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과 술의 상관관계… 과음 후 산행은 오히려 건강 해쳐

연말을 맞아 술 많이 마시는 계절입니다. 과음은 자칫 사고로 연결될 가능성도 많죠. 흔히 사람들은 술 마시고 등산으로 술독을 뺀다고들 하는데, 그러한 속설들이 얼마만큼 인과관계가 있을까요? 건강검진기관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하트스캔 박성학 원장이 등산과 술의 관계에 대해서 좋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산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술꾼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될 것 같습니다. 박 원장님은 매주 지리산을 찾을 정도로 지리산에 푹 빠져 있는 사람이기도 하죠. 그만큼 산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를 통해서 술과 등산의 관계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합시다.

-술이 취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요? 신체에 작용하는 매커니즘과 관련해서.

혈중 알콜 농도가 올라감에 따라 뇌의 전두엽, 해마, 소뇌 등의 활동에 지장을 초래해 일어나는 정신신체적 변화를 말합니다. 술을 마시면 흥분상태가 되는 것처럼 보여 흥분제로 오해하기 쉬우나 실제로는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전두엽의 기능을 억제해서 평소 하지 않던 행동이나 말들이 고삐가 풀리는 것입니다. 기억력을 담당하는 해마의 작용이 방해를 받으면 단어나 기억의 방해로 인해 말이 꼬이게 되고 심해지면 소위 필름이 끊어지는 현상이 생깁니다. 소뇌는 운동을 관장하므로 술이 취하게 되면 운동실조, 즉 비틀거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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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중 한 두 잔의 술은괜찮지만 지나치면 곧바로 안전사고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다.

-술이 근육에는 어떤 영향을 미칩니까? 스포츠클라이머들이나 육체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술을 마시지 않는 것과 관련해서.

지속적인 음주는 심장의 근육이나 골격근의 형성과 유지에 관련하는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므로 근섬유의 퇴행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근육을 많이 쓰는 운동선수들이 자기 관리를 위해 음주를 절제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산행 중 음주, 건강에 좋은가 해로운가요? 어떤 신체기관에 어떻게 좋거나 해로운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정상에 오릉 후의 성취감을 즐기기 위해서나 경치 좋은 산상 식사 시간에 마시는 한 두 잔의 술은 나쁠 리 없겠지만 취기가 오를 정도의 음주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억력과 판단에 지장을 주고 운동실조를 유발해 집중을 요하는 산행에서 안전사고의 위험이 증가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알콜의 이뇨작용에 의해 마시는 술에 있는 수분보다 많은 양이 소변으로 배출되어 탈수를 조장합니다. 심장 박동을 빠르게 해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고 혈압을 낮추어 위기에 대처할 방어력이 떨어집니다.

-술독 뺀다고 과음한 다음날 땀 흘리는 등산을 하는데, 건강에 과연 좋은가요? 어떤 신체기관에 어떻게 좋거나 해로운가를 구체적으로 적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과음한 후의 무리한 산행은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입니다. 과음한 다음 날은 예외 없이 갈증을 느낍니다. 위에서 언급한 알콜의 이뇨작용 때문에 신체는 탈수상태가 되어 있는데 땀을 흘리며 산행을 하면 탈수는 더욱 빨라집니다.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한 상태에서 적절한 수분 공급이 되지 않고 체내에 남은 알콜의 작용으로 탈수는 계속된다면 신체가 겪을 고생은 뻔합니다.

알콜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물질이 젖산 축적을 촉진하여 산행으로 생기는 젖산을 적절히 분해하지 못해 쉬 지치게 됩니다. 또한 젖산이 신장을 통해 요산으로 배출되는 것을 방해해서 이러한 상태가 가중됩니다.

-겨울 산행 중 추울 때 독주 한 잔은 실제 추위를 쫓는 데에 좋은가요?

추운 날씨에 산행을 하면서 음주를 하면 피부표면의 혈관들이 확장되고 심장박동도 빨라지게 되어 체열을 뺏기게 됩니다. 마실 때는 금방 따뜻한 느낌이 들지만 이후에는 추위를 더 느끼게 됩니다. 독주 한 잔 정도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지만 추위를 쫒는다는 목적은 달성할 수 없습니다. 단, 따뜻한 물과 함께 몇 방울의 독주는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해줘서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산행 중 하이포서미아(저체온증)에 걸렸을 때 독주 한 잔은 어떤 영향을 미치며 실제 도움이 되는가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저체온증의 처치에 가장 중요한 것은 체온을 더 이상 뺏기지 않게 하는 것이고, 체온을 올리기 위해서는 따뜻한 음식이나 음료와 함께 열량이 높은 음식을 섭취하게 해서 몸에서 체온 유지를 위한 열을 생성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공기 좋은 산에서 술 마시면 덜 취한다’고들 말하는데, 사실인가요?

