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가 울창한 아차산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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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화요산행에서 광진구에 있는 아차산을 걸었다.

‘아차산’엔 세 가지의 전설이 있다고 한다. 그 중 하나는 조선 명종 때 점쟁이 홍계관에 관한 전설이다. 홍게관이 용한 점쟁이란 소식을 들은 명종이 궁으로 불렀다. 명종은 작은 함 하나를 꺼내놓고 그 안에 무엇이 들었느냐고 물었다. 맞히면 후한 상을 내리고 틀리면 목숨을 취하겠다는 조건이었다.

홍계관이 쥐가 들어 있다고 말하자 명종은 다시 몇 마리냐고 물었다. 세 마리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함 속에는 두 마리의 쥐가 들어 있었다. 홍계관을 참수하라고 명했고 지금의 아차산에 형장이 차려졌다. 홍계관이 끌려 나간 후 명종이 암컷 쥐의 배를 갈라보니 새끼가 한 마리 들어 있었다. 명종은 급히 사람을 보내 참수를 중지하고 홍계관을 데려오라고 했다.

홍게관이 자신의 운명을 점쳐보니 살아날 꾀였다. 집행관에게 잠시 시간을 달라고 하자 죽을 사람의 소원이니 그러마고 했다. 그때 파발말이 달려오며 “사형을 멈추라”고 고함쳤다. 그러나 집행관은 이 소리를 듣지 못하고 빨리 참수하라는 닥달로 생각하고는 단칼에 홍게관의 목을 쳤다. 뒤늦게 잘못을 안 집행관이 ‘아차’했지만 끝이었단다. 그래서 그 산 이름이 아차산이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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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은 길이 가파르지 않아 산행하기에 제격이었다. 한쪽으로는 한강을 끼고 있어 바람이 불었지만 날씨가 따스해서인지 이마에선 땀이 흘렀다.

우리는 ‘긴골’이란 길을 따라 두 시간여 걸었다. 이날은 다섯 명이 참여해서 단출했지만 친구들과 정담을 나누며 걷기엔 딱이었다. 간이휴게소에서 커피와 과자, 땅콩도 나누어 먹고.

아차산의 특징은 우림한 소나무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애국가에 ‘남산 위의 저 소나무…’하는 구절이 있지만, 남산에서 보기 힘든 소나무를 아차산에선 숱하게 볼 수 있었다. 초겨울이어서 썰렁했지만 꽃 피는 봄에 온다면 절경을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산주는 산 아래 중곡동 길목의 한 식당에서 마셨다. 돼지고기 두루치기와 육개장백반을 안주 삼아 소주 일 잔으로 흥겨운 뒷풀이를 했다. 아쉬운 건 마시는데 집중하다가 사진촬영을 깜박하고 말았다. ㅎㅎ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나눈 산행이었다.

4 Comments

  1. 데레사

    2016년 11월 30일 at 2:56 오후

    아차산읕 여러번 올랐지만 그 이름의
    유래는 몰랐어요.
    이래서 늘 배웁니다.
    고마워요.

    • 바위

      2016년 12월 1일 at 12:53 오후

      아차산의 유래는 이 글을 올리면서 알았습니다.
      나이 많은 사람들도 쉽게 산행을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2. journeyman

    2016년 11월 30일 at 4:45 오후

    야사는 언제 들어도 재미있습니다.
    저도 근시일 내에 아차산에 올라봐야겠습니다.

    • 바위

      2016년 12월 1일 at 12:51 오후

      아차산은 처음 올랐지만 산행하기 좋은 산이었습니다.
      산이 험하지도 않고 굴곡도 적어 편안하게 다녀왔습니다.
      저도 야사는 이번에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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