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WP_Widget에서 호출한 생성자 함수는 4.3.0 버전부터 폐지예정입니다. 대신
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중국의 축소판 ‘그랜드캐넌’… 동악 태산의 위성산인 관음산 - 마운틴
중국의 축소판 ‘그랜드캐넌’… 동악 태산의 위성산인 관음산

중국 오악 중 최고로 꼽히는 동악, 세계자연유산과 문화유산에 동시에 등재된 세계복합유산, 진시황부터 중국 12황제가 다녀간 제왕의 산, 도교 최고의 신인 옥황상제가 머물고 있는 정상(玉皇頂), 중국 4대 사찰 중 하나인 영암사가 있는 곳 등,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산이 태산(泰山․1545m)이다. 태산을 설명하기에는 끝이 없지만 대표적인 몇 가지만 꼽은 것이다. 중국 4대 사찰 중 하나인 영암사는 태산의 서북쪽 끝자락 영암산(灵岩山․683m)에 자리 잡고 있다. 영암산은 태산의 위성산인 셈이다.

1.JPG

중국 관음산은 중절모 같은 봉우리가 계속 반복되면서 리지와 초원 평원지대를 번갈아 타야 한다.

그 영암산 남쪽 바로 맞은편에 관음산(觀音山․645m)이 있다. 관음도량의 터전이며, 하나의 산 봉우리 전체에 와불(臥佛)이 새겨져 있을 정도로 기묘한 봉우리 일색이다. 그 봉우리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미국의 그랜드 캐넌(Grand Canyou)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했다. 동양의 그랜드 캐넌은 중국의 태항산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관음산의 형세에 비하면 비할 바가 못 된다. 관음산이 바로 중국판 그랜드 캐넌이고, 미국의 그랜드 캐넌을 축소해서 옮겨놓은 듯했다.

그 관음산을 개척한 중국태산트레킹의 황동호 사장의 초청과 안내로 관음 2봉부터 관음12봉까지 짜릿한 스릴을 만끽하며 종주했다. ‘

2.JPG

봉우리 능선에서 내려올 때는 아슬아슬한 릿지코스가 반복된다.

영암사로 가는 길목에서 영암사 조금 못 미쳐 차에서 내렸다. 앞(북쪽)에는 영암산 능선들이 길게 뻗어 있다. 능선은 뻗어 있지만 봉우리들은 마치 중절모를 쓴 듯 암벽이 직각을 이루며 끝 봉우리들을 형성하고 있다. 모자 같은 봉우리들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형국이다. 이 정도면 천연 요새와도 같다.

주변을 한번 훑어보고는 오른(동)쪽 산으로 접어들었다. 태산 방향이다. 이쪽으로 약 30~40㎞ 곧장 가면 태산이 나온다. 황동호 사장은 “관음산에서 태산까지 2박3일 종주도 가능하다”며 “지금 약 10여 차례 다녀와 개발이 거의 완료된 상태며, 종주를 원하는 사람만 있다면 언제든 안내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종주할 때는 중간 기점에서 텐트를 치고 자고 먹을 수 있도록 제공한다고 했다.

관음산 등산로는 풀숲 사이로 잘 정비돼 있다. 길 따라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갈수록 가팔라진다. 다들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중국 산동성의 태산 부근은 한국과 위도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울 기후와 별로 다르지 않아 보인다.

3.JPG

중절모 같은 능선 위에서는 전혀 의외의 초원 평원지대가 펼쳐진다.

숲을 이룬 나무와 풀들도 한국의 숲과 별로 다르지 않다. 그러나 상큼한 냄새와 열매를 맺은 나무들이 지천에 널려 있다. 사철나무 잎보다 조금 작고, 싸리나무 잎보다는 조금 큰 잎이 옹기종기 붙어 있는 대추나무다. 대추나무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드넓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산사모 회원들이 지나면서 하나씩 따서 맛을 본다. 다들 “우리 대추 맛과 별로 다르지 않다”며 입맛을 다신다.


관음산~태산까지 2박3일 종주도 가능


가파른 등산로는 계속 이어진다. 모자 같은 능선 위로 올라가는 급경사는 사람들의 호흡을 더욱 거칠게 했다. 온 몸이 땀으로 흥건할 정도가 됐다. 별로 높지도 않은 산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어느 정도 올라서자 고사리 이파리 비슷한 관목들이 우거져 있다. 이것도 군락을 이뤄 햇빛을 가려준다. 이 숲을 벗어나자 사방이 확 펼쳐진다. 태산에서 뻗어 나온 능선은 영암산과 관음산 자락으로 이어져, 마치 하나의 요새 같이 모자를 수십 개 벗어놓은 듯 오르내리며 병풍을 치고 있다. 정말 아무리 둘러봐도 천연 요새와 꼭 닮았다. 그 요새를 활용이나 한 듯 맞은편에는 요새의 한쪽 부분을 성벽으로 둘러싼 군부대가 있다.

