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는 권력이고 국권이다… 후손 위해서라도 오류 없어야 한다


국토지리정보원이 백두산을 중국영토로 표기한다거나, 교육용 세계지도를 제작하면서 한반도를 축소되게 나타나게 하면서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은 기법으로 추진한다거나, 틀린 지명 표기의 실수를 지적받고도 그대로 방치하는 등 국익에 저해되는 행위를 자주 일으켜 국내외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이는 지도제작의 기본지식을 갖추지 못하고, 지도의 중요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제작자가 맡은 결과로 비쳐져, 지리정보원에 대한 대대적 수술과 관리감독의 필요성으로까지 지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리정보원은 지난 2005년 백두산과 천지가 북한 국경선 위쪽(중국의 경계선 안쪽)에 위치한 ‘대한민국 주변도(Korea and Vicinity)’를 국․영문 각 500부씩 1,000부를 만들어 국내외에 배포했다.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올려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볼 수 있게 2년간 방치했다. 이를 본 외국인은 백두산이 중국 땅임을 인식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정부 기관이 만든 한반도 지도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르니, 외국에서 만든 지도의 국경선이 제대로 제작될 리도 없다.

구글 어스에서 인공위성으로 찍어 올린 지도에서도 백두산을 중국 영토로 확실하게 표시하고 있다. 우리 지도를 엉터리로 만들고 있는데, 외국에서 만든 지도에 대해 누가 항의를 할 수 있겠나. 설사 항의한들 “너희 나라 지도나 제대로 만들어라”고 하면 할 말도 없을 것이다.

지리정보원 홈페이지에서 이를 확인한 네티즌들은 항의가 빗발쳤다. “책임자 사퇴시켜라” “백두산이 자기 땅이라고 우기는 중국인들보다 못하네” “또 간 부으신 짓 했다는 기사보고 왔음” “지도제작 제대로 한 후 배포 합시다” “관련 공무원 처벌하시오” “도대체 자신의 땅을 팔아먹는 공무원들은 뭐 하는 작자들인가” “ 국토지리정보원은 제발 반성 좀 하시오”

1,

구글 어스의 이 지도를 본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당연히 백두산이 중국 땅이라고 생각하겠지요.

이 중 구체적인 항의 내용을 살펴보자. “지리정보원 홈페이지 대한민국 주변도에 백두산 표식인 삼각형과 천지표식이 중국지역으로 표기되어 있다 하기에 설마 하는 심정으로 직접 국토 지리정보원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주변지도는 해상도가 나빠 잘 알아볼 수 없었으나, 제공하는 대한민국 주변도 영문판 3개를 다운받아 열어보니, 정말로 중국지역에 표시되어 있네요. 홈 사이트의 지도도 바로 삭제하고, 수정해야 하는 게 아닌가요? 아직까지 버젓이 올려두고 잘못된 지도를 누구나 다운받아 퍼트리게 해둡니까? 바로 영문판 배포 중지하시기 바랍니다.” (손성옥, 지도제작 제대로 한 후 배포합시다. 2007. 11.29)


“구글의 인터넷 위성지도 사진을 보면 백두산 천지가 전부 중국 영토로 편입되어 있는 걸로 나타납니다. 저의 상식으로는 천지는 동남쪽을 주로 하여 3분의 2는 북한에서 관리하고, 중국은 북서쪽을 주로 하여 3분의 1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가 잘못알고 있는 건지 모르겠으나, 구글 위성 지도를 볼 때면 화가 납니다. 몇 차례 구글 사이트에 사유를 물어 봤으나 대답은 없고, 전화번호도 알 길이 없어 지도와 관련한 귀원에 글을 올리니 어떤 사유인지, 제가 잘못알고 있는 것인지 알려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아울러 잘못된 경계라면 바로 잡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이승철, 구글 위성지도에서 백두산 천지의 경계 오류, 2007. 10. 31)


지리정보원의 실수는 이 뿐만이 아니다. 지리정보원에서 제작한 북한산 우이암을 절로 표시해 제작 배포했다. 우이암이 절이 아니라 암벽이라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안다. 산에 가보지 않았다 하더라도, 지도제작자라면 ‘암’이 바위를 말하는 것인지, 암자를 뜻하는지의 상식은 갖춰야 한다. 한마디로 지도제작자의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많은 오류에 대한 지적이 지리정보원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다.

