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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경춘선 전철로 가는 산, 검봉~굴봉산… 조망 좋고 딱따구리 소리도 들려 - 마운틴
경춘선 전철로 가는 산, 검봉~굴봉산… 조망 좋고 딱따구리 소리도 들려


경춘선 전철역은 기존 경춘선 철로보다 많이 직선화됐으며, 철로와 마찬가지로 상당 노선이 북한강을 따라 간다. 강을 따라가다 보면 ‘산은 강을 넘지 않고 강도 산을 넘지 않는다’는 우리 전통의 산과 강의 개념인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다.


경춘선 주변의 산들은 대부분 북한강을 경계로 서로 마주보고 있다. 백두산에서 시작된 산줄기는 대간을 따라 남하하다가 여러 강을 만나 새로운 줄기를 낳는다. 한강에서도 마찬가지다. 백두대간은 한강을 만나 한북정맥과 한남정맥으로 갈라진다. 북한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산들은 대개 한북정맥과 한남정맥이나 한강기맥에서 가지를 치고 나온 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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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봉 등산로 맞은편 북한강을 끼고 말골마을로 가는 등산로. 은세계로 변한 계곡 옆으로

난 임도를 따라 걷고 있다.

한북정맥 화악지맥의 끝자락에 있는 부납산과 비스듬히 마주한 굴봉산(308.1m)~검봉(530.2m)은 백두대간에서 한강기맥으로 빠져나와 내린천과 내촌천을 사이에 두고 다시 춘천지맥으로 가지를 친다. 가리산~연엽산으로 연결된 춘천지맥은 검봉까지 흘러나오다 굴봉산에서 마지막 정기를 다한다. 바로 앞에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으로, ‘산자분수령’의 전통을 다하기 위해 스며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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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봉 바로 밑에 있는 전망대에서 삼악산․명지산․국망봉․화악산․삿갓봉․용화산 등의 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보인다.

검봉~굴봉산에서는 한강을 경계로 마주 보이는 산들이 동쪽으로 삼악산, 북쪽으로 계관산․북배산, 북서쪽으로 화악산․석룡산․명지산․국망봉 등의 봉우리들이 선명하다. 경춘선 전철 개통으로 이들 산으로의 등산이 더욱 용이해졌다. 어느 전철역에서나 등산이 가능하다. 검봉~굴봉산으로 가기 위해선 강촌역에서 내려도 되고 백양리․경강역에서도 가능하다. 일단 접근이 가장 쉬운 강촌역에서 검봉(산)을 오르기로 한다.


강촌역에서 검봉을 오르려면 강선사를 찾아야 한다. 강촌에서 가장 큰 플러스마트를 왼쪽에 두고 오르는 길이 검봉 출발지점이다. 플러스마트는 강촌에 사는 삼척동자도 알만한 크기의 마트다. 그것도 대로변에 있어 쉽게 눈에 띈다.

강선사까지 오르는 길은 시멘트 포장길이다. 강선사 조금 못 미쳐 왼쪽으로 등산로가 본격 시작된다. 삼거리에 ‘검봉산 등산로’라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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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한 가지 사이로 눈발이 흩날리는 검봉 등산로를 지나고 있다.

산은 전날 밤새 내린 눈으로 온통 ‘은세계’로 변해있다. 백설의 세상은 보기는 좋지만 걷기엔 영 불편하고 위험하다. 조심조심 올라갔다. 가지 위에 소복이 쌓인 눈들은 바람이 살짝 불 때마다 은색을 반짝거리며 스쳐 지나간다. 살랑살랑 이는 바람은 잔설들을 흩날리며 여기저기로 옮겨다닌다. 전형적인 겨울 장면들이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등산로는 계속 가파르다. 눈이 쌓여 더 힘이 든다. 쌓인 눈 때문에 등산로는 보이지 않지만 등산객들의 발자국은 몇 개 남아있다. 한국인들의 등산열정은 참으로 대단하다. 이렇게 눈 쌓이고 눈 내리는 평일에도 등산하는 사람이 있다. 국민 최고의 레저를 넘어 등산에 관한한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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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사를 지나자마자 가파른 등산로는 계속 된다.

