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그 시절이 참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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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중반 TV도 없던 시절에 라디오는 서민들의 유일한 안식처였다.

밤마다 나오는 라디오 드라마를 듣기 위해 동네 아낙네들이 라디오 있는 집 마루에 모여 들었다.

가히 요즘의 TV 드라마를 능가하는 인기였다.

그때 성우 구민, 고은정씨가 라디오를 주름잡았고, 오승룡씨의 ‘오발탄’ 역시 세태를 꼬집는 풍자로 사람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었다.

 

그때 밤 12시면 KBS 라디오에서 구성진 트럼펫이 밤하늘을 수놓았었다.

버트 캠퍼트(Bert Kaempfert) 악단이 연주하는 ‘욕망의 블루스(The Aim of my Desires)’였다.

그 시간은 청취자들의 사연도 소개하고, 희망곡도 보내주던 프로그램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여담 한마디-.

이 ‘욕망의 블루스’를 구하기 위해 무진 애를 썼건만 도저히 구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 2007년 6월 어느 날 신촌 모 레코드 가게에서 주인과 이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어떤 분이 내 얘기를 듣고 사무실 주소를 묻고는 몇 시간 후 퀵 편으로 버트 캠퍼트 디스크 한 장을 보내왔다. 또 다른 CD 한 장과 함께-.

지금 그 CD를 듣고 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당시 고전음악에 푹~ 빠져있던 내게 또 다른 음악의 세계를 열어준 것이 ‘Brothers Four’의 노래들이었다.

‘Greenfields’는 말할 것도 없고 ‘The Green Leaves of Summer’는 긴 여운을 남겨주는 아름다운 곡들이었다.

참, 그러고 보니 빌리본 악단의 ‘언덕 위의 포장마차’나 니코 피덴코의 ‘What a sky’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멋진 곡들이었다.

영화음악 ‘가방을 든 여자’나 ‘부베의 연인’도. 닐 시다카의 ‘You mean everything to me’는 또 어떻고-.

 

아무튼 음악은 참 좋다.

그리고 왠지 그 시절이 참 그립다.

설령 외롭고 배고팠을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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