2,

우리나라에서 만든 지도도 이렇게 제작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건설 교통부 맞나요? 무슨 지도검색이 일반 포털 사이트보다 못한가요, 정밀도는 둘째 치고, 지하철 역명이 바뀐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개통당시 역명을 쓰고 있는지. 국토 지리정보원이라는 말에서 정보라는 말은 자삭(自削) 바랍니다. 부끄럽지 않습니까?”(어처구니, 어이상실 사이트입니다. 2007. 10. 10)


“지형도에 오기로 표현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어떻게 빠른 시일 내 수정이 가능할까요? 거창군에서 지형지물 변동자료 ‘도상당→도산당, 대화동→대학동’ 등등을 올렸으나 아직까지 고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직원들에게 묻습니다. 2005년 사업한 지형도가 지금까지 오류로 판매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거창군에서도 고쳐달라고 변동자료로 올렸는데 안고치고 있으니, 다음에 무슨 자료가 올라오겠습니까?”(곽영서, 틀린 고시지명 이대로 두어야 합니까? 2006. 11. 29)


이 외에도 함안군이 가야시로 승격된 걸로 표시돼 있다든지, 5만분의 1과 2만5천분의 1 지형도가 같은 지형을 두고 서로 틀리게 제작된 사례 등의 의견이 상당수 올라와 있다.

지리정보원은 2007년 또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은 메르카도르 기법으로 제작된 교육용 세계지도를 만들려고 추진했다. 이 기법은 북쪽으로 갈수록 면적이 확대되고, 한반도는 지나치게 축소해서 나타나는 단점을 안고 있다. 한반도 면적의 1.1배에 지나지 않은 영국과 루마니아가 이 지도에서는 각각 1.9배, 1.4배로 나타나며, 한반도 면적보다 작은 벨로루시마저 1.8배로 표현된다. 전문가들은 “면적, 거리, 방향, 방위를 왜곡시키는 기법으로 왜 세계지도를 만들려고 하느냐”며 “차라리 지구의 형상과 지리 정보를 동시에 이해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도구로 제대로 만든 대형 지구본을 각급 학교에 보급하는 게 나을 것이다”라고 제안했다.



그러면 왜 이러한 지도의 문제점들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의견을 지적했다.

우선, 지도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공무원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지도를 그리는 단순한 기술자는 있을지 몰라도 전문적 지식을 갖춘 전문가가 없으면 지도제작에 깊이도 없고, 오류가 발생해도 발견하기 쉽지 않다. 더욱이 지도가 갖는 상징성에 대한 중요성을 실감하지 못하면 잘못도 쉽게 저질러 질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도는 한 국가의 영토를 국내외에 선포하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는 사명감을 지도제작하는 공무원을 우선 지녀야 할 덕목으로 꼽았다.

3,

국립지리정보원에서 만든 해외홍보용 지도 입니다. 차라리 안 만드는 것보다 못한 결과 아닌지요.

다음으로, 지도 교육기관이 없다는 것이다. 지도에 대해 잘 모르는 공무원이 지도 관련 기관에 발령받았을 경우, 연수제도 등을 통해서 기본 소양교육과 더불어 전문가로 양성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엔 지도 교육기관도 없고, 정부도 수수방관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기초학문 등한시 하는 풍조와 맞물려 있다.


민간은 “돈이 안 되는데 우리가 왜 하느냐”이고, 정부는 “할 사람도 없고, 줄 예산도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학문은 정부가 나서서 우선 지원하는 게 세계적인 상식이다. 지도 선진국인 일본만 하더라도 지도 관련 학원이 있어 공무원의 재교육뿐 아니라 민간인이라도 누구나 지도에 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미국에서도 국무성 산하에 독립기관으로 지도위원회가 있어 영토나 경계, 지명과 표기에 관련된 대내외 지도 업무를 일사분란하게 통일한 입장에서 처리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는 바다 관련 분야는 해양수산부, 육지는 행정자치부, 지명은 건교부(부처 개편 전) 소관으로 제각각 나누어져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서로 미루기 바쁘고, 책임회피에 급급한 실정이다. 업무의 일관성도 없다. 특히 영토나 지명분쟁 등 외교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부분이다. 이는 지도의 중요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결과인 것이다. 지도 전문가와 더불어 한시 바삐 업무와 소관부처의 통일이 시급한 실정이다.


