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석 대장 위령제 *-

박영석대장위령제…1일부터서울서추모

히말라야안나푸르나에서실종된박영석대장과신동민,강기석대원에대한수색작업이일단중단됐다.대한산악연맹관계자는29일"수색작업이어제부로중단됐으며이를박대장등의가족에게통보했다"고밝혔다.이후추가수색여부는이인정대한산악연맹회장이29일낮카트만두에도착해실종자가족들과협의하고현지사고대책반의의견등을종합적으로들은뒤결정할것으로보인다./사진=연합뉴스

’박영석원정대’가족4,200m베이스캠프서위령제

히말라야안나푸르나에서실종된박영석대장과신동민,강기석대원을위한위령제가30일오전(카트만두현지시각)해발4,200m의베이스캠프에서열렸다.또박대장일행에대한국내위령제가내달1일부터사흘간서울대병원영안실에서산악인장으로엄수될예정이다.

대한산악연맹은“이인정연맹회장과탐험대가족등8명이30일오전카트만두에서헬리콥터2대에나눠타고떠나사고현장주변을돌아본뒤베이스캠프에서위령제를지냈다”고밝혔다.베이스캠프에있는돌탑앞에서거행된위령제는서울에서준비해온막걸리와사과,배등을실종자사진앞에놓고참석자들이술을따르고절을지내는형식으로30분가량진행됐다.

위령제에는이회장과실종자가족등8명를비롯해박대장과함께탐험에나섰던기존대원2명,사고대책반의김재봉산악연맹전무이사,김재수대장등2차수색대원등이참가했다.앞서연맹은전날수색작업현장의기상악화등을고려해올해수색은종결했다며내년이후에도수색을계속할것이라고밝힌바있다.

수색현장에는눈이오고돌이떨어지는등작업여건이계속나빠져2차사고우려가제기된것으로전해졌다.연맹관계자는이날카트만두에서한언론브리핑을통해“박대장일행에대한국내위령제가다음날1일부터사흘간서울대병원에서산악인장으로엄수될예정”이라며“현재카트만두에서영정을만들고있다”고밝혔다.

이관계자는이어“이회장과실종자가족,김대수대장등이31일모두귀국할예정이고카트만두에는연맹관계자등4~5명이남아짐을정리할것”이라고설명했다.그러면서“카트만두의한사찰에서30일오후박대장일행을기리는위령제를조촐하게지낼것”이라고밝혔으나“실종자가족은아직도희망을끈을놓지않고있다”고덧붙였다.

최초’산악인의장(葬)’

히말라야안나푸르나에서’코리안루트’를개척하다지난18일실종된고(故)박영석대장과신동민,강기석대원에대한합동영결식이처음으로’산악인의장’으로치러진다.대한산악연맹은30일故박영석대장과신동민,강기석대원이한국산악계에미친영향과국민의애도물결등을고려해대한민국의산악관련단체가모두참여하는’산악인의장’으로치른다고밝혔다.

산악인으로서치를수있는가장높은단계의장례식인’산악인의장’이치러지는것은이번이처음이다.박영석탐험대의분향소는11월1일오후5시부터서울대병원장례식장1호에마련되며합동영결식은3일오전10시에엄수된다.

영결식은대한산악연맹이인정회장을장례위원장으로하고대한산악연맹,한국산악회,한국대학산악연맹등산악단체와골드윈코리아,LIG손해보험등후원사와동국대학교산악회등각대학산악회등이모두참여한다.대구에연고가있는신동민(대구대),강기석(안동대)대원을위해서는대구에제2분향소가설치될예정이다.산악연맹은대구의제2분향소설치를위해세부사항을조율중이다.

한편,히말라야에서사고가발생해시신이발견되지않았을경우탐험대원들의유품을태우는’천도재’를카트만두현지의사찰에서진행하는것이보통이지만이번장례에서는유품을태우지않고유가족의품에돌려보낼예정이다.이에따라이번분향소에는유골함이나유품함없이영정사진만놓이게된다.

박영석과함께실종된두젊은대원은누구

히말라야안나푸르나에서실종된박영석대장(오른쪽부터)과강기석,신동민대원이지난2009년에베레스트원정길에서밝게웃으며기념촬영을하고있다.박영석원정대는지난18일’가스,낙석이많아서하산한다’는교신을마지막으로실종됐다./연합뉴스

히말라야안나푸르나에서박영석(48)대장과함께실종된강기석(33),신동민(37)대원은세계에서가장어려운암벽에’코리안루트’를개척한젊은산악인들이다.강대원과신대원은2009년5월20일오후3시(한국시간오후6시15분)박영석대장과함께세계최고봉에베레스트(8,848m)의남서벽과서릉을따라등정했다.

종전에누구도밟은적이없는이난벽등반로에는’코리안루트’또는’박영석루트’라는명예로운이름이붙었다.에베레스트남서벽을넘어서릉을통해에베레스트에등정한것은1982년러시아팀외에는없었고서릉등반도1978년유고팀을포함해두차례밖에없었다.너무나도험난한길이라서유고팀은하산하는과정에서정상에오른대원들이모두사망하는비극을겪었다.

