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추억나들이 (7)

영호맞은편에앉은여자가엉뚱한제안을했다.

아저씨,혼자오시가꼬심심한거겉은데괜찬으모합석해서드시모안되까예?마침혼자오신아저씨가한분계시는데예.연세도아저씨또래쭘댔고예.

아,내야상관없지요.불러주이소.내가맥주한잔사지요.

여자는일어서더니중간테이블에서혼자앉은사내에게다가갔다.사내는흘낏영호쪽을보더니잔을들고왔다.

아이구,반갑십니더.글안해도혼자와서한잔마시기가뭐했는데잘됐네예.제이름은정우라고합니더.이정우.

예,반갑십니더.지는서영호라고합니더.서울살다가요게살라꼬내리왔십니더.

그라모고향이?

아,여게진주가고향입니더.국민학교도B학교를나오고요.고등학교까지는요게서댕기다가서울서대학졸업하고직장생활했십니더.그기아매사십년쭘되능가베예.

그래예?지는J국민핵교나왔는데예.지는공부로몬해가꼬중,고등학교는실업계로나왔십니더.지는올해가환갑인데봉께지가맻살후배인거겉십니더.

영호와정우가통성명을하는사이여자가안주몇가지를더가져왔다.

시간도밤열한시를가리켰다.홀안의손님도몇남지않아한가한지여자까지합석을해서세사람은기분좋게마셨다.서로살아온이야기를나누다가영호가새로운이야기를꺼냈다.

여게정우씨도고향사람이니참답답한이야기를꺼내야되겄네요.여게진주말입니더.와그리진주사람들은마음좋은사람들만사는지모리겠네요.

그기무신말이라예?

내말함들어보이소.고속도로타고오다가진주나들목들어오모’소싸움의고향진주’라꼬붙이났다아입니꺼.

그래서예?

지가국민학교댕길때보모추석날남강백사장에서소싸움을했다꼬요.지가알기로그당시소싸움하는데는대한민국에서여게진주뿐이었어요.그란데지금보이소.진주소싸움은온데간데없고무신청도소싸움이우리나라대표소싸움이됐다말입니더.이런경우가오데있십니꺼.

그러자정우도맥주잔을비우더니한마디했다.

그기오데소싸움뿐입니꺼.잘알다시피비빔밥으로치모진주비빔밥이역사적으로최고아입니꺼그란데요새비빔밥이라쿠모전주비빔밥을칭께이런환장할일이또있십니꺼.

맞십니더.내가애릴때보모장대동옛날동명극장옆에유맹한비빔밥집이있었다꼬요.박창근이비빔밥집인가그랬지아매.그때만해도진주비빔밥집이유맹하고맛도좋았는데요새는이름만났지옛날대노모택도없다꼬요.

영호는열불이라도식힐듯맥주를단숨에들이켰다.정우가말을이었다.

지금진주인구가늘어나서사십만이라샀는데예,진짜배기진주사람들은다부산으로빠져나가고여게는산청사람들이들어와서주인행세한다아입니꺼.그랑께옛날진주에대한애정도없실끼라예.

그러자여자가거들었다.

하모예,인자진주도타지에서들어온사람들이엄청많은기라예.

영호가잔을비운후여자를불렀다.

아주무이,여게서창문을내다봉께저쪽편으로망경산도보이고여게홀에서는안보이지만서도동쪽으로서장대도빌(보일)꺼아입니꺼.내기분도그러찬꼬고향선배남인수선생이부른’진주라천리길’한분(번)불러도되겄십니꺼.정우씨하고아주무이까지서이서함불러보까요.

조치요,좋아.

정우가손뼉을치고나섰다.

자,그라모우리고마합창하입시더.

진주라천리길을나어이왔던고.촉석루의달빛만나무기둥을얼싸안고

아-타향살이심사를위로할줄모르누나

남강변유월의밤은깊어만갔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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