셋째, 대학에서도 지도 교육을 소홀히 하고 있다. 지리학 과정 중에 지도와 관련된 분야 몇 시간만 강의가 있을 뿐이다. 외국에서는 이미 지도학이라고 정립됐을 정도다. 지도 선진국 영국은 지도제작을 맡은 기관이 왕립기관으로 대접받고 있다. 근대 국가에서 영국이 대외 식민지 개척에 나설 때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왕립 지도제작 기관에서 개척한 땅을 자국의 영토로 지도를 만들어 세계 만방에 알리는 일이었다. 그 지도가 지금 영국의 당시 지배영토를 표시하며, 국가의 권위를 상징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영국이 어디까지 지배했고, 아프리카가 어떻게 생겼는지 아는 것은 지도를 통해서 알 뿐이다. 이 만큼 중요한 지도를 우리는 교육과 전문가 양성, 모든 면에서 그동안 방치해 뒀던 게 사실이다.


그러면 현재 우리 지도제작 시스템의 문제점은 무엇이며, 개선방안은 무엇인가에 대해 살펴보자.

우선적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틀린 지명을 수정하는 과정이 지나치게 관료화 돼 있어 틀린 사실을 알고도 수개월간 방치해두고 있다는 점이다. 지명의 제정 및 변경 등에 관한 일반적인 절차는 개인이나 단체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의하면 시 군 구 지명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도 지명위원회 심의⇒중앙 지명위원회 최종 심의⇒관보 고시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 결정된 뒤 지도에 수정 표기된다. 이 과정이 최소 수개월에서 최대 몇 년이 소요된다. 틀린 사실을 알고도 몇 년째 방치해둘 수밖에 없는 구조를 안고 있는 것이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하는 필요에 의해서 여러 심의단계를 둔 측면도 있겠지만 급속히 변하는 지명이나 위치를 신속하게 바꾸는 제도적 보완장치도 동시에 마련해야 한다. 현재의 시스템은 관료제의 폐단을 그대로 노출시키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지도제작 심사제도의 문제점이다. 어느 나라이건 간에 지도에 관한 심사는 있다. 국가의 기본틀을 나타내는 지도이기 때문에 국가의 심사를 받는 건 당연하다. 문제는 심사비용이 지나치게 높고, 부당하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주장이다. 같은 지형도를 이용하여 축척이 다른 지도를 제작할 경우, 별개의 성과물로 간주해 사용료와 심사비를 이중 부과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심사비와 사용료를 내고 사용한 지도를 수정 보완할 경우에도 또 다시 심사수수료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 아닐 수 없다. 소비자의 욕구에 맞는 신속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민간이 빠르게 현지조사를 통해 제작한 지도에 대해 정부가 나서 포상은 못할망정 심사수수료를 내라고 하는 건 국가기관의 횡포로 지적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가 나서서 국민에게 신속한 정보가 반영된 지도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지나친 규제가 국민의 신속한 정보욕구를 가로막고 있는 전형이다.


지도 선진국인 일본은 정부의 승인만 얻으면 수수료나 저작권 사용료와 같은 비용은 전혀 들지 않는다. 영국의 경우도 우리나라의 10%에도 못 미치는 저작권 사용료만 내고 있다. 지도 선진국들은 다양한 정보를 신속하게 국민에게 제공하고, 세계에 알리는 작업을 민간을 통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반면, 우리는 오히려 민간의 손발을 묶고 있는 실정이나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동국대 김주환 교수는 “역사 얘기하면서 영토와 지도를 별개의 개념으로 놓고 말하는 것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며 무지의 소치”라며 “지도의 중요성을 모두 인식하고, 국가 기관에서는 예산을 대폭 늘려 지도 전문가를 양성하고, 지도관련 사업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이기석 명예교수는 “백두산과 천지가 우리 것이라고 알고 있으나, 실제로 백두산은 우리 외에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국가 기관이 지도 표기와 지명을 통일한 매뉴얼을 만들어 외교적으로 우리 표기를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도가 현실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 지도를 모방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그만큼 지도의 상징성과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계는 자신이 직접 보고, 만나고, 경험한 것보다 훨씬 많은 사물이나, 인간, 사건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들은 지도를 통해서 많은 현상을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지도를 만드는 국가 기관이나, 지도를 보는 국민들 모두 ‘지도적 공간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때가 됐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