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산신숭배의 유래, 삼신산(三神山)과 오악(五岳)에 대하여

지리산에 가면 ‘지리산은 삼신산(三神山)의 하나로, 방장산(方丈山)이라 불리며…’라는 안내판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때의 삼신산은 무엇이며, 또 방장산은 무엇이란 말인가? 한반도의 산신산에 대한 유래와 삼신산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삼국시대부터 있어왔던 오악(五岳)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자.

중국의 진수(233~297년)가 지은 《삼국지》〈위지동이전〉편에 ‘동이(東夷, 한반도)에는 산과 하천에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으며, 호랑이에게도 제사를 드린다’는 기록이 나온다. 명산숭배사상이다. 산에, 산신에 제사 지내는 풍습은 고대로부터 있어왔던 우리 민족 전통 중의 하나이며, 그 전통은 한반도에 종교가 들어오기 전부터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모든 종교 이전에 우리 민족의식을 지배한 사상이 바로 산과 산신이었던 것이었다. 이 같은 명산숭배는 모든 사회계층을 망라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이후 어떤 종교가 들어와도 이를 지나칠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문화 연구에 있어서도 명산숭배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기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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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방장산으로 불리는 지리산. 지리산은 고대로부터 모든 국가에 걸쳐 아주 중요한 산으로 꼽혔다.

명산숭배사상은 중국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에서 일찌감치 명산숭배사상이 있었다. 그 최초의 기록이 진시황 시절에 나온다. 중국 전설 속에 나오는 상상 속의 세 산인 삼신산에서 자라는 나무의 열매를 먹으면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 하여 진나라 시황제는 사람을 시켜 삼신산 불로초를 찾아오게 했으나 돌아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사실은 역사를 통해 익히 알고 있다.

삼신산은 봉래산(蓬萊山), 방장산(方丈山), 영주산(瀛州山)이다. 삼신산은 무위자연사상인 도교의 영향이며, 그 도교는 신선과 직접 관련돼 있다. 도교에서 하늘의 신선이 지상에 내려와 노니는 곳이라는 전설이 있는 산이 봉래산이다. 영주산, 방장산도 마찬가지로 전설 속의 산이다. 그 중국의 삼신산이 한반도로 전래되어 왔다.

전설 속의 산이 한반도로 와서는 구체적인 산으로 현세화(現世化)됐다. 봉래산은 금강산으로, 방장산은 지리산으로, 영주산은 한라산으로. 바로 그 이름이 지금까지 그대로 불리고 있는 것이다. 각 산에 대한 구체적 전설이나 유래부분에 대해선 다음에 꼭 설명하겠다.

이 삼신산에서 왕의 이름으로 매년 산신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국가적 행사가 고대로부터 전승되어왔다. 우리나라 명산숭배사상의 시발점이 되는 개념이 바로 삼신산이다.

삼국시대 들어서부터 각 국가마다 명산을 지정해 제사를 지냈다. 그 이름이 오악, 사악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 오악도 중국의 전통이다. 중국의 오악은 동악 태산, 서악 화산, 남악 형산, 북악 항산, 중악 숭산이다. 중국 대륙의 동서남북과 중앙에 있는 대표적인 명산들을 오악으로 꼽아 숭배대상으로 삼았다.

삼국을 통일한 신라의 오악은 토함산, 지리산, 계룡산, 태백산, 부악(父岳, 지금의 대구 팔공산) 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는 매년 왕이 직접 주관하는 산신제를 올렸다고 전한다. 산신제는 산의 신성한 정도에 따라 대, 중, 소의 세 가지 규모로 나누어 지냈다. 그 중 가장 높은 단계는 경주를 둘러싸고 있는 오악에 대한 의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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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영주산으로 꼽히는 한라산. 많은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명산이다.

고려시대에 들어서도 산신숭배의식은 변함없이 이어졌다. 다만 고려시대엔 산악숭배의 변종 형태인 풍수지리설이 널리 성행했다. 한반도 풍수지리설이 가장 융성한 시기가 고려시대였다. 고려 태조 왕건은 각 지역 성주와 산천의 음우로 왕조의 창업이 이루어졌다고 판단하여 오악, 명산을 숭배하는 팔관회를 잘 지켜갈 것을 후세 왕들에게 당부하는 기록을 남기기까지 했다. 고려시대에 덕적산(德積山, 경기도 개풍), 백악산(白岳山, 서울 북악산), 송악산(松岳山), 목멱산(木覓山, 서울 남산)에서 매년 봄, 가을에 산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기은(祈恩) 산신제를 올렸다.

조선시대에도 고려의 산악숭배가 그대로 계승되었다. 조선의 산악숭배는 국가수호, 왕조보존, 천재지변의 극복과 관련되어 그 중요성은 이전의 왕조와 비교해서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태조 이성계 때부터 금강산, 지리산, 삼각산(북한산), 묘향산, 오대산 등의 오악이 제사를 지내는 산으로 지정되었다.

조선시대에는 유교가 국교로 지정된 것과 상관없이 산신제 드리는 산을 지리산, 송악산, 삼각산, 비백산(함경도 정평), 치악산, 계룡산, 주불산, 주흘산, 한라산, 감악산, 백두산 등으로 더욱 다양화 했다. 마니산, 태백산, 월출산과 검단산, 국사봉 등의 이름도 제사와 관계가 깊은 산이다.

왕조의 산악숭배와 마찬가지로 민속신앙의 산악숭배도 진산(鎭山)의 성격을 띠고 있는 지역산신에 대한 숭배라는 점에서 동질성이 있다. 지역수호신으로서의 산신은 서낭신과 겹쳐서 마을신으로 섬겨지면서 동신제, 서낭굿, 별신굿, 당상굿 등의 주신이 되어 민간신앙에서 가장 중요한 신으로 받들어졌다. 지역에 따라서 동신제가 곧 산신제로 관념될 정도였다. 민속신앙에서의 산신은 산신령, 산령 등으로 불리고, 때로는 노인이나 호랑이로 관념되기도 한다. 산신령이 흰 수염의 신선모습으로 표현된 것은 신선사상과 관련된 것이다.

이같이 산과 산신에 대한 숭배는 한반도에서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최상층인 왕부터 최하층 계층까지 모든 계층에 그대로 전승되어 한민족의 가슴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우리 고유의 민속사상인 것이다. 그 대상의 산도 전국에 걸쳐 20여개 이상이 된다. 하나하나씩 산신유래와 전설에 대해서 앞으로 찾아가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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