박대장은1991년과1993년,2007년에베레스트남서벽에도전했으나모두실패했다.첫번째는추락해크게다쳤고두번째는두대원이다쳤고,2007년신루트도전때는눈사태를만난두대원이숨지고말았다.박대장과함께산악사에두드러진족적을남긴신대원과강대원의다음행선지는에베레스트남서벽,로체남벽과함께’세계3대난벽’으로불리는안나푸르나남벽이었다.

역시박영석대장과함께원정대를꾸린신대원과강대원이안나푸르나남벽에처음도전한것은작년4월이었지만실패로막을내렸다.강대원은전진캠프를떠나1캠프를구축하러갔으나낙석으로오른쪽무릎이10㎝가량찢어지고인대가파열되는중상을입어카트만두로후송됐다.

원정대는5월까지장비와식량을정비하고등정을위한적기를기다렸으나하루도거르지않고내리는눈과눈사태위험때문에철수하고말았다.이들대원은작년에겪은신난한등반에굴하지않고박대장과함께이번에안나푸르나남벽을재도전하다가변을당했다.

박영석원정대를후원한노스페이스는이번등반이’알파인스타일’로시도된다며등반전에그의미를크게부각했다.알파인스타일캠프를점차건설해가며정해진능선을따라오르는방식이아니라자신의식량과침낭,장비등을스스로짊어지고떠나는자급자족방식의등반을의미한다.
꼭대기에오르는결과를중시하는’등정주의(登頂主義)’가아닌험한길을선택해오르는과정에의미를두는’등로주의(登路主義)’를지향하는등반으로도받아들여진다.신동민대원은185㎝가넘는키에무척이나힘이세‘괴력의사나이’로불렸으며박영석원정대가에베레스트를남서벽으로등정할때도선두에섰다.

최고의등반가로꼽히는박대장은신대원에대해“8,000m위에서똑같은속도로하켄을박으며등반하는사람을지금까지본적이없다”고혀를내둘렀다.

신대원은아내와세자녀을두고있다.

강기석대원도그에못지않은끈기덕분에’차돌같은사나이’로불리며막내로서궂은일을도맡아해왔다.한국산서회(山書會)회원으로활동하며학술에도관심을뒀으며등산용품업체직원으로일하면서개인등반을위해휴직해이번등반에나섰다.강기석대원은미혼이었다.국내산악계에서는한국에서산악정신을제대로고취할차세대주자들을잃었다는슬픈얘기가흘러나오고있다.

이인정산악연맹회장"산이박영석대장불러"

“세계산악인들,그랜드슬램이룬박대장인정”

“박영석대장은산에갔다온뒤늘’이젠그만가겠다’고말했지만산이그를기다리고있었다.”
히말라야안나푸르나등정에나섰다가지난18일신동민과강기석대원과함께실종된박대장일행의구조ㆍ수색작업을총괄지휘하는이인정대한산악연맹회장은29일올해수색작업은종결했다고밝히며자신과박대장에얽힌사연을들려줬다.

수색작업상황을파악하고실종자가족을위로하고자이날네팔수도카트만두에날아온이회장은가족들을위로한뒤카트만두에있는게스트하우스’빌라에베레스트’에서언론인터뷰를했다.그는이자리에서“마음이진정되지않아약을먹고있다”며“20일전박대장과만나밥도먹고위스키도마시며’잘다녀오라’고인사했는데…”라며말끝을흐렸다.

박대장이대학후배로그의연애시절부터알고지내왔다는이회장은“걔는산에못가게하면죽는다.죽음으로써살아난것이다”라고눈시울을붉혔다.그러면서“그동안수색해도아무것도발견하지못한상태에서’이제는어렵겠구나’라고하는생각이든다”면서“하지만찾을때까지내년이후에도계속수색할것”이라고강조했다.

또“박대장사고때문에난평생괴로운심정으로살아야할처지”라며“수십년전내가히말라야마나슬루(해발8,156m)등정에네번째로도전해성공한것을보고그친구가우리학교에들어왔다”고도했다.그러면서박대장이결코유명세를타려고산에다닌것은절대아니라며그는산에갈때마다산의신(神)에게감사를드렸다고회상했다.

이어“박대장은모교석좌교수지만그동안대중앞에서나서지않은것은산이자신을살렸기때문에자신이살아있다는겸손한태도를지니고있었기때문”이라고도했다.박대장이세계산악역사에서차지하는위치에대한질문에는“최근열린세계산악연맹회의에참석했더니세계적으로유명한산악인들이한결같이박대장에게관심을표명했다”면서박대장은히말라야14좌와3극점,7대륙최고봉을등정하거나답사해’그랜드슬램’을이룬세계적인산악인이라고평가했다.

이회장은박대장이선후배간에인정있고의리있게지냈다면서최근엔재단을만들어어려운가정의학생들에게장학금을줬다고했다.그는“그동안수색해온대원들에게모레까지철수하라고명령했다”며“올해수색은종결하고눈물을흘리며철수하겠지만내년이후에도계속수색할것”이라고힘줘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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