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추억나들이 (1)

영호는상의를벗고넥타이를느슨하게풀었다.

덥다.5월하순인데도여름날씨처럼무덥다.이마에맺힌땀방을을손수건으로닦으며소파에길게누웠다.

야,이제야말로해방이구나.

두손을뻗어기지개를켜다가탁자위에놓인아내사진에눈길이갔다.사진속의아내는예쁜미소를함박머금고영호를보고있다.영호의가슴이순간서늘해졌다.

여보,당신도보았지.우리선혜좋은신랑만나시집가는거말이야.

영호의눈시울이뜨거워졌다.

그래,당신이오늘함께했다면얼마나좋아했을까.못난사람.

영호의눈에이슬이맺혔다.

오늘정오에딸선혜의결혼식이있었다.

자식이래야선혜뿐이었으니신부쪽하객은너무도단출했다.영호역시독자인데다가부모님은십여년전에세상을떠났다.아내마저5년전암으로죽었고50대후반의홀애비로선혜를키웠다.아니,키웠다기보다대학을마치고직장생활을했던딸이아버지를부양했다고해야옳을것이다.

20대중반에엄마를잃은딸이었지만꿋꿋하게아버지를섬기며집안살림도잘꾸렸다.

선혜가서른이된지난연초결혼이야기를꺼냈을때놀라고암담했던건오히려영호였다.아내가죽고예순을넘길때까지선혜는아내의빈자리를느끼지못할만큼딸노릇을잘해주었다.

평생신문사에서기자로일하다가이태전그만두기까지영호가흔들리지않았던것도선혜덕분이었다.

그런선혜가결혼하겠다고말했을때영호는아내가곁을떠났을때의충격을다시한번실감했다.

선혜가워낙명민해서잘챙기기도했지만이모가거들어서결혼준비는잘진행되었다.

영호에게는처형이기도한이모는아내의몫까지선혜뒷바라지를잘해주었다.덕분에영호는큰어려움없이선혜를시집보낼수가있었다.

오늘결혼식에서아내의자리는처형이채워주었고딸의손을잡고입장하며속으로눈물을삼켰다.

그토록딸자식을끼고돌더니,그래결혼도못보고그렇게빨리간거야.

신랑에게딸을넘겨주기전선헤를살포시안으며영호는말했다.

선혜야,지금엄마,아빠가함께안아주는거야.

선혜도지긋이눈을감으며고개를숙였다.선혜도아마속으로울었겠지.

결혼식이끝나고딸과사위가신혼여행을떠난후영호는처형내외를저녁식사에초대했다.

호텔부페에서와인을곁들여식사를마치고곧장집으로돌아왔다.

초여름이어선지날씨는잔뜩무덥기만했다.큰일을끝낸안도감이몰려와심신이피곤했다.

잔잔한음악을틀어놓고막세면실로들어가려는데휴대폰에서수신음이울렸다.(계속)

<연재를시작하면서>

별생각없이갑자기시작했습니다.

진작부터뭔가이야기를한편만들어야겠다고생각은했지만,특별한준비는없었습니다.

다만,지난날들을추억하면서실타래를풀다보면이야기하나쯤은엮을수있겠다고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남의글들만써왔고,잡문만끄적거리다가이야기한편을만든다고생각하니걱정은됩니다.

그렇지만’첫술에배부르지않다’고큰욕심없이써나가려고합니다.

읽는분들에게큰실망만드리지않았으면하는게소망입니다.

월~금요일까지주5회글을올리겠습니다.열심히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 Comments

  1. 이상덕

    2016년 11월 21일 at 4:53 오후

    영호 나이가 우리 또래 같은데 판구 가슴 속에
    있는 또 다른 판구 아니냐? 원래 작품 속의
    주인공은 작가의 다른 모습 아니더냐? 그래서
    다음 편을 상상해 본다. 그런데 그놈 영호를
    약간 싸이코로 만들어 보면 좋겠다.

    • 바위

      2016년 11월 22일 at 12:51 오후

      상덕아, 가만히 보면 알 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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