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가 천국을 그리며 노래한 ‘바위 위의 목동’

오늘은점심먹고출근할예정이어서아침부터느긋하다.ㅎㅎ

지난화요일부터이틀을쉬었더니몸과마음이개운해졌다.

어제오후엔아내의호의로차까지얻어타고송추에있는유명한갈비탕집에서도가니탕을먹었다.

기자촌과진관사조금지나탁트여진외곽도로를달리니그렇게상쾌할수가없었다.아침나절엔홍제천과안산자락길까지다녀왔으니제대로휴일을보낸셈이다.

송추갔다돌아오는길엔연신내시장에서연시와단감도듬뿍사왔다.

남녘에는태풍의여파가있다지만서울하늘은상쾌하다.

이런날은이상하게슈베르트의가곡이생각난다.물론날이궂거나비라도내리면’겨울나그네’같은애잔한노래들이솔깃하지만이처럼상쾌한날에도슈베르트의가곡은흥겨움을더해준다.

그의가곡’바위위의목동(DerHirtaufdemFelsen,D.965)’이바로그런노래이다.

소프라노베니타발란테와헤롤드라이트의클라리넷,루돌프제르킨의피아노가함께한다.여기루돌프제르킨은내가베토벤의피아노소나타’월광’에푹빠지도록해준인연을갖고있다.

이노래는슈베르트가죽기한달전인1828년10월에작곡되었다.

그래서흔히들그의마지막작품이라고하는연가곡’백조의노래’끝곡인’우편비둘기’와이’바위위의목동’중어느곡이진짜마지막작품인지아무도모른다.

그렇지만죽기한달전그고통속에서작곡된노래가이렇게아름답고영롱할수가있다니.마치죽음을목전에둔모차르트가그아름다운’클라리넷협주곡’을작곡했던것과같은경우이리라.

불세출의천재들에대한경외심이솟구친다.

이노래는전,후반부의작사자들이다르다.

전반부는’겨울나그네’를쓴빌헬름뮐러가연인을그리는목동의그리움과슬픔을노래했다.후반부는봄의기운을만끽하는즐겁고경쾌한표정을극작가세치가시로표현했다.

잔잔한피아노의리듬을타고아름다운클라리넷의음률이물결타듯흘러넘친다.여기에소프라노의청아한노래까지어울리니가히천상天上의음악이다.

연주시간은11분정도로가곡중에는긴편이다.

죽음을눈앞에둔슈베르트가천국을그리며노래한듯하다.

시는이렇게전개된다.

"높은바위위에서서깊은골짜기를내려다보며노래하면,

아득히어둔골짜기바닥에서메아리쳐돌아온다.

슬픔에겨워,기쁨은사라지고,이세상의희망은없어져,나홀로외롭게여기에남아있네.

이리하여노래는숲속으로,또밤에그리움을담고울려퍼지고,

마음은그이상한힘으로하늘에울려퍼진다.

나의기쁨의봄이다.이제여행에나서자.

내가다시목소리를울려부르면,그것은한층뚜렷하게메아리쳐돌아오는것이다."

"나의기쁨의봄이다.이제여행을나서자."

이싯귀는슈베르트가고통속의속세를떠나천국을그리는마음을노래한것임에분명하다.

그로부터한달후슈베르트는서른한살의젊디젊은나이에그리던천국으로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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