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광활한 대륙의 남쪽, 아직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섬이 하나 있다. 경이롭고 신비로운 고대 삼림숲, 수평선 뒤에 낭떠러지가 있을 것 같은 광활한 바다, 공포감마저 느끼게 하는 얼음처럼 깎아지른 산맥, 그 속에 사는 희귀 동식물들은 ‘대자연의 신비’ 그 자체를 나타낸다.
태즈매니아((Tasmania), 이름조차 생소하다. 호주의 가장 작은 주이며, 남위 42도 근처 남극 대륙 바로 위에 있다. 이 섬의 40%가량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섬 전체가 태고적 신비를 고이 간직하고 있다.
태즈매니아숲의 스노우 검 트리. 눈이나 비에 젖으면 빨갛게 변하는 신기한 유칼립스 나무. 유칼립스는 총 300여종이 있지만 태즈매니아에는 코알라가 먹는 유칼립스가 없어 코알라가 없다.
이 섬에 푹 빠져 사는 일본인이 있다. 아이하라 마사아키(Aihara Masaaki․52), 일본에서 풍경사진으로 독보적 위치에 있는 사진작가다. 도쿄 니혼대학 법대를 수료하고, 저널리즘 학위를 취득한 그가 그의 모국인 일본도 아니고 호주, 그것도 태즈매니아에 푹 빠진 사연이 궁금했다.
태즈매니아숲에서 출사 중인 아이하라 마사아키.
그는 “내 자신도 태즈매니아 풍광사진작가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말을 꺼냈다. 그는 원래 광고사진 전문작가였다. 일본에서 인물, 부동산 등을 찍어 신문과 잡지에 실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스포츠에도 관심이 많아 카레이싱 사진도 자주 찍었다.
1988년 어느 날 카레이스 사진촬영을 위해 광활한 대륙 호주 태즈매니아를 찾았다. 레이싱 하면서 멋진 장면을 잡기 위해 앵글 초점을 맞췄으나 차가 들어오지 않고 대자연의 풍광이 자꾸 눈에 먼저 들어왔다.
비 오는 날 아침의 판다니.
“나무와 자연이 나를 먼저 찍어달라고 손짓을 보내는 듯했어요. 레이싱 촬영하면서 ‘뭔가 빠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풍광을 담으면서 ‘바로 이거다’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 때부터 풍광사진작가로 대상을 바꾸며 태즈매니아에 푹 빠졌죠.”
그 이후 그는 아예 호주와 태즈매니아에 정착했다. 연중 6개월은 태즈매니아에서 캠프생활하며 자연의 소리, 느낌, 표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때로는 디카로, 때로는 필름으로 촬영한다.
“디카는 차갑고 냉정한 느낌을, 필름은 따뜻한 느낌을 전달하기 때문에 상황마다 다르게 사용합니다.”
옆에서 본 판다니.
때로는 디카로, 때로는 필름으로 풍경을 담고 있지만 46억년 살아있는 지구에 ‘영혼’을 불어넣어, 지구가 웃고 우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게 그의 궁극적인 목표다.
“지구는 살아있습니다. 그 살아있는 자연에 영혼과 정신을 불어넣어 힘을 느끼게 하는 작품을 만들려고 합니다. 몇 년 전 일본에서 태즈매니아에서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고 묻기에 스스럼없이 ‘공기’라고 대답한 적이 있습니다. 가장 때 묻지 않은 공기의 감촉을 느끼며 일출과 일몰 때 스며드는 빛은 인간이 여태 경험하지 못한 환상의 세계, 우주의 세계인 것입니다.”
태즈매니아는 원시 태고적 숲 형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정체된 피사체에 동양적 가치인 영혼을 불어넣어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 그의 작품이 서양에서 호평 받는 이유다. 그의 작품은 독일 쾰른에서 2년마다 개최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사진전 중의 하나인 ‘포토키나’에서도 2회에 걸쳐 소개된 바 있으며, 독일과 미국에서 사진전도 수차례 열었다.
호주관광청 최승호 한국지사장은 “아이하라 작가는 호주의 풍경에 매료돼 22년간 태즈매니아 풍광과 자연을 담고 있다. 태즈매니아의 험준한 산, 특이한 나무와 식물 등 호주의 태고적 신비를 가장 잘 담는 사진작가로 꼽힌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최상의 햇빛을 이용해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살려내는 작가의 시선이다. 이런 작업은 미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다”고 아이하라의 작품을 자랑했다.
겨울비 내리는 어느날 저녁, 겨울의 차가움과 생명이 살아 숨쉴 수 없는 듯한 무색의 세계를 담았다.
그의 작품이 한국의 관객들에게도 선보인다. ‘두 개의 초상화(Double Portrait)-태즈매니아와 호주, 자연과 사람의 영혼을 담은 사진전(Spirit of Tasmania and Australia)’이란 주제로 서울 롯데갤러리 본점에서 7월20~8월1일까지 개최한다.
아이하라는 다시 말했다.
“사진에 나타난 제한된 장면이 주는 한계, 캡션이 갖는 한계, 언어가 갖는 한계를 말로서 재미있게 관객과 대화하며 전달하고 싶습니다. 느낌과 소리와 표정과 관련된 사진 너머 보이는 무궁무진한 사연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가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이다.
태즈매니아의 광활한 바다는 마치 끝이 없는 낭떠러지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침 햇살이 비치는 숲속의 전경.
사진 호주정부관광청, 태즈매니아 주정부 제공
綠園
07.12,2010 at 2:13 오후
태즈메이니어 주의 인구가 50만 정도 이니
"아직 인간의 손이 닷지 않은 곳이 많은 곳"이죠.
"유칼립터스"는 700종이 넘는다고 합니다.^^
토마스 리
05.20,2011 at 8:04 오후
부장님 토마스 다녀갑니다. 윗 글을 읽던중 호주 관광청 한국 지사장님이 보셨으면 화낼일이 있었겠어요….?
그분이름이 최승호(윗기사)아니라 최승원 지사장이시죠!!!! 혹시 지금도 그렇게 알고 계시지 않겠지요. 저번 태즈 팸투어때 재미나게 서로 이야기를 나누신걸로 보면…..!!
음…윗글을 읽은 후 이번 호에 태즈매니아편 정말 기대됩니다. 부장님의 힘이 실려진…
만년 중년 !!
02.08,2014 at 12:32 오후
호주는 그넓은 사막을 전부 옥토로바꺼야합니다
그넓은 사막에 나무를심고 풀이 자라도록해야만진정 지상낙원으로 바꿀수잇읍니다
아니면 매년 엄청난화재로 전부 타들어가다가 전부가 죽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