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고희여행
오늘아침일찍아내가여행을떠났다.재경여고동창회에서고희를맞은기념으로2박3일의여행을갖는다고했다.
아내는이문제로지난며칠동안고심을한모양이었다.처음내게여행계획을말했을때나는걱정하지말고편안히다녀오라고했다.그렇지만자식들은의견이달랐다.
아들은아버지가허락했으니다녀오라며찬성했다.그렇지만딸은절대반대였다.사흘동안이나어떻게아버지혼자두고갈수가있느냐며한사코반대했다.
여기엔내잘못도있다.지난시절,간혹아내가집을비우면혼자서술마시고애들네집에전화를하곤했다.물론요즘은그런일이없지만그때의허물로아직까지딸애는내가혼자집에있는게불안한모양이었다.
‘누워서침뱉기’식이야기지만,그땐마음속에불만도있었고나름의객기도있었다.
그러나이젠아니다.잦았던친구들과의만남도이젠뜸해졌고,한잔생각나면먹거리를사와서집에서혼자마신다.
아름다운음악들으며유유자적한잔하는재미를이젠확실히터득했다.ㅎㅎ
물론자식들에게도일절전화를하지않는다.전에는간혹한잔하며소식이뜸했던친구들과전화를나누었던못된버릇도버린지오래되었다.

동해안으로떠나는아내는엊저녁늦도록까지짐챙기느라분주했다.
내게무슨음식을만들어놓고가면좋겠냐고물었지만아무것도만들지말라고했다.지금먹지도않고냉장고에넣어둔반찬들이많은데이것부터해결하겠다고말했다.
시쳇말로아내가집떠날땐곰국을끓여놓고간다지만,나는육고기를좋아하지않아해당이되지않는다.
그렇게말렸는데도아내는부추김치와열무물김치,열무시래기국까지잔뜩만들어놓았다.
아침에출발하는데보니보따리가네개나되었다.웬짐이냐고물었더니옷가지에다가신발,일상용품과음식까지두어개쌌단다.콘도에서밥해먹을때필요한밑반찬들이라고했다.
압구정역에서친구들과만나기로했다며3호선홍제역까지택시를타고갔다.
나이칠십이지만아직도친구들과의만남은가슴설레이는가보았다.ㅎㅎ
만나면친구들이그런단다.야,우리가뭔칠십이고,인자환갑아이가.
오늘부터내겐2박3일의자유시간이주어졌다.
생각같아선친구놈들을부르든지아니면집에서생선회에다가한잔걸치고싶다.
그렇지만아서라,내일조블존속관계로낮에모임이있어과음하면안될것같다.
그래,오늘은반주정도로만하고참아야겠다.ㅎㅎ
참는자에게복이있느니.^^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