한지42년째되는날이다.

마침그날은부산에서사촌동생이사위를보는날이기도하다.

간김에해운대라도가볼까했지만그날비가온다는일기예보가나왔다.

그래도동생집이광안리와가까워어지간하면가볼생각이다.

그시절의해운대를그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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