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추억나들이 (2)

휴대폰화면에뜬숫자를보니고향에있는고교동창정식이다.

중,고교를함께나온정식은영호와남다른우정을나누었다.지난번아내의죽음을맞았을때정식은단숨에달려왔고모든걸알아서처리해주었다.

영호는속으로아차싶었다.딸선헤의결혼은일부러친구들에게알리지않았다.천리나되는먼길에서오는것도부담스러웠고아내의죽음으로적잖은폐를끼쳤기에자주만나는친구서넛에게만알렸다.

입단속을시키긴했지만누군가귀뜸을했으리라.

야,정식아.오랜만이다.그래,우짠일이고.

고향친구와통화하니스스럼없이사투리가튀어나왔다.

자슥,참말로그랄끼가?

그라다이,무신일인데?

야,능청부리지마라.내가다들었다아이가.너거딸시집보냈다매?

아이쿠,입단속을시킸는데벌써니한테누가글쿠던가배.미안하이됐다.

미안이고뭐이고그런경우가오데있노.

그래,그래.너거들한테민폐안끼칠라꼬그랬다아이가.내매칠후고향가서한잔사께.

자슥,한분(번)만더그래봐라.그러나저러나진주는언제내리올래?

아아들이신혼여행갔싱께며칠후돌아오모바로내리갈란다.부모님묘쇼도디다봐야되고…

참,니가여게J신문사일봐주기로한건우찌됐노?

그것도이번에내리가서사장하고의논을해봐야될거겉다.

친구와전화를끊고소파에다시앉은영호는잠시현깃증을느꼈다.

5년전아내가세상을떠난후선혜만시집보내면서울을떠나야겠다고다짐했다.

고교졸업후상경해서대학을마치고군제대후신문사에들어갔으니고향떠난지도벌서마흔해가넘었다.

이젠부모님도돌아가시고고향엔혈육한점없지만그래도눈감으면떠오르는게고향의옛모습이었다.

이태전신문사를그만두면서영호는계획을하나씩실천해나갔다.우선고향에조그만아파트를하나장만했다.이것은딸선혜도모르는일이었다.하나뿐인딸을객지에두고고향으로간다는게미안해서였다.

마침고향에서지역신문사를경영하는고교후배김윤서사장과도잘아는사이여서슬쩍운을떼었더니대환영이었다.

편집고문으로모실테니고정칼럼과기사교열까지봐줬으면좋겠다고제안했다.

그래,거처도마련했고일자리까지준비되었으니이젠이곳을정리하고내려가는거야.

영호의가슴이먼미래를향한꿈으로두근거렸다.

며칠후선혜와사위동현이신혼여행에서돌아왔다.

영호는파출요리사를불러선혜가좋아하는해물요리들을푸짐하게준비했다.선혜와사위동현은몇가지선물을준비했고와인을곁들여흥겨운만찬을가졌다.

식사가끝나고대충설거지를마친선혜가과일을들고소파로왔다.

선혜야,강서방하고잠간앉아봐.

무슨일인데요,아빠.

그래,늬들하고상의할게있다.

앞에앉은딸과사위를쳐다보며영호가입을열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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