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추억나들이 (37)

헤어진남편얘기를하다가진경은가슴이메이는듯잠시창밖으로눈길을돌렸다.진경의얼굴을보는영호의가슴에도처연한생각이들었다.정적靜寂을깨기라도하듯영호는일부러벌컥벌컥잔을비웠다.

우찌보모그기지잘못이겠지예.애정을느끼지도못한사람하고덜컥갤혼을했신께그잘못은지한테있는기라예.그래서여태꺼정한번도선우아빠를원망해본적이없십니더.참,선우는지아들이름입니더.
참,하선생님은쏙(마음)도좋네예.무신일이든지자기탓으로돌린께말입니더.
아이라예.지가쏙이널버서그런기아이고맘에도없는사람하고갤혼했신께피차불행했던기라예.지가그때조금만참았시모그런일이없었을긴데,지금생각해도한심하다아입니꺼.
하선생님,우짜다가인연이돼갖고갤혼까지했시모잘살아야될낀데,우째삼년만에헤어졌단말입니꺼.슬하에아들꺼정낳아놓고말입니더.참,안타깝십니더.
선생님,지도노력해봤는데예.사람일은참억지로안되던데예.지이야기마저들어보이소.
서선생님,사람맘이밴할라쿠모아무것도아인데참말로안밴하는기있데예.그거보모지가선생님한테엄청시리반했던모양이라예.한선생하고우짤수없이갤혼은했지만맹색이남팬인데얼릉정이안가는기라예.지도맘을다잡아서잘해볼라꼬억수로노력은했지마는안되는기라예.
한선생도갤혼전부터약간눈치는챘던모양이라예.지한테아푼상처가있었다쿠는거말입니더.갤혼한그해연말쭘되었지예.그날저녁에는연말이라그란지한선생도그렇고지도망년회갔다가얼큰하이한잔씩했던기라예.
그날술김에한선생이지보고한마디하더라꼬예.아물캐도당신한테못잊는사람이있는거겉은데오늘탁털어놓고말해봐라.내무신말이라도이해하고들으께,쿠더라꼬예.그래서지도술김에시원하이털어놨다아입니꺼.옛날에이렇고이런일이있었다,그기안죽도상처로남아있는데당신이이해좀해주이소.지는지난일을잊을라꼬진심으로털어놓았던기라예.
그란데그기아이더라꼬예.우떤유맹한소설안있십니꺼.첫날밤에지난일을이야기했다가팽생소박맞고불행하게살았다는소설말입니더.뭐여자의일생인가하는소설말입니더.지가딱그짝이난기라예.그때부터한선생이이상하이달라지는기라예.갓신하모술묵고집에안들오고맻날매칠씩말도없이훌쩍집을나가기도하고예.
갤혼이년만에애가들어서서선우를낳았다아입니꺼.애가있시모그런일이사그라질줄알았지예.그란데그기아이더라꼬예.해필그해에한선생이중부갱남쪽으로전근이된기라예.그쪽에하숙을하고학교에출근하는데들리는소문에우떤여자하고살림을채맀다쿠는기라예.
학교에매칠휴가로내고애를들쳐업고찾아갔다아입니꺼.하숙집에찾아간께소문매이로우떤여자가있더라꼬예.
그여자한테우찌된긴지물었더만그여자말이오히려지보고뭔사람이냐꼬묻더라꼬예.지가한아무개마느래라캤더니그여자가펄쩍뛰는기라예.자기는한선생이총각이라캐서살고있다쿠는기라예.

그래서우쨌십니꺼?한선생은뭐라쿠던가예?
말도마이소.넘새시러바서학교꺼정은안가고퇴근한한선생보고이기뭐하는짓이냐꼬따졌지예.
그랑께뭐라쿠던가예?
참,지금생각해도어이가없십니더.몸띵이(육체)만있고마음은딴데있는여자하고사는것보다지금이더좋은께좋을대로알아서하라꼬막말을하는기라예.그길로패느끼(한걸음에)집으로왔십니더.그라고이혼청구를한기라예.참,할말이없십니더.
소갈머리없는지땜에하선생님만고생했십니더.
두사람은말없이맥주를마셨다.잠시후영호가입을열었다.
저,하선생님.아까낮에지한테약속한거안이자삣지예?
무신약속말입니꺼?
벌써이자묵었십니꺼.오늘밤일정은전부지한테맽긴다꼬한약속말입니더.
아,그란데그걸와새삼시럽그로묻십니꺼?
하선생님,그약속대로지가말씀디립니더.오늘밤에지하고고마같이밤을세우입시더.(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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