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상주해수욕장에서 있었던 일
나이먹으니남는건지난날의추억밖에없다.
물론그추억들속엔아름다운것들도있지만애틋하거나아예기억하고싶지않은것들도있다.
그가운데아름다운것들,시간을거슬러되돌아가고싶은추억들이떠오른다.
아무래도젊은시절의이야기들이다.
1978년8월요맘때로기억된다.
그때나는신협중앙회홍보부에서’신협회보’편집일을하고있었다.매월간행되는회보는전국회원조합들과유관단체,언론기관들에배포되었다.
당시만해도인력이많지않을때여서거의혼자서취재를하고글을썼다.게다가편집까지직접해서당시종합일간지였던신아일보에서인쇄를했다.그전에지방신문사에서근무했던경험으로문선을하거나판을짜는[조판,組版]일을보아와서신문만드는일에익숙했고교정을보는일까지쉽게해낼수있었다.
78년8월,휴가철을살풋지났을때였는데실무책임자였던사무총장이나를불렀다.
갔더니경남남해로가서남해상주신협을취재하라는지시였다.며칠전그지역에서열린지도자교육에갔다가열심히하고있는모습에감동을받았다며다음달회보에소개하라는말까지덧붙였다.
다음날남해로출발했다.
그때만해도요즘같이도로사정이좋지않아고향진주에가서일박했다.
다음날아침시외버스를타고남해읍까지갔다.거기서다시이동면상주리(요즘은상주면이되었다)로가는버스를탔다.처음가는길이었는데주변의풍광이예사롭지않았다.
그조합의이사장은지역상주중학교교장선생이었다.미리전화를넣었더니이사장과임원들이기다리고있었다.
늘해왔던대로취재도하고사진까지잘찍었다.

<상주해수욕장전경>

볼일을마친시간이초저녁무렵이었다.

남해읍내로가는버스도떨어졌고거기서하룻밤묵기로했다.
잠깐,남해상주는인근에유명한금산錦山이있고상주해수욕장은울창한소나무숲을동반하고있어최고의해수욕장으로꼽히는곳이었다.소나무숲에는개천이흘러바다에서나와개천에만뛰어들면샤워도필요없었다.
당시남해상주에서전남여수로가는뱃편도있었다.
조합이사장의안내로저녁식사를하러갔다.
그런데식당이바로바닷가에붙어있고테이블이모래밭에있었다.
잠시후날이어두워지자둥근달이떠올랐다.게다가밀물때여서우리가앉은테이블밑으로바닷물이밀려들어왔다.
우리는구두를벗고바지를동동걷어올린체물속에앉아식사를하게되었다.
지금생각해도장관이었다.
달은휘영청밝고파도소리는귓전을때리는데여기에한잔의술과감칠맛나는생선회는무릉도원을방불케했다.
우리는서로잔을주거니받거니하며노래까지불렀다.오래전노래방가면잘불렀던’울어라기타줄’도아마불렀으리라.추억을남긴다며흑백사진도몇장찍었다.
그여름밤,남해상주해수욕장의밤은두고두고기억에남아있다.

생각만해도가슴찌릿했던그날밤.
그시절,그날밤이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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