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회와 한나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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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동창 여섯 명이 매월 모임을 갖고 있다. 지난 10월엔 충무로 3가 참치집에서 모임을 가졌고, 11월엔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모이기로 했다.

지난 24일, 날씨가 제법 찼지만 낮 12시 30분에 수산시장 신관에서 만났다. 이날은 요즘 제철인 방어회를 맛보기 위해서 였다. 한 집을 골라 방어 4kg을 키로당 2만 원에 샀다. 여기에 농어 한 마리도 끼워넣었다. 아직도 수산시장은 신관으로 옮긴 점포가 구관보다 훨씬 적었다. 언제 쯤에나 전부 이동할 건가. 그러다 보니 신관이 무척 썰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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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 떤 분이 소개해준 식당으로 갔다. 친절한 사장님은 특별히 방을 마련해 주었다. 하여 우리는 고향 사투리로 웃고 떠들며 마음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가 있었다.

살아 있는 방어를 횟감으로 써서인지 살은 연하고 탄력이 있었다. 뒷맛이 달착지근하기까지 해서 우리는 소줏잔을 쉽게 비워나갔다. 서빙하는 분에게 사례를 했더니 묵은지 쌈까지 가져다 주어 겨자간장이나 초고추장이 아닌 묵은지로 방어회를 맛았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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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머리는 바싹하게 구워주었다. ‘어두일미’라더니 대구머리 만큼은 아니어도 푸짐한 머릿살을 즐길 수가 있었다.

이때 쯤 친구들과 주거니 받거니 하다보니 의외로 주기가 빨리 올랐다. 그래서 뒤에 나온 매운탕은 손도 대지 못했고, 사진도 찍을 수가 없었다.

친구들과 헤어져 노량진 역에서 집에까지 택시를 타긴 했는데 기억이 오락가락이었다. 대낮부터 너무 과음한 탓이었을까.

12월엔 성탄절을 지나 영등포구청 역 부근 복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동창회 송년모임이 12월 16일에 있어서다. 어쨌거나 친구들과 함께한 즐거운 만남이었다. 한 친구의 말처럼 일흔 넘어 아프지 않고 친구들과 만나 소주를 나눈다는 게 엄청난 축복이라고 했다.

그래, 친구들아!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고 즐거운 날들 보내길 기원한다.

2 Comments

  1. 데레사

    2016년 11월 25일 at 10:23 오후

    방어회가 맛있지요?
    건강하게 다음 약속에도 다 모이시길
    바랍니다.

    • 바위

      2016년 11월 28일 at 2:42 오후

      방어회가 엄청 신선하고 맛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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