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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금강송 세계유산 추진…명승 문화재 불영계곡과 함께 신청키로

‘소나무와 잣나무는 모든 나무의 장(長)인데, 듣기에 근래 백성들이 때를 가리지 않고 소나무를 많이 벤다하여 차후부터는 이유 없이 소나무 베는 것을 엄하게 금한다.’ 고려실록에 나오는 고려 현종 때 기록이다.


‘전쟁용 선박은 한나라의 중요한 장비인데, 소나무를 쓰지 않으면 안 되고 그러한 소나무는 수십년 자라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다. 앞으로 소나무 이용을 엄하게 제한하고 기존의 송림을 잘 보호하도록 할 것이며, 법을 어긴 자는 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조선왕조실록에 나오는 세종원년의 기록이다.


소나무 중의 소나무, 기개와 절개, 장수를 상징하는 우리 민족의 대표적 소나무인 울진 소광리 금강송(金剛松)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됐다.

울진 금강송 세계유산등록추진위원회는 출범 선언식을 갖고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 인근에 있는 국가지정 문화재 명승 6호인 불영사 계곡과 함께 세계자연유산으로, 금강송이 우리 민족의 삶속에 차지하는 정신적인 부분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즉 세계복합유산으로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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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

울진 소광리의 금강송은 어떤 나무인가? 우선 지난 2000년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ꡐ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숲ꡑ부문 대상을 수상하면서 금강송의 존재와 중요성을 세상에 확실히 알렸다. 금강송은 나무줄기가 곧고 재질이 뛰어나며, 수관이 좁고 곁가지는 가늘고 짧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 수피의 색깔은 아래쪽이 회갈색이고 위쪽은 황적색을 띤다. 나이테는 균등하고 좁으며, 나무의 결은 곧고 황적색을 띤 심재(心材)부가 일반 소나무보다 훨씬 넓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반면 변재부는 매우 좁다. 줄기의 윗부분은 껍질이 얇고 붉은색을 띠며 아랫쪽은 회갈색에 거북등처럼 육각형으로 갈라진 것도 또 다른 특징이다.


울진 소광리 일대 금강송 군락지는 1959년 국내 유일의 육종림으로 지정되었으며, 1981년 소나무 유전자 보호림으로, 1985년엔 천연보호림에서 2001년엔 산림유전자원 보호림으로 지정돼 국가적으로 보호받고 있다. 90년대 후반까지 일반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가 1998년 말 비로소 세상에 그 존재를 알렸다.


소광리 산림유전자원보호림 내의 금강소나무의 형질은 아주 우수하며, 수령은 10~500년이고, 평균 수령은 60년 최고수령은 500년이 넘었다. 나무높이는 8m에서 최고 35m에 이른다. 경북 북부와 강원도에 자라고 있는 금강송은 자연경관으로서 뿐만 아니라 건축재, 송이생산, 조선재, 공예재, 임산연료, 문화적 소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으며 그 가치는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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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송 군락지 탐방로 올라가는 길이다.

금강송, 또는 소나무의 자연적, 경관적 부분 못지않게 우리 민족의 정신적, 가치적 부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한국갤럽에서 전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1,509명을 대상으로 2006년 6월 우리의 문화, 역사, 사회생활 등 각 분야에서 특징적으로 꼽을 수 있는 100대 민족문화상징에 대한 여론조사를 했다. 그 결과 동식물 분야에서 소나무, 진돗개, 호랑이, 한우 등 4개가 선정됐다. 100대 분야 중에 나무로는 유일하게 소나무가 선정됐다. 그만큼 소나무는 우리의 의식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그 전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2003년 6월에 분야별 선호도 조사에서 소나무 43.8%, 은행나무 4.4%, 단풍나무 3.6%, 벚나무 3.4%, 느티나무 2.8% 순이었다. 91년, 97년, 2001년에도 58.7%의 압도적인 지지로 우리나라 대표 수종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다. 우리나라 지명 가운데 ‘송’자가 들어간 곳이 724곳이나 된다. 반송, 송정, 송학 등 전국 어디서나 송자가 들어가 지명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소나무도 전국에 40그루나 된다. 대표적인 소나무가 세조로부터 정2품 벼슬을 받은 속리산의 정이품송, 사람처럼 토지를 소유하여 해마다 재산세와 방위세를 납부하는 경묵 예천군 석평마을의 석송령 등이 있다.

소나무는 한민족과 생사고락을 같이 해왔으며, 한자로도 모든 나무의 으뜸이라는 뜻으로 송(松)자를 쓴다. 나무 목(木)자 옆에 벼슬이나 존칭을 쓸 때 사용하는 공(公)을 붙여 소나무를 대접했다.


으뜸나무로서 소나무는 우주목으로서의 역할도 한다. 사찰의 산신각, 삼성각에 있는 산신도를 보면 백발노인인 산신과 함께 꼭 소나무가 등장한다. 산신에게 복을 구하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소나무가 했다. 또 십장생도와 같이 장수의 상징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정이품송과 같이 인격체로서도 대접받는다. 애국가에 나오는 소나무와 같이 기개를 나타낸다. 탈속과 풍류의 상징으로 소나무를 나타내기도 한다.