이젠 강선봉이다. 강선사가 있는 봉우리라고 해서 강선봉이란 이름이 붙었다 한다. 등산로와 주변 풍광 외에는 보이는 게 없다. 등산지도 상에는 구멍바위가 있다고 하지만 눈 덮인 등산로와 주변은 전부 하얗게 보일 뿐이다. 강선봉 정상에서는 사방이 확 트였다. 잠시 사방을 살펴보지만 전부 은색으로 보일 뿐이다. 이렇게 하나의 색으로 통일되는 것도 연간 며칠 되지 않으리라.


검봉으로 향했다. 검봉은 산의 형상이 ‘칼을 세워둔 모양과 같다’고 해서 칼봉 또는 검봉이라고 불렀다고 전한다. 어떤 지도엔 그냥 검봉이라는 표기하고, 또 다른 곳엔 검봉산이라고 적고 있다. 등산로 이정표에는 전부 검봉산으로 돼 있다. 국립 지리정보원에서는 ‘검봉’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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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객 발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소복이 쌓인 눈길 위로 상념에 잠긴 듯 걷고 있다.

강선봉에서 검봉 가는 길은 큰 능선을 따라 나아가야 한다. 왼쪽 경사면으로 계속 내려가면 자칫 둘러갈 수 있다. 오른쪽 능선으로 가야 검봉으로 간다. 강선봉까지는 등산객 발자국이 제법 보이더니만 이제부터는 발자국은 없고 눈 위에 발자국을 남기고 가는 처지가 됐다. 조금 이상하다 싶더니만 아니나 다를까 주봉 능선이 아니고 칡국수집으로 하산하는 왼쪽 경사면으로 접어든 것이다. 강선봉에서 왼쪽 경사면으로 조금 내려오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주능선으로 가야 하는 것을 잠시 놓친 것이다. 이른바 흔히 말하는 ‘알바’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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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세계로 변한 계곡 옆으로 난 임도를 따라 걷고 있다.

다시 500여m 올라가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제 본격 주능선으로 접어들었다. 송전탑을 지나 삼거리가 나왔다. ←검봉산 정상 0.7㎞, 때골 칡국수집 1㎞ ↓, 강선봉 1.35㎞→ 표지판이 나왔다. 물론 당연히 검봉산 정상으로다.

불과 700m밖에 안 되는 검봉 정상이 왜 그리도 힘든지. 눈길이라 더 그렇다. 정상에 발을 옮기니 눈 덮인 삼각점과 정상 비석이 반긴다. 이정표는 ‘봉화산 4.7㎞․문배마을 1.95㎞→, 강선봉 2.05㎞ ↓’라고 가리키고 있다. 육계봉을 거쳐 굴봉산으로 가려면 잠시 문배마을 방향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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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봉 정상에서 북한강을 내려다보며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100m쯤 내려서니 앞이 확 트인 전망대가 기다리고 있다. ‘검봉 국민의 숲’안내판도 있다. 춘천시 남면 백양리 50㏊를 산림욕과 자연학습장으로 2012년까지 조성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확 트인 조망은 전방으로 명지산․국망봉․화악산․삿갓봉․용화산․삼악산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500m쯤 지나 이제 제대로 된 사거리가 나왔다. ← 문배마을 1.9㎞, 육계봉 1.3㎞․굴봉산 4.9㎞․엘리시안 강촌 2.9㎞ ↑, 국민의 숲 입구 1.33㎞→ 이정표가 있다. 이곳에서 새로 생긴 경춘선 백양리역으로 가려면 엘리시안 강촌뱡향으로 바로 하산해야 한다. 강촌역 출발지점에서 지금까지 약 4.5㎞, 엘리시안 강촌까지 약 3.5㎞, 도합 8㎞정도 되는 거리다. 엘리시안 강촌에 가면 강촌CC 바로 앞에 경춘선 전철 백양리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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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봉 정상에도 눈이 소복이 쌓여 있다.

그러나 굴봉산으로 계속 직진이다. 눈 덮인 거리는 이제 등산객 발자국조차 찾을 수 없을 정도다. 걷기만 하면 무조건 내 발자국이 눈 위에 남는다. 기분은 그럴싸하게 좋지만 시간이 문제다. 겨울이면 해가 빨리 떨어져 조급한 마음이 생겼다.

