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서 만난 생선초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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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현충일에 강원도 속초엘 다녀왔다. 그런데 제목과 맞지 않게 웬 찔레꽃이냐고 의아해 하실 것이다. 거긴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초밥 대신 꽃을 올린 사연을 말이다. 제 얘길 들어보세요. ㅎㅎ

며칠 전부터 동네 사는 지인 여덟 분과(저까지 아홉) 강원도 속초에 가기로 약속을 했다. 그것도 현충일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날이라야 쉴 수 있는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여 그날 오전 7시에 우리 일행은 연희동을 출발했다. 그 중 잘 챙기는 사람이 가져온 ‘연희김밥’ 몇 줄을 갖고 가평휴게소에서 우동을 시켜 아침까지 든든히 먹었다.

남춘천을 지나 홍천지역을 통과하는데 내 휴대폰에 연락이 왔다. 전화번호를 보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발신자의 말인즉슨  어제 약속대로 되냐는 이야기였다. 무조건 된다고 했다. 하지만 휴대폰을 끊고나니 난감한 생각이 들었다. 이걸 어떡하나. 어제 낮의 생각이 떠올랐다.

전날 점심식사를 어쨌던 거하게 했다. 그것도 충무로 명보극장 인근 참치 집에서 말이다. 지인과 둘이서 즐거운 오찬을 나눈 것까진 좋은데 술김에 내가 내일 속초 놀러간단 얘기를 해버렸다. 그랬더니 지인 왈, 속초가면 좋은 젓갈 집과 초밥 집이 있다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그것도 이북하고도 함경남도 토박이들이 하는 집이라고 했다. 술김에 무조건 그 집에 간다고 했더니 내게 전화번호를 찍어주었다. 그러고도 다시 확인 전화가 온 것이었다.

어쨌거나 속초에 가서 중앙시장에 들러 지인들과 젓갈을 샀다. 아내가 가자미식해를 워낙 좋아해서 명란젓과 함께샀다. 그런데 초밥 집이 문제였다. 애당초 계획은 속초에서 젓갈만 사고 주문진까지 가서 생선회를 먹기로 했다. 하지만 인근 초밥 집에 본의 아니게 예약을 해버렸으니 어쩌랴.

모임의 총무에게 양해를 구했다. 덕분에 다대수가 초밥을 먹자고 했다. 젓갈 집 사장의 안내로 갔더니 작은 가게였는데 다른 손님은 안 받고 준비를 해놓았다. 초밥 8개에 만 원이었지만 지인의 소개 덕분에 우리는 10개에 만 원을 주고 먹었다. 초밥과 된장국 맛이 뛰어났다. 그래도 한 사람이 가져왔다며 양주 한 병을 꺼냈다. 한 잔씩 마시면서 오해도 풀렸지만 끝내 그 음식들을 사진으로 남길 수가 없었다. 미안한 마음인데 어떻게 휴대폰을 댈 수 있으랴.

그 자리를 마치고 주문진까지 가는 계획을 취소했다. 대신 초밥 집 주인장의 소개로 인근 장사항에서 생선회를 먹었다. 참고로 초밥 집 주인장은 강원도청이 인정해준 장인이었다. 부친이 함남 단천군 출신으로 실향민 2세였다.

하지만, 억지로 친구들을 데려갔기에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했다.

2 Comments

  1. 데레사

    2017년 6월 8일 at 8:36 오전

    ㅎㅎ
    좀 난감했겠습니다.
    그래도 장인의 음식을 먹었으니 후회는 없겠지요?
    장사항의 생선회도 나쁘진 않았을테고요.
    사진 없어도 그 음식들이 상상이 됩니다.

    • 바위

      2017년 6월 9일 at 12:09 오전

      그래도 맛있는 초밥을 먹었지요.
      주인장의 부친이 함경남도 단천 출신인데 참 좋았습니다.
      다음에 속초 가면 꼭 들릴 생각입니다.
      명태회도 있었는데 3천 원이더라구요.
      그것 역시 다음으로 미루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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