알코올의 분해를 촉진 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것들은 아미노산과 과당입니다. 술 마신 다음 날 꿀물이나 콩나물 국을 먹는 것은 과학적인 우리 선조들의 지혜라 봅니다. 알콜의 분해는 화학적으로는 산화과정을 통하므로 산소가 풍부한 공기 좋은 산이나 바닷가에서 덜 취한다는 것도 사실일 수 있습니다.

-해발 3000m 이상 고산지대에서 술을 마시면 어떻게 되는가요? 일반 저지대에서 마시는 것과 차이가 있는지요? 차이가 있다면 어떤 영향 때문인가?

고산이라는 환경은 산소가 희박하고 기온변화가 심하여 신체가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된 상태입니다. 산소 농도가 떨어지면 신체는 약간의 탈수상태가 됩니다. 그래서 고산병 예방에 충분한 수분 공급을 하라는 겁니다. 이런 상태에서 음주는 이요작용으로 인해 추가적인 탈수가 일어나고 산소부족으로 인해 알콜의 분해는 느러지기 때문에 빨리 더 취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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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날 산행할 때에는 정상주 한잔 정도 하는 게 좋다고 한다.

-겨울 산행 중 간단히 마시기 좋은 술 종류가 있는가요? 있다면 어떤 술인가요?

계절에 따라 다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부피나 무게가 가벼운 쪽은 아무래도 고도주(독주) 쪽이 낫습니다. 술의 종류는 개인적인 취향이므로 특정하기 어렵습니다. 무게가 부담이 되지 않는 가벼운 산행이라면 막걸리나 맥주 처럼 청량감이 있는 것도 권할 만 합니다. 과음하지 않는 다면 어떤 술이라도 문제 될게 없다고 봅니다.

-추운 날 독주 한 잔이 주는 효과가 있습니까?

술꾼이라면 찬바람이 쌩쌩부는 능선이나 정상 한 켠에 바람을 피하며 마시는 한 잔의 유혹을 뿌리치긴 어렵습니다. 그것도 향이 좋은 고도주라면 식도를 타고 넘어가는 싸한 자극에 고생한 보람을 느낄 수도 있겠지요. 단, 한 잔이라는 전제조건 하에서.

-하산 후 음주 요령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설명해 주셨으면.

하산 후에 바로 음주를 하게 되면 알콜의 흡수와 경쟁할 대상이 없으므로 빠르게 혈중농도가 올라갑니다. 운동 후라 체내에 젖산도 축적이 된 상태이므로 이를 분해할 수 있게 너무 많은 양의 음주는 피해야 합니다. 술을 마시기 전에 충분한 양의 물을 마셔서 먼저 몸의 수분 발란스를 바로 해주는게 좋습니다. 근육의 피로를 풀기 위해 과일이나 쥬스 등을 가볍게 섭취하는 것도 좋습니다. 안주로는 단백질이 풍부한 육류나 두부 등이 권할 만하며 지나치게 기름진 음식이나 짜고 매운 국물 등은 피하는게 좋습니다. 하산 후에 몸은 이미 어느 정도 피로를 느끼는 상태이므로 빨리 쉬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런 상태에서 정도 이상의 음주를 하게되면 정신적으로 흥분상태가 되면서 기분이 좋아지므로 피로가 풀린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신체는 더욱 피로가 누적됩니다. 또한 음주는 위산의 분비를 자극하여 점막의 충혈 등 위염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산행 후의 과도한 음주와 식사는 지방대사에 영향을 주어 고중성지방혈증 상태를 유발하여 지방간의 원인이 됩니다.

기분 좋은 산행 후에는 지친 몸을 위해 적절한 수분과 탄수화물을 먼저 공급하고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적당히 섭취하면서 덕담이 오가는 분위기에 맞게 약간 거나해지는 정도의 음주를 즐기기 바랍니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2 Comments

  1. Onsider

    12.03,2009 at 1:00 오후

    과음 후 등산은 커녕 전망좋다며 아예 낭떠러지 위에 자리를 잡고 팩소주 들이키는 사람들 부지기수입니다. 정상에서 1차 하산 후 2차가 기본코스고,,,   

  2. LINK4U

    12.06,2009 at 9:43 오후

    그렇군요. 언젠가 음주 후 산행한 적이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정말 힘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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