소나무는 우리의 삶과 항상 같이 했다. 소나무로 지은 집에서 태어나 금줄에 생솔가지를 꽂아 아이의 탄생을 알렸고, 소나무에서 송기, 송홧가루, 송이 등속의 먹을거리와 솔가지, 마른솔잎, 관솔로 뗄감을 삼아 소나무 그늘 속에 살다가 소나무 관에 담겨져 이승을 떠날 때까지 늘 이웃하며 살아왔다. 무덤가에도 소나무를 심어 저승의 삶을 굽어보게까지 했다. 가히 ‘요람에서 무덤까지’다. 소나무는 소나무 자체의 경관적, 자연적 가치뿐 아니라 문화적, 가치적 관점에서도 불가분의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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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끈한 소나무들이 여기저기 늘려있다.

그 소나무 중에서도 으뜸인 곳이 울진 금강송이다. 금강송 유전자원보호림 입구에 있는 울진 국유림관리소 부설 탐방안내소 생태해설가들이 상주한다. 그곳엔 넓직한 주차장도 있다. 평일엔 30대, 주말엔 100대 정도의 차들이 몰린다고 한다.


금강송 군락지로 들어섰다. 임도가 잘 닦여져 있었다. 금강송 군락을 쳐다보니 끝이 없었다. 총 2,274㏊라고 했다. 어느 정도의 면적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여의도 면적을 89만평으로 치면 8배가량 되는 넓이다. 어마어마한 면적이다. 걸어가자마자 좌우로 쭉쭉 뻗은 금강송들이 자태를 자랑하는 듯했다. 한 50m쯤 올라가자 임도 바로 옆에 우뚝 솟은 한 그루가 눈에 들어왔다. 82년 조사에서 500년 됐다고 했다. 그러면 지금 527년쯤 됐나.


동행한 김원동 해설가가 "1480년 성종 9년에 심은 것으로 추정한다"며 "못난 자식이 효자짓 한다는 뜻과 마찬가지로 등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켜 아직 살아있다"고 했다. 임영수 세계유산추진위원장이 "일제 시대 때나 그 이전에 구불구불하고 볼품없고 목재가치도 없어 내버려 둔 게 아직까지 이렇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엔 못 생겼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가장 오래된 나무로 조금 굽은 게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세월의 흐름만큼이나 미끈하게 잘 빠진 줄기를 뽐내는 듯했다.


조금 더 올라가니 가파른 언덕 위에 500년 된 못생긴 금강송이 있었다. 가지 끝자락만 보였다. 수백 년 금강송은 못생긴 게 아니라 모두 아름다웠다. 중간 중간에 오솔길 같은 탐방로가 있었으나 숲해설가는 의도한 탐방로가 있는 듯 계속 나아갔다.


한 시간쯤 걸었을까. 임도와는 조금 떨어져 잘 보이지 않았지만 뭔가 다른 게 있는 듯했다. 금강송과 참나무의 공생목이었다. 같은 수종끼리 연리목은 봤지만 참나무와 금강송이 가지를 엮어가며 수십 년 간 공생하고 있었다. 120년 된 금강송과 80년 된 떡갈나무라 했다. 금강송이 자라면서 수십 년 뒤 나온 참나무를 감싸 안으며 자란 모습이다. 다른 수종이 저렇게 아름답게 공생하는 모습이 신기하고 특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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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광리 황장봉계표석 안내판.

이곳의 피톤치드는 다른 지역보다 훨씬 높다. 피톤치드 효과는 이미 많은 임상실험을 통해 검증된 바 있다. 소나무의 피톤치드는 다른 숲보다 3~4배 이상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공기의 감촉과 폐로 들어가는 느낌이 훨씬 부드러운 듯했다. 상쾌했다.


금강송의 가격에 궁금증이 생겼다. ꡒ30m 정도 크기의 금강송은 가격은 얼마나 합니까?ꡓ ꡒ그 정도 크기면 운송비만 1,000만원 정도 할 겁니다.ꡓ운송비만 1,000만원이면 나무 값은? ‘잘 키우면 돈 될 것 같다’는 느낌이다.


탐방안내소로 다시 돌아왔다. 숲에 관해서 이런저넌 얘기들을 나누며 약 1시간40분쯤 걸었다. 정상 걸음으로 1시간30분 거리라고 했다. 임도와 917번 지방도를 타고 10여분 내려왔다. 경북에서 처음 발견된 소광리황장봉계 표석이 나왔다. 조선 숙종 6년에 금산(禁山) 표시로 새겨진 것이며, ꡐ黃腸封界 地命 生達峴 安一王山 大里 堂城 山直命吉(황장봉계 지명 생달현 안일왕산 대리 당성 산직명길)이라 쓰여 있다. 그 뜻은 황장목의 봉계지역을 생달현, 안일왕산, 대리, 당성의 네 지역을 주위로 하고, 이를 명길이란 산지기로 하여 관리하게 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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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광리에 있는 황장봉계표석. 내용은 위 안내판에 설명되어 있다.

조선 성종 때는 경국대전에 송목금벌 조항을 마련하여 소나무 벌채를 규제하고 위반 시 곤장 100대의 중형으로 다스릴 만큼 엄벌에 처하기도 했다. 조선시대엔 산림을 국가의 재산으로 소중히 여겼다는 사실을 표석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황장봉계 표석은 1994년 도지정문화재로 지정됐다.


인근엔 국가지정 문화재 명승 6호로 지정된 불영사 계곡 25㎞이 있다. 명승으로 지정될 만큼 자연경관은 어디 내놔도 손색없었고, 어디를 가든지 금강송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한마디로 울진은 금강송 천국이었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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