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블’의 추억

어줍잖은 실력이지만 블로깅을 한 지 벌써 4년이 다 되었다.

처음 시작한 게 강남구청 인근 ‘사카’ 카페 주인장의 권유에 의해서였다. 10여 년 전 조블의 파워블로거들이 그 집을 출입하면서 올린 글을 보고 호기심에서 카페를 찾아갔었다. ‘기계치’에다 ‘길치’인 나는 그 카페를 찾아갈 때 몇 번인가 길을 몰라 헤매었고 끝판엔 전화를 걸어 길을 묻고서야 찾아간 게 다반사였다. 물론 한 잔하고 찾아간 적이 많았으니까.

그 당시 주인장 ‘가인佳人’ 님은 내가 가져간 씨디를 두 말없이 들려주었고, 나도 맥주에다 와인까지 많이도 마셨다. 소주는 없었으니까. 어쨌건 그 카페엔 조블 이웃님들이 자주 찾아왔고 나도 몇 분은 소개를 받은 듯하다. 왜냐면, 소개를 받을 즈음엔 예외 없이 내가 고주망태가 되어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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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블로그를 개설하도록 안내해준 분이 가인 님이었다. 블로그 이름도 만들어주었고, ‘주피터’란 필명도 그분의 도움을 받아 만들었다. 그 필명은 내가 처음 고향에서 만들었던 고전음악 감상모임의 이름에서 따왔다. 알다시피, 모차르트의 교향곡 41번 에서 따오기도 했지만. 나중엔 ‘바위’로 바꾸었다.

내 블로그에 첫 댓글을 달아준 이웃님은 ‘소리울’ 님이었다. 격려를 해주셔서 나도 그분이 계신 남해 창선까지 두 번이나 다녀왔다. 덤으로 ‘봉쥬르’ 님도 만났고. 뿐만 아니라 고향 분이신 ‘아름다운’ 님과도 만났고, 지금은 작고하신 ‘무무’님과도 반가운 만남을 가졌었다.

그뿐인가. 김포 대곳 사시는 ‘노당’님과는 두 번씩이나 한 잔하는 기회를 가졌고, 조블에서 제일 멋진 이웃 ‘데레사’ 님과도 만나는 즐거움을 가졌다. 작년엔 조블을 살리자고 ‘오병규’ 님을 비롯한 ‘좋은날’ 님, ‘순이’님 등 많은 분들과의 교류도 있었다. 블로그가 아니면 어찌 일흔이 넘은 늙은이가 이런 분들과 만남을 가졌겠는가.

앗차, 하나 더 있다. 작년 봄 일본 홋카이도 사시는 ‘그리움’ 님의 아들이 종로3가에서 음식점을 열었을 때, 몇몇 분들을 더 만날 수 있는 축복을 받았다. ‘해연’ 님과 ‘다사랑’ 님 등. 참으로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다만, 미안한 건 혼자서 소주 두 병은 반드시 책임졌으니까.

앞으로 위블도 전의 조블처럼 이웃님들과의 아기자기한 광장을 마련해줄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소망한다.

3 Comments

  1. 바위

    2016년 4월 25일 at 9:04 오후

    글을 잘 못 올렸습니다.
    ‘아름다운’ 님과는 만난 게 아니라 댓글만 주고받았습니다.
    죄송합니다.

  2. 데레사

    2016년 4월 25일 at 10:05 오후

    참 좋은분들이었죠.
    모두들 얼른 위블입성을 하셔야 할텐데
    기다릴려니 목 빠집니다.

    • 바위

      2016년 4월 26일 at 11:50 오전

      데레사님,
      제 소망도 그분들이 돌아왔으면 하는 겁니다.
      위블도 앞으로 조블처럼 바뀌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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