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둘레길 시범코스 새해 개통…수유분소~우이동 솔밭공원 3.4㎞ ‘순례길’ 열어

북한산 둘레길 시범코스가 마침내 새해부터 길을 열었다. 지난 9월 북한산 둘레길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3개월 만에 3.4㎞ 시범구간을 ‘순례길’이란 이름으로 개통한 것이다. 이 구간은 이름 그대로 ‘순례’ 그 자체의 길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북한산사무소 수유분소에서 출발해서 우이동 솔밭공원까지 3.4㎞에 이르는 순례길에는 초대 부통령 이시영 선생과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을사조약의 무효와 일제의 침략을 규탄하고 순국한 것으로 알려진 이준 열사 등 독립유공자 13기의 묘소와 조국 광복을 위해 꽃다운 청춘을 바친 17위의 광복군 합동묘까지 모두 30여기의 묘소가 여기저기 나누어 모셔져 있다. 또 4.19의거 때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꽃다운 목숨을 산화한 수백여 명의 인사들을 모신 4.19공원을 뒤로 거쳐 지나가게 돼 있어 걷는 사람들로 하여금 경건한 마음을 가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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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사무소 수유분소 바로 위에 있는 이정표. 오른쪽으로 가는 길이 둘레길 시범코스인 순례길 출발지점이다.

북한산둘레길 64㎞는 ‘순례길’을 시작으로 이제 본격 공사에 들어갔다. 2010년부터 순차적으로 공사를 진행해 완공되는 대로 개통하는 것을 원칙으로 2013년까지 전 구간 공사를 끝낼 방침이다.

시범코스인 순례길는 수유분소 앞에서 출발한다. 대동교를 기점으로 북한산 방향은 앞으로 개통예정구간이고 아래쪽 방향이 바로 순례길로 가는 길이다. 이정표는 북한산 방향으로 이시영선생 묘역 ←210m, 광복군합동묘역 ←190m, 김병로선생묘역 ←270m, 순례길 방향으로 유림선생묘역 140m→라고 표시돼 있다. 이시영, 김병로 선생과 광복군 묘지를 잠시 둘렀다 가려면 역방향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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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계곡 위로 섶다리를 운치있게 조성했다.

이시영 선생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1911년 만주 신흥무관학교를 창설하고, 임시정부 법무총장과 의정원장을 지냈으며 해방 후 초대 부통령을 지낸 독립운동가이자 건국공신인 분이다.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 선생은 항일변호사단체를 창설하고 독립투사의 무료 변론을 맡아 투쟁한 분이다. 임시정부 산하의 항일무장독립군으로 창설된 광복군 17위의 합동묘도 비슷한 위치에 있다. 이 분들의 활약상을 이 길을 걷는 순간이라도 잠시 가슴에 떠올리며 기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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섶다리를 지나면 유림선생 묘역이 나온다. 유림선생에 대한 설명.

순례길은 유림선생묘역으로 향한다. 길은 샛길 같은 좁은 길이다. 바로 옆으로는 수유계곡이 흐른다. 여름엔 버들치가 노는 곳이라 공단에서 자연관찰로로 조성할 계획이다. 안내판도 곧 세울 예정이다. 계곡 위로 새로 세운 섶다리는 제법 운치 있게 만들었다. 임시다리가 아닌 앞으로 계속 사용해도 될 만큼 튼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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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사 올라가는 길은 마사토로 새로 단장했다.

섶다리를 건너자마자 바로 왼쪽으로 유림선생묘역이고, 길은 오른쪽 방향이다. 유림선생은 일제 때 부흥회와 자강회를 조직해 독립정신을 고취시켰고, 항일군대를 움직였다는 죄로 5년간 옥고를 치른 뒤 상해임시정부 국무위원과 독립노동당 당수를 지낸 분이다.

순례길은 북한산둘레길의 시범코스로서 탐방객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도록 나무데크와 목재펜스로 안내하고 있다. 목재펜스는 길 안내역할도 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샛길방지역할까지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산은 현재 정규탐방로가 74개 노선에 160.2㎞인 반면 샛길은 365개 노선 221.8㎞에 이를 정도로 많이 뚫려 있다. 샛길은 산을 황폐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황폐화된 산은 결국 인간도 이용할 수 없는 지경으로 망가져 인간도 황폐화하게 되는 것이다. 북한산둘레길은 서울에서 새로운 걷기 코스로서 각광받는 한편, 북한산을 영원히 이용하기 위한 샛길 방지 역할까지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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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나무 군락지도 있다. 여름엔 시원한 분위기를 살린다.

공단에서는 북한산의 여러 군데 산재한 운동시설을 한 곳으로 모으기 위한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그 차원으로 섶다리를 건너 불과 5분도 안 걸리는 백련사 올라가는 길가에 운동기구 5대를 설치했다. 등산이나 걷기를 마친 사람들이 몸 풀고 가라는 배려차원이다. 장기적으로는 장소를 더욱 넓혀 배드민턴, 운동기구, 바벨 등을 모두 구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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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에서 운동기구를 설치했다.

순례길과 연결되는 백련사 올라가는 길은 마사토로 새로 단장했다. 겨울에는 미끄러지지 않게 길가엔 조그만 계단도 만들었다.