4.JPG

능선 위에는 펼쳐진 초원 평원지대엔 서양측백나무가 마치 누군가가 심은 듯 군락을 이뤄 자라고 있다.

벗어놓은 모자 같은 능선은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랜드캐넌의 모습을 축소해서 옮겨 놓은 듯하다. 한마디로 장관이다. 깎아지른 듯한 주상절리, 그 위로 모자 윗부분 같은 널찍한 봉우리, 그리고 그런 봉우리와 주상절리들이 연이어 만든 절경은 예사롭지 않은 장관을 뽐내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모습들이다.

중국태산트레킹 황동호 사장은 “관음산은 모두 12개의 봉우리로 이뤄져 있다”며 “1봉은 너무 위험해서 옆으로 빠져서 가고, 2봉부터 11봉까지 모자 위로 올라가 능선을 탄다”고 말했다. 마지막 12봉도 그냥 내려간다.

5.JPG

산사모 회원들이 올라온 관음봉들을 차례로 뒤돌아보고 있다.

능선 위로 올라서자 앞뒤로 정말 모자 같이 생긴 봉우리가 길게 늘어서 있다. 한쪽은 관음봉으로 이어져 있고, 북쪽엔 영암산 능선으로 뻗어 있다. 봉우리 위로 올라가기 위해선 수직벽 사이로 난 길을 찾아 아슬아슬하게 올라가야 한다. 위로 쳐다보기만 해도 다리가 후들거린다.

관음 2봉을 향해 첫 발을 내디뎠다. 북한산의 칼바위보다 훨씬 더 뾰쪽하고 길다. 양쪽으로는 깎아지른 낭떠러지다. 쳐다만 봐도 아찔하다. 하지만 그 길을 지나야 한다. 가장 길게 늘어선 봉우리를 오금 저리는 다리와 발을 한 발자국씩 옮겼다.

6.JPG

아슬아슬한 릿지코스로 내려올 때는 때때로 밧줄을 잡고 암벽 탈 때와 같이 내려오기도 한다.

그 좁은 칼바위 능선에서도 대추나무들은 여기저기 자라고 있다. 신기한 자연의 모습이다. 아마 새들이 산 사면에서 자라는 대추 열매를 먹고 봉우리에 배설한 결과, 그 씨들이 자라서 다시 열매를 맺고 있는 듯했다. 도저히 사람이 심었을 것 같지는 않았다.

다시 봉우리를 오르내렸다. 오를 때는 그나마 아슬아슬했지만 위를 쳐다보면서 손에 잡을 것을 잡고 올라가니, 그나마 겁이 좀 덜했다. 그러나 수직벽 봉우리를 내려갈 때는 한 발자국을 옮기기조차 쉽지 않았다.

7.JPG

정말 중절모 같이 생긴 관음봉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황동호 사장은 이를 대비, 암벽 로프를 준비해와 한 사람씩 묶어 아래로 내려 보냈다. 올라가는 시간보다 내려가는 시간이 훨씬 오래 걸렸다. 마침 산사모 회원 중에 대학산악부 출신이 한 명 있어 더욱 능숙한 솜씨로 하산을 도왔다.

봉우리 하나를 내려올 때마다 아찔했지만 스릴을 만끽할 수 있었다. 아찔함과 스릴감, 전혀 상반되는 듯한 단어지만 똑 같은 상황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봉우리를 오르내리는 상황이 몇 번 반복되다보니 오히려 나중에는 조금 즐기는 분위기로 변했다. 대학산악부 출신인 산사모 회원은 “중국의 웬만한 산들은 한국의 산 분위기와 비슷한데, 관음산은 독특한 구조에 다양한 길을 만끽할 수 있어 매우 감동적인 산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다른 회원들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 처음엔 초조해 하더니 갈수록 시끌벅적해지며 즐기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봉우리 위에는 초원지대 온 듯 평원 펼쳐져


관음 7봉쯤에 이르러, 올라선 능선은 완전히 어느 초원지대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할 정도로 넓은 평원이 펼쳐졌다. 그 평원 위에는 마치 누군가 심은 듯 서양측백나무가 대형 군락을 이루고 있다.

