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소박이와 명란젓찌개

20160820_141515

오랜 만에 블로그를 찾아왔다. 물론 불볕더위도 한 몫했지만, 아무래도 ‘조블’에서 글 쓰던 것 보다는 애착이 떨어진다.  그 동안 글을 올리기 위해 많은 사진과 자료들을 모았지만, 왠지 기분은 심드렁하다. 해서 오늘도 아내가 운동하러 간 후 집 청소를 끝내고 식탁에 앉았다가 사진 한 장을 찍었다. 냉장고에서 말라비틀어진 오이소박이와 깻잎무침을 섞은  사진이다.

솔직히 오이소박이는 40여 년 전 서울와서 처음 만난 음식이다. 내가 살았던 고향 진주에는 오이소박이란 음식이 없었다. 오이로 만든 음식이래야 오이냉국이나 오이무침 정도였다. 그러다가 20대 후반에 서울와서 오이소박이를 만났지만 별로였다. 하지만 부산 태생인 아내는 오이소박이를 좋아했다. 하여 기껏 만들었지만 내가 좋아하질 않으니 아내 혼자 먹기엔 역부족이이라. 늘 냉장고엔 먹다가 시든 오이소박이가 눈길을 모은다.

내가 서울와서 처음 만난 음식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양념게장도 있지만, 그건 내가 엄청 좋아한다. 삼겹살구이도 마찬가지다. 70년대 초반, 내 고향엔 그런 음식이 없었다. 그래도 이젠 간혹 먹곤한다. 하지만, 오이소박이는 아직도 내 입맛을 사로잡진 못 했다.

20160820_141659

아내가 아침에 운동 가며 명란젓찌개를 만들어 놓았다. 지난 월요일부터 사흘 간 속초여행 다녀오면서 사 온 명란젓갈을 찌개로 만들었다. 이건 무척 좋아한다. 물론 명란젓갈도 좋아하지만.

오전에 청소를 마치고 샤워를 끝낸 후 식탁에 앉았다. 땀을 줄줄이 흘렸으니 한 잔해야겠지. 석류주가 떨어져 진작 준비해둔 산딸기주로 바꿨다. 여기에 음악 한 곡. 오늘은 코렐리의 바로크음악을 선택했다. 알비노니와 함께 즐겨 듣는 음악이니까.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 더 무엇을 바랄 것이랴.

4 Comments

  1. 데레사

    2016년 8월 20일 at 5:49 오후

    그래도 위블보다 나은 사이트도 없으니
    여기서 놉니다.
    다음이나 네이버 가봤자 늙은 우리 상대해
    주는 사람도 없고요.

    저역시 서울와서 맛들인 음식들이 많아요.
    이제는 어느게 고항음식이었는지도 가물강술 해
    졌지요.

    • 바위

      2016년 8월 20일 at 9:53 오후

      앗차, 위에 올린 사진을 보니 오이소박이와 깻잎무침을 섞은 것이네요.
      저도 다음에 자릴 마련했지만 그저 그렇습니다.
      이제 시원한 바람불면 열심히 글을 올려야겠지요.
      늘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2. enjel02

    2016년 8월 21일 at 7:25 오전

    내 시원치 못한 글 솜씨나마 더위에 지처
    정말 별로 재미없이 게을러지고 있는 즈음
    바위님 신선한 글을 재미있게 보았어요
    이제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바위

      2016년 8월 23일 at 1:25 오전

      감사합니다. 엔젤님.
      시원찮은 글을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앞으론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