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영혼 서린 백두산, 우리 땅은 아니었다. 아!!! 백두산.

백두산에 첫발을 내디뎠다. 감흥이 저절로 일고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백두산 서파 입구에 내렸다. 온통 한국 등산객, 관광객들로 북새통이다. 묘한 감정이 일었다. 입구엔 장백산이란 커다란 글자를 붙여놓은 매표소가 있었다. 백두산과 장백산은 또 뭐란 말인가? 과거 우리가 백두산을 장백산이라 부르기도 했지만 중국이 장백산으로만 규정하고 있으니 만감이 교차했다. 어쨌든 출발이다.


차를 타고 천지까지 가기로 했다. 차를 타는 곳까지 약 2㎞가량은 걸어가야 한다. 걷는 등산로는 매표소 뒤에 있다. 등산로로 들어서는 순간 백두산에 대한 느낌을 다시 한번 강하게 받았다. 쭉쭉 뻗은 편백나무와 자작나무, 관목과 어울린 울창한 산림, 머리 위로는 잡힐 듯 떠있는 구름…. 아, 이 땅이 정녕 중국 영역이란 말인가.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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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천지에서 바라 본 푸르디 푸른 하늘.

약 30분가량 걸어 천지 바로 밑에까지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우리 일행은 중국태산트레킹 황동호 사장을 비롯, 서울의 송암산악회, 수원의 청솔산악회 회원 등 30여명이다. 버스를 타는 지역이 해발 1450m라고 적혀 있다. 버스를 타고 오르는 길은 꼬부랑길이다. 몸을 맡긴 버스는 이리저리 좌로, 우로 기우뚱하며 올라갔다. 어느 순간 나무들이 하나도 없어졌다. 추위에 견딜 법한 키 작은 나무들만 눈에 띄었다. 버스는 약 20분가량 오른 후 정차했다. 천지주봉까지 900m, 계단은 1236개라는 이정표가 보였다. 고도는 2,600m 이상 됐다.


이제부터 걸어서 가는 계단길이다. 좁은 계단길은 오르는 사람들로 제대로 발을 옮길 수가 없을 정도였다. 한국인들이 절반 이상은 되는 듯했다. 계단을 오르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인력거 비슷한 지게로 나르는 짐꾼들도 보였다. 거리에 따라 가격이 달랐다. 올라가는 길 군데군데 대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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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린다. 절반 이상이 한국사람들이다.

계단길 좌우로 하얀 백두산이 열려 있었다. 나무가 없는 푸른 초원과 화산재로 형성된 기암들로 넓게 퍼진 백두산은 푸르고 검은 색이 아닌 하얀색으로 보였다. 백의민족의 탄생지라서 그럴까?

날씨는 더없이 맑았다. 1년에 천지를 볼 수 있는 날이 며칠 되지 않는다고 이미 귀가 닳도록 들은 터였지만 그래도 갑작스런 날씨 변화로 ‘혹시 천지를 못 보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 마침내 1236계단을 다 올랐다. 푸르른 천지가 한눈에 확 들어왔다. 생전 처음 보는 감격의 순간이다. 아! 이게 정말 한민족의 성산 백두산 천지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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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천년, 아니 수 만년한민족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천지.

‘천지의 물이 그야말로 천지석벽 깊고 깊은 속에 고요히 담겨 파면의 깨끗함이 거울같이 고운데 창고(蒼古)하고 유흑한 외륜산의 천인단애가 화구의 본색대로 사위에 치솟아서 신비 영이한 기색이 저절로 초속적인 신운을 나부끼게 하며 단애에 곧바로 쏘는 태양이 찬란 영롱하게 수면으로 광선을 내려놓아 빠른 바람에 주름져 퍼지는 물결이 가볍게 밀릴수록 천변만화의 색태를 드러내어 장엄 또 수아함이 형용할 수 없다.’

1930년 8월30~9월3일까지 조선일보에 실린 안재홍 선생의 ‘백두산등척기’ 중에 발췌한 글이다. 그 당시나 지금이나 한민족의 영혼과 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천지를 보고 느낀 감동은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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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천지에서 중국 태산트레킹 황동호 사장이 포즈를 취했다.

북한과의 국경이 바로 옆에 있다. 넘어가기도 쉽게 돼 있다. 살짝 넘어갔다 돌아왔다. 북한 땅 한번 밟아봤다. 백두산 북파에 있는 중국의 천지 안내도에 다음과 같이 설명돼 있다.

‘천지는 송화와 투멘, 얄루강의 발원지이며, 중국과 북한 사이에 국경을 가르는 호수다. 해발은 2189.1m, 표면적은 9.82㎢, 주변 길이는 13.17㎞이다. 평균 수심은 204m이며 최고로 깊은 곳은 373m에 달한다. 총 저장용수량은 20억 입방미터까지 가능하다. 평균 증발량은 450㎜, 연평균 강수량은 1333㎜, 연평균 기온은 7.3℃이다. 지난 2000년 가장 높은 고도에 있는 자연 화산 호수로 세계 기네스북에 올랐다.’

우리 민족의 탄생 신화가 서린 바로 이 백두산을, 천지를 남의 땅에서 올라가야 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그것도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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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야생화. 이름 아시는 분 한수 훈수하시길.

‘가고 가도 여전한 밀림지대이다. 하루쯤으로야 우리의 장원심밀(長遠深密)한 지미(至味)를 다 알겠느냐 하는 듯, 이깔나무의 장림은 여전히 그 끌밋한 맵시와 싱싱한 빛과 삑삑한 숱으로써 사람의 턱 밑에 종주먹을 댄다. 보아라! 조선 1만 년의 천평이 여기에 널려 있다. 1만 년의 풍변운환이 여기저기서 굼실굼실하고 어른어른하고 벌떡벌떡한다.’

1930년대 후반 매일신보를 통해 발표한 기행문을 모은 <육당 최남선 전집>에 실린 ‘백두산근참기’에 나오는 구절이다.

그 아름답고, 창랑하고, 한민족의 영혼이 서린 백두산을 우리 땅으로 볼 수 있는 날이 언제쯤 올까? 백두산 천지에서 이 안타까운 현실과 오버랩 되는 단상들이다. <백두산 단상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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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엔 중국에서 유람선을 띄워 관광 수입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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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가 가늠이 안되는 사다리강이다. 자연협곡으로 생긴 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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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강에 대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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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협곡으로 가는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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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협곡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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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대협곡의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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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협곡 사이로 강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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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협곡은 몇십킬로로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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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대협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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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협곡엔 원시자연림이고, 아름드리 고목들이 수없이 많다.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고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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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에서 발원한 장백폭포의 웅장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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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야생화, 이름 아시는 분 한수 훈수 바랍니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1 Comment

  1. ㅇㄱㄹ

    10.06,2009 at 4:31 오전

    ‘…우리 땅은 아니었다…’ 글 제목을 어떤 식으로 해석해야 할지 이해가 되지를 않습니다. 쓰신 글 내용에도 제목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없고…글 제목을 지으실 때는 신중을 기하셔야 할 줄 압니다. 어찌 지을까 생각하다가 그냥 귀찮게 여기고 아무렇게나 쓴 느낌이라고밖엔 다른 해석이 되지 않아서 지적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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