감동이 절로 다가왔다. 짜릿한 스릴을 만끽하며 로프를 잡고 아슬아슬하게 올라선 능선 위로는 드넓은 평원에서 자라는 서양측백나무가 있고, 그 사이로 걷고 있노라면 냉온탕을 오가며 두 편의 영화를 동시에 보는 듯하게 했다. 산수화를 감상하다 정밀화에 빠지게 하는 기분이었다. 어떻게 이 뾰쪽한 능선 위에 이렇게 아름다운 초원이 펼쳐질 수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아줌마 회원들은 처음엔 조금 긴장하는 듯 하더니 이내 릿지조차 즐기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다들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코스여서 정말 마음에 든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황 사장은 한 마디 덧붙였다. “관음산에서는 사계절 내내 대추를 맛볼 수 있고, 가을이면 잘 익은 홍시를 등산하면서 맛볼 수 있습니다”고.

8.JPG

북한산의 칼바위 능선보다 훨씬 더 날카로운 능선길 위에서 산사모 회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정상 바위 위에 간혹 커다란 구멍 같은 홈들이 눈에 띄었다.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 흔적이 수천 년 된 것 같지는 않아 보여 일제시대 중국 저항군이 요새로 활용하면서 사용한 흔적이 아닌가 싶었다. 봉우리마다 한두 개씩은 보였다.

이젠 봉우리가 몇 개 남지 않았다. 마지막 봉우리가 직인 같이 오뚝하게 솟아있는 모습이 보인다. 릿지와 능선 초원을 거쳐 관음 11봉 막바지에 다다랐다. 릿지 코스와 우회 코스, 두 개가 있었지만 몇 사람 빼고는 전부 아슬아슬한 릿지코스를 선택해 올라갔다. 암벽 위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만큼 즐기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9.JPG

중국태산트레킹 황동호 사장이 회원들을 모두 밧줄을 내려보내고 자신은 밧줄을 수거하면서 내려오고 있다.

그 순간 갑자기 바위가 떨어지며 누군가 “악!”하고 외치는 외마디 소리가 들렸다. 일순 ‘누가 다쳤나’ 싶어 소리 나는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산사모 회원 중 한 명이 릿지로 내려오면서 미끄러졌는데, 다행히 가랭이 사이에 잘려진 나무밑동이 끼어 멈췄다. 하지만 가랑이 앞뒤를 잡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고통이었다. 만져줄 수도 없는 부위라 그냥 쳐다볼 뿐이었다.

마지막 관음 12봉이 눈앞에 있다. “올라갈 사람은 올라갔다 오고, 하산길은 그 앞에서 북동쪽으로 틀어서 갑니다”라고 황사장이 안내했다. 산사모의 아줌마 회원들은 “여기까지 왔는데, 올라갔다 와야지”하면서 농담을 주고받았다.

a-IMG_7566.JPG

중국 관음산 자락이 길게 펼쳐져 있다.

릿지가 두려운 사람은 이내 방향을 틀어 하산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하산길도 애초 올라온 길만큼 가파르다. 600m 남짓 되는 산에 모자 같은 능선 위로 올라서고 내려가려면 가파른 산사면은 피할 수 없었다.

관음 2봉에서 각 봉우리를 거쳐 12봉 바로 앞을 지나 다시 마을로 돌아왔다. 총 14.5㎞, 즉 15㎞가 채 안되는 거리지만 등산하면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만끽할 수 있는 관음산이었다. 가파른 산길로 치고 오른 뒤 모자 위에 형성된 초원 같은 능선을 걷고, 이어 짜릿한 릿지로 오르내리는 코스는 그리 길지는 않지만 등산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었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4 Comments

  1. 강인식

    11.18,2011 at 10:19 오전

    산사모라면 혹시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윗글이 맞다면 산엘가면 안되죠 산엘가는건 산을 사랑하는사람들이 할짓이 아니지 않습니까? 산엘가면 아름답고 아름다운산을 망가트리는행위인데 그냥 멀리서 쳐다만봐야 산을사랑한는게되지요 아니면 산사모라는 이름을 바꾸시던지   

  2. 박정원

    11.18,2011 at 10:40 오전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서 지켜봅니까? 항상 가까이 하고 싶습니까? 인식님 그 차이 아닐까요? 난 사랑하는 사람을 항상 곁에 두고 싶습니다.    

  3. 유머와 여행

    11.20,2011 at 6:17 오후

    정말 멋진 곳이군요.
    꼬옥 한번 오르고싶어요..   

  4. 쉴짬

    11.22,2011 at 9:26 오전

    이런 솔직한 표현을… 멋지네요.

    건강관리 잘 하시기를 바래요.

    난 사랑하는 사람을 항상 곁에 두고 싶습니다. ^ * ^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