또 갈림길이다. 곧장 올라가면 백련사가 나오고, 순례길은 오른쪽으로 빠진다. 백련사 가는 방향으로 김창숙선생묘역 ←100m, 양일동선생묘역 ←180m, 서상일선생묘역 ←220m, 순례길로는 신숙선생묘역 660m→ 라고 표시된 이정표가 있다.

김창숙 선생은 1905년 매국노 5적을 성토, 상소하고 옥고를 치른 뒤 상해임시정부 의정원 부의장을 지내신 분이다. 성균관대학을 창립하고 초대학장을 지내시기도 했다. 양일동 선생은 임시정부 가담으로 옥고를 치렀고, 해방 후 5선으로 통일당 당수를 지냈다. 서상일 선생은 1909년 대동청년단을 조직해서 독립운동을 했으며, 해방 후 제헌의원을 역임했다.

신숙선생묘역으로 향했다. 마을길과 사유지인 산길로 가는 갈림길이 나왔다. 사유지엔 참나무와 등나무 넝쿨이 어우러진 고풍스런 곳이다. 공단은 이곳에 자연학습관찰로와 야생화 단지를 조성하고, 숲의 생태에 대한 안내간판을 세울 예정이었으나 땅주인이 허락하지 않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길 바깥쪽으로는 주말농장을 운영하느라 살벌하게 철조망을 쳐놓은 것을 겨우 땅주인의 협조를 얻어 걷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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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데크로 길을 닦았다.

신숙선생의 묘역에 도착했다. 신숙선생은 농촌계몽운동을 벌였고, 1931년 한국독립군 참모장을 지낸 분이다. 이 외에도 순례길과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상해임시정부 의정원 부의장을 지내신 신익희 선생묘역이 있고, 1919년 3.1독립운동 민족대표로 참석한 이명룡 선생, 신간회 사건으로 5년간 옥고를 치렀고, 미군정청 경무부장과 내무장관, 야당 대통령 후보를 지낸 조병옥 박사,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김도연 선생, 1941년 광복군 총사령부 정위로 활동한 신하균 선생 등의 묘역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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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숙 선생에 대한 설명이다.

강북구에서는 국립공원관리공단과 관련단체의 협조를 얻어 순국선열 애국지사 묘역을 사적(史蹟)으로 지정해 내년부터 역사공원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묘역이 문화재위원회에 의해 사적으로 지정되면 국가의 지원과 보호를 받게 된다.

구는 2010년 2월에 역사학, 관광학자 및 행정기관 관계자 등을 초청해 공원화 사업관련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구와 공단 관계자는 “순국선열들의 묘지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지 않아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적이 있었다”며 “사적으로 지정되고 공원화 작업이 이뤄지면 순례길 조성과 맞물려 서울의 성지로 새롭게 태어나 명소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기적으로는 이 곳에 순국선열 기념관도 조성해 한국 근현대사의 살아있는 교육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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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유공자 묘역 안내도. 강북구에서 독립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신숙 선생묘역에서 보광사 뒤편까지는 불과 50m 거리다. 보광사 뒤편에 올라서니 보광사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넓직한 터에 주차장도 큼직하다. 순례길을 사이에 두고 왼쪽은 보광사, 오른쪽은 4.19공원묘역이다. 양쪽 다 철망과 철제 펜스를 쳐 놓았다.

순례길로 조금 내려가면 보광사 올라가는 시멘트길과 잠시 합류한다. 불과 10m 남짓. 다시 나무데크를 깐 순례길이 이어졌다. 어차피 순례의 분위기로 시너지효과를 얻으려면 4.19묘역은 순례길과 연결되도록 철제펜스를 허물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소통의 시대에 펜스는 구속이고 통제고 사고의 제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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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길도 자연미를 살려 조성했다.

마침 내려가는 길 왼편으로 군인아파트가 보였다. 인근 정보부대에 근무하는 군인들이 산다고 동행한 공단 관계자가 전했다. 군인아파트 앞으로 내려와 마지막 목적지인 솔밭공원까지는 시멘트로 포장된 마을길이다.

이제 우이동 솔밭공원이다. 3만5천여㎡에 달하는 면적에 100년 전후된 소나무 1,0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룬 생태공원이다. 솔밭공원은 생태연못, 산책로, 잔디광장, 배드민턴장, 게이트볼장 각종 편의시설을 갖춰 주민 휴식처로 각광받고 있는 명소다. 북한산둘레길이 개통되면 솔밭공원은 모든 탐방객들의 명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순례길은 여기까지다. 2010년부터 강북구와 은평구를 시작으로 북한산둘레길 조성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그 맛보기로 순례길이 2010년 새해벽두 초부터 길을 열었다. 북한산 걷기문화의 시작을 알리는 길이다. 먼저 걷는 사람이 임자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1 Comment

  1. 데레사

    12.23,2009 at 3:00 오후

    수첩속에 적어두겠습니다.
    그쪽은 오래 살았던 곳이라 대강 어디쯤인지는 알겠어요.
    약간 떨어진 곳이지만 조병옥박사님 묘소도 있는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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