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글쓰기도 어렵다. 오늘도 우여곡절 끝에 또 글을 쓴다.

엊그제 유투브를 검색하다가 뜻하지 않은 노래를 만났다. 이태리 작곡가 스테파노 도나우디( Stefano Donaudy, 1879~1925)가 작곡한 노래 ‘아름다운 그대 모습(Vaghissima Sembianza)을 만나 것이다. 그 듣는 순간 옛 추억이 떠올랐다.

그때가 1970년대 초반이었을 터이다. 고향 진주에서 죽치고 있을 때, 지인의 소개로 만난 분이 S여상 음악선생이었던 H선생이었다. 그분은 내 고교 1년 선배의 형이었는데, 미션계통 학교에서 음악선생으로 있었다. 그때만 해도 교회 다니는 사람이 술을 먹으면 손가락질을 받곤했다. 하지만 H선생은 전혀 개의치 않았던 걸로 기억된다.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H선생은 지역에서 몇 차례의 발표회를 가졌었다. 그때마다 빠짐없이 레파토리에 올렸던 게 도나우디가 작곡한 가곡 ‘아름다운 그대 모습’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좋게 말해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닮았다고 해야 하나. 어쨌던 당시의 지역사회에서 그 분의 노래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었다.

이 노래의 작곡자 도나우디는 이탈리아 시칠리 팔레르모에서 프랑스계 아버지와 이탈리아계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했다. 팔레르모음악원에서 작곡을 공부했고 나폴리에서 작곡과 후진양성에 힘썼다.

노래의 가사는 이렇다.

오, 아름다운 얼굴 그 옛날 나의 사랑  /  그 누가 그려낼까 그대와 매우 닮게

널 보고 말해 보리라  / 그 옛날 추억이여 //

그리운 그대 생각 내 맘에 일어나네 / 정열에 불타 올라  희망은 살아나네

사랑의 행복, 그대의 고운 / 음성만을 바라지 않으리 //

더 이상 바라지 않으리 / 언제나 말이 없는 그녀에게.

엔리코 카루소의 노래로 이 곡을 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