육계봉까지 그대로 내달렸다. 세상은 은세계로 변해 전부 하얗게 보인다. 등산로 구분도 잘 안됐지만 가는 곳마다 딱따구리 나무 쪼는 소리는 뚜렷하게 들렸다. 옛날엔 반갑고 희귀한 소리였지만 요즘은 개체수가 크게 늘어 그런지, 웬만한 산에서 예사로 볼 수도 들을 수도 있는 정도가 된 것 같다. 이날만 해도 10여 차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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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봉산 가기 전에 필히 만나는 강촌 스키장. 조금 더 지나면 강촌CC로 연결된다.

육계봉에 도착한 듯 했지만 정상 비석도 위치를 파악할 만한 지형물도 없어 어디가 어딘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대충 능선 봉우리로 봐서 육계봉인 듯했다. 단지 굴봉산 3.9㎞란 이정표만 달랑 하나 서 있다.

동(오른)쪽 경사면에는 슬로프에 스키 타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그래도 사람이 보이니 다행이다 싶었다. 눈 내리는 날은 스키어들에겐 즐거운 날이겠다. 석양은 노을을 물들이며 산을 넘어갈 채비를 다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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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에 사람 발자국은 없고 이상한 쇠줄 자국만 길게 뻗어 있다.

강촌스키장은 등산로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스키장 철망펜스 뒤로 등산로가 계속 연결됐다. 이젠 외길이다. 스키 리프트를 타고 내려가지 않는 한 돌아갈 수도 없는 처지다.

내친 김에 굴봉산까지 직행이다. 굴봉산은 도치골 동북쪽에 있는 굴이 많은 산이라 해서 굴봉산이라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눈은 주변의 모든 자연지형물을 하얗게 뒤덮어 길인지 굴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다. 등산로도 제대로 못 찾고 있는 상황에 동굴을 찾기란 더더욱 언감생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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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복이 쌓인 눈으로 등산로가 흔적이 없이 사라졌다.

겨우 길을 찾아 찾아 굴봉산 정상인 듯한 봉우리에 섰다. 이정표나 정상을 알리는 비석은 없고 바로 앞에 강촌CC골프장만 보인다. 강촌CC골프장으로 인해 능선은 잘려나가고 등산로 비슷한 길은 급속히 낭떠러지로 변해 있다.

굴봉산에서 육계봉~검봉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는 아직 제대로 형성이 된 상태가 아니며, 반드시 골프장을 거치거나 주변 험로를 거쳐 굴봉산 정상을 지나야 제대로 된 등산로로 거칠 수 있었다. 강촌CC 내부에서는 등산객들과 자주 마주치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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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봉산 능선 위로도 노을을 남기고 해가 넘어가고 있다.

등산객은 차라리 백양리역에서 내리면 아예 강촌콘도로 들어가 검봉을 거쳐 강촌역으로(그 역도 마찬가지) 하산하면 하루 코스의 등산을 즐길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강촌역에서 출발해서 검봉 500m쯤 지나 사거리에서 강촌엘리시안으로 하산해도 백양리역 이용이 가능하다. 강선봉~검봉~육계봉까지는 무난하게 갈 수 있지만 이후 강촌스키장을 거쳐 굴봉산까지의 종주는 아마추어 등산객에겐 다소 무리일 수 있다. 이날 종주는 눈길과 눈발 속에서 총 12㎞를 걷는 강행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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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내린 눈은 산을 온통 설원의 세계로 만들었다.

탐방 가이드

경춘선 전철 개통으로 강촌역과 백양리역, 경강역, 굴봉산역 어디서나 등산을 즐길 만한 산으로 수두룩하다. 기존 경춘선 철도에서 경강역이라 불렀던 역은 전철에서는 굴봉산역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되면 아마 굴봉산을 찾는 사람이 더욱 많아지고 등산로도 제대로 조성되리라 싶다.

강촌․백양리․굴봉산역에서는 따로 택시나 버스를 탈 필요도 없이 원점회귀 산행도 가능하고, 강촌역에서 강선봉~검봉~육계봉~굴봉산을 거쳐 굴봉산역에서 전철을 타고 서울로 돌아올 수 있다. 백양리역에서는 육계봉~검봉~강선봉으로 하산, 강촌역에서 전철을 탈 수 있다. 강촌역에서는 강선봉~검봉을 거쳐~봉화산으로 돌아 원점회귀 산행도 가능하다. 물론 소요시간은 본인의 체력이나 주행속도를 감안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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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이 얼핏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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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은 없고 쇠줄 흔적만 남아 있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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