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추억나들이 (24)

예,하선생님.서영홉니더.

조금전보다는한결차분해진마음으로영호가전화를받았다.

지가너무속좁은사람매이로전화를받아서다시걸었십니더.아까는미안합니더.하도오랜만에선생님전화를받아갖꼬좀당황한거것십니더.

그리말씀하신께제가더미안합니더.저도선생님소식듣고가마이(가만히)있을수가없더라꼬예.그래서염치불구하고좀만나뵜으모하고불쑥전화를디린깁니더.

……………..

아물캐도만나는거는애럽겄지예?됐십니더.음성이라도들었싱께됐십니더.

그러자진경의목소리가이내건너왔다.

아입니더.갠찬십니더.머,한번만나는기그리애럽십니꺼.

아,갠찬겠십니꺼?그라모운제시간이됩니꺼?

…………..매칠후토요일이좋을거겄네예.오후두시쭘.

한참이나머뭇거리던진경이날짜와시간을정했다.

그라모장소는오데로하까예?

…………실내보다는바깥이안낫겠십니꺼.촉석루옆에있는논개사당있지예.거기서만나모좋겄네예.

예,알았십니더.그라모토요일오후두시에논개사당앞에서뵙겠십니더.

휴대폰을닫은영호의가슴은십대소년인양콩닥거렸다.40여년전뜻하지않은일로헤어졌다가다시만난다고생각하니알수없는기대감으로가슴이부풀어오르는듯했다.

항상입버릇처럼시간이화살같이빨리지나간다고푸념했던영호였지만진경과의만남이있는토요일까지의사흘은무척이나길게느껴졌다.시계를들여다보거나달력을멍하니쳐다보기도했다.

이를보고신문사사장윤서가한마디던졌다.

행님,요새뭐좋은일이라도있십니꺼.자꾸시계만디다보는기아물캐도이상타아입니꺼.

이사람이,이상하긴뭐가이상해.

아인데예.아물캐도무신일이있다꼬얼굴에나와있는데예.

나와있긴뭐가나와있어.내나이가맻인데그런씰데없는소릴해샀네.

앗다,행님도밸말씀다해샀십니더.행님나이가우때서예.인자육십중반이모한창나이라말입니더.요새이런노래몬들어봤십니꺼.내나이가우때서안샀턴가예.

윤서의말에영호는속으로움찔했다.진경이하고만나는게뭔데주책없이속내를드러내고다녔나.

김칫국부터먼저마신다더니내가너무앞서나가는게아닌가하는자괴심까지들었다.그냥,단순히오래전알았던한사람을만나는것뿐인데,그깟일로안절부절못하다니.

영호의머릿속에지난날의기억하나가스치고지나갔다.

영호가신참기자시절이었으니30년도훨씬전의일이었다.

그때도요즘처럼무더웠던7월이었다.신문특집관계로영호가속해있던사회부차장대우박종섭을반장으로입사동기였던사진기자강찬수와영호가충청도모지역으로취재를떠난적이있었다.사흘간의일정이었는데유명한관광지였던그곳에서의출장은꽤나흥미진진했고재미있었다.

한창혈기왕성했던영호역시몸을사리지않고취재에열중했다.반장박종섭도영호의활동을매우흡족해했고그지역기관장으로부터상당한대접을받기도했다.

출장이틀째를마치고내일이면귀경하는데그날밤그곳신문사지국장이베푼술자리에서일은벌어졌다.(계속)

*여러사정으로열흘정도공백이있었습니다.죄송합니다.

앞으로는처음약속처럼월~금요일에매일글을올리겠습니다.

아둔한글읽어주심에깊은감사를드립니다.

무더운여름철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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