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복末伏이자입추立秋이기도한어제(8월7일)예정대로함양나들이에나섰다.
동서울터미널에서오전8시20분에출발하는지리산백무동행버스에올랐다.예상대로버스는휴가떠나는가족들이많았고,버스도거의만석滿席이었다.
시내를힘겹게빠져나온버스가중부고속도로에들어서자빗방울이떨어졌다.비는점점굵어졌고대전을지날무렵장대비가내렸다.
충청도를벗어나무주에들어서자빗줄기는약해졌고함양땅에이르자언제그랬냐는듯날씨가맑아졌다.
운무雲霧가뒤덮힌덕유산자락을차창으로바라보니마음까지개운해지는느낌이었다.
약속대로함양의한협동조합을정오께찾았다.
조합의이사장은내가출장다녔던80년대초엔그조합의직원이었다.당시업무차이사장과사무실에들렀다가몇차례소주한잔을나눈기억이있었다.
거의30년만에만났지만모습은그대로였다.말복이어서지역친구와점심약속을했다며함께가자고했다.
버스가수동,생초,산청읍을지나원지에이르자지리산입구인단성으로가는다리가보였다.
다리아래는남강의지류경호강이유유히흐르고있었다.옛날출장다닐때이강변을무척이도자주지나다녔다.
다리길목에있는K횟집에서쏘가리,꺽지,피라미회도엄청먹었었다.
마침그횟집의간판이눈에들어와원지에서내렸다.
경호강변에서서보니강건너단성땅이보였다.다리건너길을따라지리산쪽으로가다보면그옛날오지奧地의대명사로불렸던’덕산유독골’도나온다.지금은오지에서벗어났지만.
횟집에갔더니다른민물고기는없고은어만있다고했다.
은어회를시켜옛추억에잠기며소줏잔을기울였다.
마침옆자리에부산에서놀러왔다는분들이있어유쾌한대화들을나누었다.그분들은아침에밀양을거쳐은어회생각이나서이곳까지왔다고했다.
은어회라면하동화개장터가유명하지만길이멀어산청으로발길을옮겼다고한다.
은어회를맛깔스런초고추장에비벼먹었더니맛이더좋았다.
방아잎을함께넣어먹으면맛이좋겠다고했더니마침방아잎이있다며넣어주었다.
향긋한방아잎냄새에벌써부터고향의향기가피어올랐다.^^
원지에서진주까지는10분거리였지만때마침거센비가퍼부어택시를탔다.
진주서부시장앞에서택시를내렸다.
비가퍼붓는데도길가에할머니들이각종채소와특산품들을놓고앉아있었다.
마침고혈압과당뇨에좋다는여주가눈에띄어몽땅샀다.비가와선지할머니가떨이를해달라고해서였다.
이걸본옆의할머니들이자기들물건도떨이를해달라고야단이어서마음이약해응하고말았다.
덕분에생땅콩,마,느타리버섯,우엉들을잔뜩샀다.물어물어한웅큼남은방아잎도샀다.
비는뿌리는데바리바리비닐봉지에든채소들을옮기려니힘이들었지만고향의채소들을사서인지마음은한량없이흐뭇했다.
당일로반드시돌아와야한다는아내의엄명을거스를수없어오후7시서울행버스를타기로했다.
짐뭉치를들고택시로금성로터리부근비빔밥집을찾았다.언론에선진주비빔밥을무슨무슨집들이잘한다고하지만나는이집을즐겨찾는다.
주인의미소가상냥하고맛도좋기때문이다.기왕다른집들도제대로된진주비빔밥이아닌데,그래도친절하고맛도깔끔한이집이마음에들었다.
육회도주문했지만시간이오래걸린다고해서비빔밥으로고향에대한신고를했다.ㅎㅎㅎ
비빔밥과함께나오는이국이멀겋게보이지만맛은깔끔했다.잘게썬무와머리를딴콩나물,고사리,선지등을넣고끓인’포탄국’은진주비빔밥의특징이기도했다.
순한지역소주와향토음식들과함께한함양나들이도진주에서종지부를찍었다.
오늘아침아내는소고기찌개에느타리버섯과방아잎을넣어끓여주었다.아침식탁에서고향의맛을보았다.
생땅콩은삶아냉장고에넣어두었다.여름철엔삶은땅콩이잘상하기때문이다.
방아잎과청양고추,부추,된장을푸짐하게넣어장떡을부쳐주면올여름은느끈하게날것같다.
산청경호강변에서은어회를만난즐거운고향나들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