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산에서 우정을 꽃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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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마지막 날, 고교 동창 친구들과 중랑구에 있는 봉화산을 다녀왔다.

서울에 사는 고교 동창들 모임에 산악회가 있다. 젊은 시절엔 이름 있는 산에도 갔었지만 나이도 있고 하니 서울근교의 완만한 산을 찾아 다닌다. 대개 10여 명이 매주 화요일이면 눈, 비가 와도 빠짐없이 다니고 있다. 그 동안 같이 가자고 몇 번 권유를 받았지만 동참을 못 했는데 이번 산행부터 같이 하기로 했다.

오전 10시 반에 지하철 6호선 종점인 봉화산역에서 만났다. 역 가까운 거리에 얕으막한 봉화산이 있었다. 이날 아홉 명이 참가했다. 친구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산을 올랐다. 둘레길이 잘 닦여 있고 깔딱고개도 없어 쉽게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싱그런 숲길을 걷다 보니 밤나무도 보이고 유명한 먹골배 밭도 있었다. 한 시간쯤 걷다가 쉼터가 있어 쉬어 가기로 했다. 친구들은 배낭 속에서 커피도 꺼내고 과자 등 먹거리를 꺼내놨다. 나도 아내가 준비해 준 오이를 친구들과 나누어 먹었다. 친구들은 군대 이야기, 먼저 세상을 뜬 친구들 이야기까지 화제에 올리며 지난 시절들을 회상했다. 같이 중, 고등학교 6년 간을 함께하지 않았다면 그런 공감하는 이야기들은 나누지 못 했으리라.

서로의 이름들을 부르며 큰 소리로 웃고 떠들기도 한 정겨운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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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산 정상에서 고향 친구를 만났다. 그곳에서 커피나 음료수를 팔고 있었는데 동행한 친구의 중학교 동창이기도 했다. 그 친구는 우리와 다른 중학교를 나왔다.

고향 친구는 우리에게 식혜 한 잔씩을 돌렸다. 그러자 한 친구가 나팔을 불어보라고 청했다. 군대에서 트럼펫을 불었다고 한다. 고향 친구는 나팔을 꺼내 조용필이 불렀던 ‘친구’ 한 곡을 유창하게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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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여의 산행을 마치고 먹골역 인근에 있는 돼지갈비집에서 점심을 나누었다. 친구들은 취향대로 맥주나 소주를 마셨다. 나는 여고 교장을 지낸 친구와 소주를 마셨다. 구운 고기보다도 밑반찬으로 나온 천엽이 소주 안주로 더 좋았다. 나중엔 냉면으로 마무리했다.

친구들은 처음 나온 내게 신고식이라며 노래 한 곡을 주문했다. 흥을 돋구느라 내 십팔 번, 조용필이 불렀던 ‘돌아오지 않는 강’을 열창했다.ㅎㅎ

다음 주 화요일엔 지하철 5호선 종점인 마천역에서 만나 남한산성을 걷기로 했다.

봉화산에서 우정을 꽃 피운 즐거운 산행이었다.

 

 

2 Comments

  1. 데레사

    2016년 6월 1일 at 5:25 오후

    잘 하셨어요.
    늘그막의 재미는 역시 옛친구들과의 추억이야기지요.

    • 바위

      2016년 6월 3일 at 12:22 오전

      친구들과의 산행이 즐거웠습니다.
      옛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한 감회도 주었구요.
      뒷풀이는 적당히 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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